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용인시 수지구 동천동과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을 잇는 ‘고기교’ 확장을 둘러싼 지자체 간 불협화음이 결국 경기도 갈등 중재로 넘어갔다. 도는 고기교를 둘러싼 용인시와 성남시 간 반목을 갈등관리 1등급으로 지정했다.
앞서 국민권익위 조정에도 평행선을 그려온 ‘고기교 확장’ 입장차가 경기도의 중재로 해법을 찾게 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달 3일부터 20일까지 서면 회의 등을 통해 용인시-성남시간 갈등을 포함한 7가지 안건에 대한 갈등 관리 등급 심의 결과 ‘고기교 갈등’을 1등급으로 지정했다고 지난달 27일 밝혔다. 갈등관리 등급은 1~3등급으로 분류되며 갈등의 정도, 영향력, 중대성 등을 고려해 지정된다.
도와 시에 따르면 고기교는 길이 25m, 너비 8m로 용인시 수지구와 성남시 분당구를 잇는 연결도로다.
지난 2003년 용인시가 다리를 설치하면서 관리하고 있지만, 고기교의 토지 80%는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에 위치해 인허가권은 성남시에 있다.
이 때문에 용인시와 성남시는 지난해 3월부터 극심한 갈등을 겪어 왔다. 동천동 지역 개발사업이 이어지면서 인구유입 및 차량통행이 증가했고, 현 고기교는 통행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용인시는 주민들의 요구를 수용, 고기교를 폭 40m로 확장하는 사업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인허가권을 갖고 있는 성남시 측이 반대하면서 난관에 부딫혔다. 성남시 측은 수지구 신봉2지구 등 대단위 주택개발사업으로 인해 성남시 측 차량통행이 증가할 것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성남시는 ‘고기교 주변 교통체계를 개선하지 않고 고기교를 확장하기만 한다면 성남시에 차량 유입량만 늘 것’이란 입장을 고수해 왔다.
이에 따라 고기교는 현재 용인시에 위치한 부분만 5m 정도 확장된 기형적 모양을 띄고 있다. 또 지난해 2월 발주한 실시설계도 같은해 9월 중단된 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도로 개설을 둘러싼 용인시와 성남시 간 갈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5년 수지구 죽전동과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을 잇는 이른바 ‘7m도로’ 개설 당시에는 지자체는 물론, 주민들 간의 충돌로 부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고기교 논란 역시 민민갈등으로 확산 될 조짐이 보이자, 경기도가 적극 중재에 나선 것이다.
용인시와 성남시는 도의 협의체 구성 요구에 긍정적인 의사를 밝히면서 관련 의제를 조율 중이다.
도는 고기교 주변 교통체계 개선 등을 의제로 정한 뒤 이달 중숭께 협의체를 구성할 계획이다. 이후 실무협의회, 간담회 등을 통해 사안을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도 관계자는 “고기교 확장 건은 도내 갈등 사안 중 하나로, 갈등이 더 커지지 않도록 가장 집중적으로 관리해야 할 사안”이라며 “용인시와 성남시 역시 갈등을 풀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도와 함께 논의 중이다. 객관적인 기준을 찾아 해결 방안을 내놓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용인시가 추진중인 고기교 및 인근 도로확장 계획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