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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공장과 돼지 아파트
용인특례시, ‘첨단 농업’의 중심에 서야

(사)국민화합 이사장/서울대 농학박사 윤재복

 

[용인신문] 지구온난화로 인한 가뭄과 폭우, 우박, 돌풍 등 자연재해는 이미 기후변화를 넘어 기후 위기 단계에 이르렀다. 이에 따른 농지감소와 생태계 교란 등은 전 세계적인 식량안보 전략에 큰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와 일본에 들이닥친 태풍 힌남노는 기후 위기의 단편적인 예로, 다수의 인명 피해는 물론 결실을 앞둔 농작물에 막대한 피해를 줌으로써 우리의 추석 밥상머리 물가 상승에 날개를 달게 했다. 선진국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기후 위기 대응 식량안보를 위해 다양한 형태의 농작물 재배법을 개발해 왔다. 자연환경의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인위적인 환경 조절을 통해 안정적인 농작물 생산을 목적으로 식물공장(수직농장)이라는 혁신적인 기술을 발전시켜 온 것이다.

 

식물공장(plant factory) 또는 수직농장(vertical farm)은 1960년대 유럽에서 유리온실 등의 시설재배가 대규모 공장식 농업에다 네덜란드식 수경재배 시스템과 미국에서 시작된 다단의 재배 배드에 발광다이오드(LED) 기술의 혁신적인 발전에 힘입어 현대식 ‘식물공장’으로 발전해 왔다. 식물공장(수직농장)은 농작물을 통제된 일정한 시설 내에서 빛과 온도, 습도는 물론 이산화탄소 농도 및 배양액(비료와 수분 등) 등의 환경 조건을 인공적으로 제어하여 계절이나 장소와 관계없이 그 작물이 생육하는데 필요한 최적의 환경 조건을 줌으로써 자동으로 연속 생산할 수 시스템을 통칭한다. 일반적인 노지나 하우스 재배와 비교해 생산량은 보통 4배~10배가 되고 병해충 문제는 거의 없으며, 무농약 인증으로 안정적인 먹거리 생산이 가능한 재배 기술이다.

 

2009년 삼성경제연구소는 ‘기후변화에 대응한 농업의 진화: 식물공장’이라는 보고서를 작성하여 미래 농업이 나아갈 방향을 모색했다. 또 농촌진흥청은 남극 세종과학기지에 컨테이너형 식물공장을 보냈는데, 이는 영하 40도 이하에서도 채소재배가 가능한 이동식이다. 최근 유럽과 미국의 식물공장은 그 규모를 극대화한 빌딩농장으로 발전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식물공장은 컨테이너형과 공장형 스마트팜으로 연구개발이 집중되고 있고, 다양한 기업과 스타트업의 진출이 활발하다.

 

한편, 중국에서는 돼지고기 수급 안정을 위해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컴퓨팅, 사물인터넷(IoT), 5G 등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양돈장의 첨단화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첨단 과학기술을 한자리에 모아 탄생시킨 것이 바로 중국 후베이성에 지어진 26층짜리 최첨단 양돈장, 돼지 아파트(일명 돼지 호텔)이다. 이 돼지 아파트는 ‘세계 최고층 양돈장’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첨단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설비를 갖추고 있는데, 온도와 습도 조절을 비롯해 사료 공급, 분뇨 배출 등이 자동으로 조절된다. 여기엔 스마트 공기 여과 시스템과 자동 소독 시스템을 탑재하였고 다양한 센서 및 빅데이터 시스템을 통해 각 층에 입주한 돼지의 건강 상태를 분석할 수 있게 하였다. 이 빌딩에서는 돼지의 번식과 사육 그리고 가공까지 일괄적인 체계화와 자동화를 추구하고 있으며, 연간 60만 마리 이상의 돼지를 사육하고 약 6만 톤의 돼지고기 생산을 할 수 있다.

 

최근 전국적으로 기술이 확대되고 있어 향후 중국인들에게 안정적인 돼지고기 생산 및 공급의 한 축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최첨단 돼지 아파트는 기존의 비위생적이며 냄새나는 양돈이 아니라 쾌적한 환경에서 과학적으로 안정적인 돼지고기 생산이 가능하며 ASF(아프리카 돼지 열병) 등 심각한 질병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어서 최근 젊은 청년들이 양돈산업에 뛰어들고 있다고 하니 그 장래는 더욱 밝다고 볼 수 있다.

 

이렇듯 식물공장과 돼지 호텔 등 최첨단 과학기술이 집약된 미래형 농장은 기후 위기를 극복하고 안정적인 먹거리의 연중 생산은 물론 환경 오염을 줄이고 탄소 중립에 이바지하게 될 것이다. 아울러 에너지 절감 및 재생에너지 사용 등으로 RE100 목표에 도달하는 최상의 미래 농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도 식물공장 및 빌딩농장 대한 적극적인 R&D 투자와 함께 창업 활성화 및 기업형 미래농장 건설 등으로 체계적인 미래 농업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전형적인 도농복합도시인 우리 용인특례시도 그 첨단 농업의 중심에 서게 되길 희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