저출산 여파 학령인구 갈수록 감소… 수도권 대학도 임계치 도달 ‘경고등’
4차 산업혁명 대비 AI 접목 인재 양성 · 수익 모델 창출 통해 위기 극복
‘체육의 메카’서 ‘미래주역 메카’로 재탄생… 앞으로 100년 청사진 마련
[용인신문] 용인대학교는 대한민국과 용인의 명성을 세계에 알리는 데 크게 공헌을 하고 있다. 세계인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태권도의 메카이며, 전 세계에서 단일 대학으로서는 올림픽 등 세계적 대회에서 가장 많은 메달을 획득했다. 문화재 보존 처리 분야의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특화된 학과를 비롯해 국악과, 연극과 등 문화예술 분야에도 뛰어난 인재를 배출하는 인재의 요람이다.
용인대학교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한진수 총장.
한 총장은 올해 개교 70주년을 맞아 100년 앞을 내다보는 비전 선포식 준비에 눈코뜰 새 없다. 한 총장은 용인대학교 CEO를 자처하며 오늘날 저출산, 등록금 동결 등으로 대학이 처한 위기 상황을 타파하고 양질의 교육 목표를 이루기 위해 다양한 수익 모델 창출 및 미래 교육 구상으로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취임 1주년을 맞는 한 총장은 1년 동안 지자체와 긴밀한 협조를 끌어내며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10년, 50년, 100년 뒤에도 대학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초를 닦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지난 취임 1년 동안 이같은 기초를 닦는 작업에 신경을 많이 써왔고, 그 일환으로 산학협력단의 프로젝트 등이 추진되고 있는 것입니다.” 70년 전, 유도대학으로 출발했고, 30년 전 종합대학으로 승격한 용인대학교. 총장으로서, CEO로서 야전사령관까지 불사하는 한 총장의 열정적인 모습에서 용인대학교의 도약과 비상을 기대할 수 있다. 오는 6월 비전 선포식을 앞둔 한진수 총장을 만나 향후 대학 운영 방향과 학교 비전 등에 대해 들어봤다.
Q 어려운 상황에 총장에 취임하셨다. 취임 1주년 소회부터 한말씀 부탁드린다.
A 지난해 취임사에서도 말했지만 요즘 우리나라 전체 사립대학교가 위기에 처해있고, 특히 지방에 있는 대학들은 존폐 위기라고 할 정도로 커다란 위기에 처해있다. 지난 15년 동안 대학 등록금이 완전히 동결돼 있고, 학령 인구는 저출산으로 인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같은 추세라면 우리나라 대학의 50~60%는 15년 이내에 없어진다고 본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사립대학들이 등록금 의존율이 70% 전후다. 10년 넘게 동결되다보니 이제 수도권 대학들도 임계치에 도달했다. 잘못하면 사립대들이 교수나 직원들 월급도 제때 못주는 상황이 올 정도로 위기에 처해있는게 오늘날 대학들의 실정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제가 총장으로 오다보니 사실은 굉장히 어깨가 무겁다. 이 위기를 어떻게 탈출해서 앞으로 10년, 50년, 100년 지속 발전해 나가는 용인대를 만들까 고민이 크다.
Q 위기 타계책에 대한 구상은.
A 지난 1년간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등록금이 동결된 상황에서는 수익구조 전환이 굉장히 힘든 상황이다. 용인대학교가 현재 무도, 체육, 문화예술로 특화 돼 있고, 수도권에 위치해 있어 다른 대학에 비해 비교적 무난하게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미래에 대한 대비책을 준비해야 한다. 두 가치 측면으로 준비하고 있다. 첫째는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학교의 학과 전공 커리큘럼 등을 AI와 접목해 인재를 키울 것을 구상 중이다. 둘째는 수익 모델 창출이다. 현재 산학협력단이 중추적으로 성과를 내고 있으며 향후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계속 수행해 나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 외국인 학생 유치나 동문 기부금 수익도 있지만, 지자체 보조금 수익 사업 등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Q 용인대학교가 체육으로 굉장히 명성이 있고, 메달리스트도 많고 국가적으로는 굉장히 중요한 대학이다. 체육과 관련된 변화나 비전이 따로 있는가.
A 전세계에서 단일 대학으로 올림픽이나 세계적 대회에서 메달을 가장 많이 딴 대학이 용인대학교다. 용인대학교 자체가 대한민국과 용인, 경기도를 홍보하는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문제는 메달리스트를 양성하고 훈련시키고 투자하는 데 한계점에 도달했다. 정부나 지자체가 지원해야할 일이다. 비인기종목 같은 경우 보조해주는 곳이 전혀 없고, 전부 학교에서 투자를 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매우 힘들다. 사립대학 예산이 점점 줄고 있는 상황에서 비인기종목을 계속 육성을 해나가야 할 필요가 있는가에 대한 아주 커다란 정책적 위기에 봉착해 있다.
