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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이 만난사람

“모든 일에 ‘열정’…노풍당당(老風堂堂)”

만남 | 90세 일본어 강의봉사 김세경옹
의학 발전 위한 70년…일본어 강의로 또 다른 인생

   
 


용인시노인복지회관에서 일본어 중급 강의를 이어가고 있는 김세경 옹은 우리나라 의학계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어르신이다.

경성제국대학(현 서울대)을 졸업, 미국 유학, 6·25 당시 군의관, 고려의과대 비뇨기과 교수 등 등 한세기 우리의 역사와 함께 의학 발전에 전념해 온 김 옹은 86년 퇴임 후에도 의학계에서 자리에 상관없이 꾸준히 활동해 왔다.
현재 나이는 90세, 지금 그는 용인시노인복지회관에서 또 다른 제3의 인생을 개척해가고 있다.

외모에서 풍기는 단아함과 소박함 그리고 아직까지도 언듯언듯 엿보이는 정확함은 젊은이들로 하여금 긴장감을 놓을 수 없게 하는 묘한 느낌을 준다.

용인시노인복지회관에서 누구보다도 열정적인 일본어 중급 강의를 펼치고 있는 김 옹은 올해 90이란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열정이 가득하다.

“노풍당당”이란 신조어가 정말 잘 어울리는 김 옹은 대부분이 60세 이상 어르신들이 듣는 강의에서 젊은 강사들 못지않은 계획적이고 꼼꼼한 학습을 자랑하며 또 다른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김 옹은 “일본어 강의는 단지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나누는 시간”이라며 “배우는 사람이나 가르치는 사람이나 서로가 즐거운 시간을 만들려는 노력에서 정도 쌓고 인생도 배운다”고 전했다.

김 옹은 지난 2001년 서울 생활을 접고 용인으로 내려왔다. 그 후 인연이 된 노인복지회관은 이제 하루도 빠짐없이 들르는 곳이 됐다.

현재 거주하는 기흥구에서 복지회관까지 만만치 않은 거리를 매일 아침 9시 30분 버스를 타고 거르지 않고 다닌다. 또 정확히 복지회관의 일정을 마친 후 인 오후 3시 경이면 집으로 향하는 버스에 오른다.

김 옹은 “열심히 사는 것, 모든 일에 열정을 가지고 사는 것이 필요하다”며 “노력 없이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고 전했다.

김 옹은 의학계에서 수많은 업적을 남긴 어르신이지만 아직도 배움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복지회관에서 일본어 강의도 하지만 배우겠다는 의지로 영어 강의에는 학생으로 책을 펼친다.

김 옹은 “미국 유학을 통해 영어는 통역까지 가능한 실력을 갖고 있지만 강의를 듣는 것은 기억을 되살리고 또 옛 추억도 되새기는 나를 위한 시간”이라며 “할 수 있다는 열정을 가지면 못하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김 옹의 복지회관 생활은 그 누구보다도 꼼꼼하게 돌아간다. 아는 것을 서로 나누고 또 모르는 것은 배우는 시간이 김 옹의 젊음의 비결인 듯싶다.

김 옹은 “아무렇게나 살자는 생각은 무척이나 어리석은 것”이라며 “하고 싶은 것을 하려는 열정과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