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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국가흥망 필부유책이라는데…

 

[용인신문] 논어 자장편 19-5문장을 풀어 쓰면 ‘날마다 알지 못한 것을 공부하고, 달마다 공부한 것을 잊지 않는다면 가히 공부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정도로 말할 수 있다.

 

7세부터 논어를 읽기 시작해 9세에 이르러 공부의 즐거움을 알았다는 청나라 초기 삼대학자 중 한 사람이라 불리는 고염무. 그는 어려서부터 논어를 읽으면서 마음에 와닿는 구절은 별지에 수기해 두었다가 약관의 나이를 지나 별지수기문장을 읽던 중 위의 문장 자하의 말에서 크게 깨달은 바를 얻어 ‘매일 아는 것을 기록하노라’ 라는 의미의 ‘일지록’을 썼다고 전한다.

 

그런데 그중 하나가 망국과 망천하도 이에 속한다. 이를 요즘 말로 풀어쓴다면 망국은 왕조가 말하는 것이고, 망천하는 도덕이 무너지는 것이다. 여기서 나온 말이 국가흥망 필부유책이라는 말이다.

 

물론 원문에는 보천하자 필부천여유책이라 기록됐지만. 이쯤에 주목해야 할 대목은 망천하의 단초가 된다는 ‘도덕’이라는 두글자다. 별 효용도 없을 것 같은 그야말로 도덕 나부랭이가 망천하의 단초가 됨을 옛사람은 무슨 배짱으로 말했던 걸까.

 

고래로 치인을 하고 치자가 되고자하는 자의 필수 제일 덕목은 도덕이다. 도덕은 의혹 없음에서 출발한다. 우선 그 자신을 비롯해 가족과 측근에 이르기까지 한 점 의혹이 없어야 한다. 도덕은 법의 잣대로 재어지지 않는 훨씬 더 크고 높고 깊은 사유다.

 

본래 도덕의 도道라는 글자의 고대어 그림글자를 풀어쓴다면 사방이 훤히 뚫린 사거리 한가운데 머리큰? 사람 곧, 지도자가 서 있어 그 머리 큰 지도자가 사방이 탁트인 사거리에서 가장 안정적이고 바른길이 어느 쪽인지 알아 백성을 인도함을 말한다.

 

이때 머리 큰 그 사람은 무흠한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의혹이 요만큼이라도 있다면 그건 곤란을 넘어 위험한 거다. 요즘은 왕조시대도 아니고 삼강오륜이 지엄한 강상의 시대는 더더욱 아니다. 국민이 나라의 대통령을 선출하는 자유민주주권을 충분히 행사하는 국민투표에 의한 선출시대다. 잘났건 못났건 국민이 선택하면 그건 빼도 박도 못한다. 그렇게 선출된 헌법이 부여한 정권의 기간은 장장 5년이다. 그 5년 동안 모든 국민이 밥 배 불리 먹고 등 따습게 격양가를 부르며 살지, 아니면 저들만 잘 먹고 잘살지 국민은 아얏 소리 한번 못하고 지켜볼 뿐이다. 국민이 선택했는데 그걸 어쩌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