Q 비인기종목이 사라질 위기에 처한 것은 매우 심각한 상황으로 보인다. 반드시 타개책이 필요해 보인다.
A 한국체대가 100% 국비로 메달리스트를 양성하는 것과는 달리 용인대학교는 국가에서 지원하는 게 전혀 없다. 사실 우리 학교가 한국체대보다도 메달리스트가 더 많다. 정부나 지자체의 특별한 지원이 없으면 할 수 없이 비인기 종목이라든가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종목은 더 이상 사립대학교에서는 육성할 상황이 못된다. 이런 문제가 있다.
Q 용인대학교는 대한민국의 자랑이자 용인의 자랑이 아닌가. 자치단체에서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용인대 메달 획득 등에 대한 적극적 홍보가 필요해 보인다.
A 앞으로 자자체나 체육회, 경기도 등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용인대학교에 필요한 부분을 설득하려고 한다. 용인대 학생들이 용인뿐만 아니라 경기도 대표로 전국체전에 나가 우승하는 데 굉장히 큰 기여를 한다. 경기도체육회에서 선수들 체전 참여를 위한 직접비 정도를 지원하고 있지만 학교가 선수를 육성할 수 있게 하는 지원하는 구조가 아니다.
Q 용인대학교의 빼어난 능력과 우수한 콘텐츠를 부각시키는 게 중요해 보인다. 용인과 경기도의 위상을 높이는 일에 용인대학교를 적극 부각시킬 필요성이 있다고 보여진다.
A 지난번 경기도체육대회가 용인에서 열렸을 때 용인대 태권도 시범단이 오프닝 세러머니 때 시범하고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용인대 태권도 시범단은 전국적인 규모다. 경기도나 용인시가 육성하고 키워줄 필요가 있다고 보여지는 게 사실이다.
Q 과거에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이 용인대학교를 방문했을 때 태권도 시범하는 것을 본적이 있다. 정말 놀랐다. 이건 정말 우리나라 국보급이다고 생각한다.
A 요즘은 태권도 시범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텔링을 입혀 하나의 연극이나 뮤지컬처럼 많이 발전이 돼 있다.
Q 용인대학교는 태권도나 체육 외에도 한국의 문화재 보존 측면에서도 기여하는 바가 크다고 본다. 태권도, 체육, 문화재 보존 등 이런것만으로도 용인대학교는 일류가 아닌가 싶다.
A 용인대학교에 우리나라에서 알려진 과들이 여럿 있다. 용인시가 용인대학교와 협력을 한다면 용인시가 나름대로 굉장히 특색 있는 자치단체가 될 것이라고 보여진다. 용인대학교는 용인의 큰 행사나 축제 같은 데 협력을 해 나갈 수 있다. 또 용인대와 한국민속촌, 에버랜드 등과 잘 연합하면 축제나 예술행사, 아니면 관광코스 등이 얼마든지 추진 가능하다고 여겨진다. 향후 용인대, 민속촌, 에버랜드 등 용인의 대표적 관광 코스를 삼각축으로 해서 용인시의 대표적인 관광코스로 만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보여진다. 용인대학교내 코스에서는 그게 태권도 시범일 수도 있고 국악일 수도 있고 여러 가지 프로그램이 있다. 이처럼 우리 문화도 알리고 수익 사업에도 도움이 되는 사업들을 계획하고 있다.
Q 용인대학교가 용인의 관광산업의 한 축이 된다면 대단할 것 같다. 창의적이고 신선한 구상으로 보인다. 그밖에 사업 구상이 있는가.
A 산학렵력단, 평생교육원, 국제교육원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구상 및 추진하고 있다. 특히 용인대학교가 운동선수용 기숙사만 있었으나 200억여 원의 예산을 투입해 일반 기숙사를 2년여 뒤에 완공시키게 된다. 미국 등에 용인대 출신이 태권도장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방학 중에 태권도 섬머캠프 운영을 한다면 외국에서 태권도를 배우는 학생들이 용인대학교에 와서 태권도를 배울 수 있다. 수익 사업 모델을 창출하기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태권도장은 전 세계에 다 있으며 미국에 제일 많다. 한 도장에 수백명씩 있다. 사립대 기숙사가 방학 때 비어있는 시기를 활용하려고 이같은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Q 총장이 경영자 같다. 획기적이고 야심찬 사업을 많이 추진하는 것 같다
A 오늘날 대학교 총장은 폼 잡고 있는 자리가 아니라 대학 경영자다. 지속적으로 프로젝트를 추진해서 학교 경영을 해나가야 한다. 수익 사업에 가장 매진하는 쪽으로 지금 포커스를 맞춰서 일하고 있다. 그냥 가만히 있으면 고사하게 돼 있는 구조다.
