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설 차례상에 올리는 음식은 만든이의 정성이 함께 한다. 대체로 지역에서 귀하게 여기는 식재료들이 요리에 이용되는데 문제는 사라지는 식재료가 점점 늘어가고 있다는 것. 이번주 소개할 『사라져 가는 음식들』은 식재의 기원과 각 문화권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들, 그리고 식재료의 배경에 있는 사회, 문화, 정치적인 면까지 면밀히 살피고 있다. 필자는 열 개의 카테고리에서 34개의 식재료를 소개하며 변화하는 기후와 관계성을 규명하기도 한다.
책에서 지적하고 있는 식재료의 문제는 획일화되고 있다는 것. “온 세계가 사서 먹는 것”일수록 그 정도가 심하다. 사라지고 있는 식품들에는 특별한 역사가 있고, 문화가 저장되어 있으니 비극이 아닐 수 없다. 다양성이 배제된 식품들은 언제 어느 때 일어날 종말에 대비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필자는 2008년부터 주요 식량 자원인 밀과 쌀, 옥수수의 가격 폭등이 기록적인 기아를 파생시켰고, ‘아랍의 봄’에 위기 상황에 일조했으며 아프리카의 다수 국가의 분쟁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한다. 음식의 위기는 인간의 위기와 밀접하다는 말이다.
한국의 닭 오골계 소개도 흥미롭다. 공민왕에게 직언을 했다고 알려진 이달충의 시에 등장한 오골계는 허준의 《동의보감》에도 기록이 남아있으며, 조선시대에 이를 지키기 위한 노력들도 조사되어 있다. 서양인의 식재료 사랑이 세계 구석구석으로 확장되고 있으니 사라지는 음식의 문제는 전 지구적인 문제라는 인식도 반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