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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이헌서재
영원한 사랑에 종말이 있다면

 

 

[용인신문] 사랑을 잃은 사람은 혹은 사랑을 받지 못한 사람은 어떻게 될까? 사랑이라는 이름은 신의 제단에서, 연인들의 눈빛에서, 부모가 차려주는 밥상에서 발견해야 할 텐데, 만약 사랑이 있어야 할 자리에 굴욕이 있다면 어떻게 될까?

 

이야기는 어느 날 사라진 엄마를 찾는 지민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등장인물의 복잡한 관계망 속에 독자를 가둬버린다. 지민은 혈액암에 걸린 엄마를 수영장에서 찾는다. 엄마는 자신의 병을 수영장에서 고칠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작품의 또 다른 인물 조주경은 모든 갈등의 중심에 있다. 수영장을 찾는 이들은 친절하고 잘생긴 강사 조주경을 선망하게 되고 은근히 그를 위해 충성할 방법을 찾았다. 친절한 조주경. 그의 친절함은 여성들에게 어떤 행동을 하도록 유도했다. 그의 배후는......조주경의 결핍이 수영장을 지키는 여성들의 결핍과 만나 지독한 긴장을 만드는 소설이다. 사건을 쫓는 지민의 속내도 복잡하다. 증오의 대상이어야 할 사람을 사랑하게 되고, 사랑해야 될 사람은 오해를 한다. 누가 나쁘고 좋고를 떠나 그저 사랑받고 싶었지만 소외당했던 이들의 상처가 지민의 시선 속에서 드러난다. 모두 사랑에 미쳤다. 사랑하기 위해 죽을 수 있을까? 사랑을 위해 죽여줄 수 있을까?

 

『러브 몬스터』를 보며 소설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한다. 종교인의 일탈이 연일 뉴스의 한 편을 차지하고 있다. 어떤 이는 정치 왜곡에 닿아 있고 어떤 이는 기본권 침해와 연결되어 있다. 소설 속의 지광림과 조주경으로 보며 그리고 그들을 추종했던 여성들을 보며 사랑이라는 말의 씁쓸함에 대해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