Q 대학 등록금 동결 때문인가.
A 우리나라 등록금이 미국의 1/8~1/10정도의 수준이다. 15년전부터 대략 5천불 정도를 유지하지만 미국은 5만불~10만불 정도된다. 차라리 유럽처럼 모든 대학교 등록금을 국비로 하든가 방법이 있어야 하는 데 그런것도 아니고 미국처럼 자본주의 체제 하에서 경쟁을 시키는 것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라서 사립대학교들이 힘이 든다. 정치인들이 대학 등록금을 자유화 해주지 않는 한 살아날 길이 없다. 용인시가 합심해서 용인의 대학들이 진짜 망해서 없어지지 않고 제대로 생존할 수 있도록 같이 협조해나갔으면 한다.
Q 위기를 실감하고 있나.
A 15년 전에 대학교수 월급이 요즘 교수 월급보다 많았다. 교수들 월급을 못 올리는 상황에서 과거에는 교수가 되고 싶어했지만 요즘은 거꾸로 대학에서 교수 해달라고 오라고 하는 상황이 됐다. 이게 무슨 문제냐면 미래가 없다는 거다. 대학이 우수한 교수가 우수한 인재를 키워내는 데에 차질이 생기게 된다는 이야기다. 또한 시설투자도 제대로 못하게 된다. 인재로 먹고사는 대한민국이 100년 대계가 아니라 10년 내에 커다란 위기가 올 수도 있다. 결국 대한민국에 커다란 마이너스가 된다고 본다.
Q 재정을 지원할 다른 방법은 없는 건가.
A 등록금이 동결된 상태에서 정부가 다른 방법으로 도와줘야 하는데, 중고등학교 예산 70조 중에 3조원을 대학교 지원금으로 돌리려고 했다가 반대가 극심했다. 법도 바뀌어야 되고 그게 쉽지 않은 것 같다.
Q 아까 산업혁명에 대비해 커리큘럼도 바꿔야 한다고 말슴하셨는데 구체적으로 그건 무슨 의미인가.
A 용인대학교에 공대가 없기 때문에 하드웨어까지는 아니어도, 소프트웨어 위주로 우리학교가 AI쪽으로 신경을 쓴다면 선도적인 대학이 될 수 있다. 앞으로는 유도, 태권도가 AI가 접목돼야 한다. 선수가 서로 만나지 않은 상태에서 나는 이렇게 하겠다 찍어서 보내면 그걸 평가할 수 있는 시대다. 축구 경기에서도 AI가 판단했다. 유도, 태권도 심판이나 평가 등에 AI가 개입돼야 할 상황이다. AI를 활용해서 교육에 사용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일이다. 커리큘럼 등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자꾸 바꾸도록 지원하고 있다. 지금 학생들이 사회에 나갈 때 AI랑 접목이 안되면 태권도장 차리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산학협력단에서도 공대가 없어서 애로사항이 있지만 소프트웨어 위주로 이런 프로젝트를 따는 쪽에 신경을 쓰고 있다. 앞으로 모든 대학이나 산업이 4차 산업혁명 AI를 활용법을 몰라서는 안된다고 본다.
Q 올해가 70주년인데 행사는 어떻게 준비중인가.
A 부총장을 준비단장으로 한 70주년 준비단이 있다. 개교 기념과 관련된 행사나 기념식이 중요한 게 아니다. 여러 행사를 할텐데 그 중 6월 15일을 전후한 70주년 비전 선포식이 매우 중요하다. 100년을 향해 앞으로 30년동안 용인대학교가 특화시킬 부분이나 전공 관련 구상, 커리큘럼 등에 대한 종합적인 계획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70주년을 기준으로 해서 학생 교육을 바꾸고 AI에 대비하는 등 교육 비전이 중요하다. 용인대학교가 종합대학교가 된 지 30년이 되는데 지난 30주년을 도약 1주기라고 생각하면, 100년을 내다보는 앞으로 30년은 도약 2기다. 비전 선포식을 하면서 앞으로 2기, 30년을 어떤 식으로 큰 그림을 그려나갈 것인가 하는 선포식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할거다.
Q 끝으로 한말씀 하신다면.
A 수도권 대학에 대한 역차별이 많다. 인구 분산 정책 때문에 대학 정원을 늘려주지 않는다. 지방대학교를 육성한다는 취지 아래 수도권은 오히려 규제가 많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 용인대학교가 교직원들과 함께 앞으로 30년, 2기 비전을 향해 열심히 항해를 하겠다. 많은 도움을 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