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 대표
음식이 아니라 정성을 파는 식당
요리재료 직접 경작 건강 먹거리
유황오리·옻닭·한방 닭백숙 등
전국에서 알아주는 ‘맛집’ 유명세
남편 운영 중식당 ‘메이홍’ 버팀목
[용인신문] “정직하고 성실하기만 하면 그게 전부인 줄 알았어요. 오래전 실제 그런 시절이 있었지요. 지금은 정직과 성실을 바탕에 두고 바른 먹거리를 공부해야 할 때라고 생각해요. 어떤 제품이든 ‘한때’가 있다는 제품 수명주기이론도 공부했어요. 고객이 감동할 정도로 친절한 것은 물론 고객들의 소비 패턴에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고 모자라는 부분은 벤치마킹을 통해서라도 채우려 노력합니다.”
결혼 초 서울서 한약건재상을 운영하며 거창하진 않았지만 나름 행복하게 생활했다. 하지만 그 작은 행복을 시기하는 사람이 있었는지 사기를 당했고, 머리를 식힐 겸 이곳 한터까지 드라이브를 왔다. 가을비에 젖은 단풍이 너무 멋있었고, 나이는 30대지만 마음은 소녀 감성이던 조 대표는 이런데 별장을 마련하고 노래 듣고 시 쓰며 지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한 초가식당에서 시골 낭만을 느끼며 닭백숙을 먹는데 식당 주인이 이 집을 내놨다며 식당 할 생각 없냐고 물어왔다. 식당? 한순간 내가 식당 관련해 할 줄 아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다른 쪽 감성이 계약을 성사시켰다. 그때가 1995년이다.
유황오리, 한방 닭백숙 등 한약건재상 때의 기억을 살렸다. 요리는 처음이라 조금 걸리긴 했지만 한약재료의 적절한 배합은 손님들 입맛을 사로잡아 입에서 입으로 퍼져나갔다.
특히 인근에 당시 아시아나 골프장이 있었고 골프장을 찾은 손님들의 입소문도 한 몫 단단히 했다. 한터 시골농장가든의 유황오리와 옻닭, 한방 닭백숙은 전국에서 알아주는 맛집이 됐다.
맛도 중요하지만 골프장 손님들이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주면 더 좋아한다는 것을 알았던 조 대표의 영업 전략도 크게 기여했다.
조 대표는 손님들이 떠날 때면 일일이 차 뒤를 봐주며 운전을 도왔고 특유의 미소와 친절로 그 손님들이 꼭 다시 와야겠다는 마음을 가지도록 깊은 인상을 심었다. 결국 손님들은 조 대표를 잊지 못했고 건강한 맛과 감칠맛 등 음식과 가족 같은 분위기를 기억해 다시 이곳을 찾았다.
어느덧 손님들은 늘었고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였다. 손님들마다 호의적이었고 곧 전국의 명소로 떠올랐다. 조 대표는 버겁긴 했지만 한 번도 힘들다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처음과 같은 미소와 친절을 유지했다.
“약국에서 일할 때 틈틈이 서비스 관련 책을 많이 읽었다. 환자의 심리도 나름대로 연구했고 삼성 관련 책이나 신문 잡지 등 서비스 관련된 내용은 가리지 않고 모두 읽으려 노력했다.”
조 대표의 타고난 붙임성과 일에 대한 꾸준한 노력은 한터 시골농장가든을 운영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그렇게 추억과 즐거움이 쌓이던 중, 갑자기 식당을 옮길 일이 생겼다. 당시 IMF로 어려운 시기였는데 오로지 식당 일만 알았던 그에게는 청천벽력이었다. 애만 태우고 있는데 평소 그를 아끼던 동네 어른들이 땅도 소개해주고 돈도 빌려주며 용기를 줘 오늘날의 자리로 옮기게 됐다. 어쩌면 청천벽력이 오히려 좋은 기회가 됐던 것 같다.
기존 식당에서 점심 장사까지 마친 뒤 새집으로 이사 왔고 바로 저녁 장사를 시작했는데 새집에서 올린 매출이 평소의 하루 매출이었다. 집이 커진 이유도 있었지만 변하지 않는 조 대표와 손님들 간의 끈끈한 유대가 더 크게 작동한 것 때문이다. 매일 복날 같았다. 복날 올리던 매출이 연일 계속된 것이다.
어느새 중소기업 저리 가라 할 만큼 기업형 식당으로 자리하게 됐다. 새로운 집으로 옮기면서 옻닭 대신 유황오리가 주메뉴가 됐고 웰빙과 흙집 등의 트렌드가 박자를 맞추며 유황오리백숙과 구이가 사랑받았다.
백숙에는 조미료가 단 한 방울도 안 들어간다. 구이도 소금과 후추만 들어갈 뿐이다. 그런데도 맛은 일품이다.
“정체돼 있으면 안돼요. 고객은 늘 변화하고 있는데 머물면 고객이 떠나게 되지요.”
조 대표는 손님상을 돌며 맛에 대한 평가나 고객의 소리를 직접 들었다.
점점 가족들이 외식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 음식의 다양화가 필요했다. 가족은 할아버지, 할머니, 엄마, 아빠, 아이들 등 다양한 입맛이 있다.
지난 2016년 ‘메이홍’이란 이름으로 중식당을 열고 남편이 운영하고 있다. 남편은 묵묵히 뒤에서 도움을 주는 기둥이다. 어려울 때마다 말없이 미소 지으며 든든한 기둥이 돼 줬다.
지금은 함께하는 시간이 행복하다. 조언을 받아들여 경영학도, 사회복지학도 공부했고 교육학 석사과정도 마쳤다. e비지니스마케팅을 공부했고 SNS, 블로그도 운영한다.
메뉴도 늘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쪽갈비는 한터 시골농장가든의 주메뉴로 자리했다.
밭을 마련하고 모든 야채를 직접 키워서 사용한다. ‘바른 먹거리’를 위해서다. 이제 건강한 밥상을 목표로 세우고 그 실천을 위해 더 부지런히 뛰고 있다.
조 대표는 “아쉬운 점은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들에게 관심이 덜했던 것이 내 마음을 아프게 해요. 하지만 아이들은 엄마를 닮고 싶다고 해요. 엄마가 목표를 세우고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이 좋았다고 해요. 잘 커준 아이들에게 감사해요”라고 말했다.
새롭게 주메뉴로 사랑받는 수제쪽갈비
처음부터 주메뉴로 사랑받는 한방능이오리백숙
직접 쑨 메주를 말리고 있다
중식당 '메이홍' 전경
한터시골농장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