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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이 만난사람

“거북이처럼… 그러나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박숙현의굿피플/| 가은MPC(주) 대표이사 이호선통일된 새끼 공장…‘자돈 생산 기지’ 연구농축산물 직판장 양지면에서 이달 착공

   
 
이호선 가은MPC(주) 대표이사(축산기업중앙회 경기도지회장·용인지부장)는 용인에 돼지고기 고유 브랜드인 성산한방포크를 개발해낸 장본인.
축산물 브랜드가 드물던 10여년 전 용인축산기업조합을 이끌고 있던 그는 대형마트와의 경쟁에서 조합원이 살아남는 길은 고품질 브랜드 개발이라는데 생각이 미쳤다.
남들보다 앞선 생각을 한 그는 인삼과 당귀 갈근 녹각 등 35가지 한약재를 배합한 사료로 면역성이 강화되고 질 좋고 맛좋은 돼지고기 개발에 뛰어들었고, 현재 경기도지사가 인증하는 G마크 획득을 비롯 해썹 인증을 받은 도축장에서 도축해 위생적이고 안전한 품질을 인정받은 우수 농축산물로 자리를 굳혔다.
“새로운 일을 시도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죠. 처음에는 생산자나 판매자 모두 믿지 못했죠. 업계에서는 기적이라고 해요. 정말 기적 같은 일이에요.”
다만 성산한방포크가 향토 브랜드이면서도 용인에서의 인지도가 100%에 이르지 못하는 점을 해결해야 할 과제로 삼고 있다. 그러나 결코 서두르지 않는다. 거북이 처럼 느리지만 꾸준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해 나가는 거북이 전법을 견지해 나갈 생각이다.
또한 그는 10년 전에 그랬듯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새로운 사고를 칠 생각에 들떠있다.
‘자돈 생산 기지’가 그것. 쉽게 이야기하자면 새끼 공장이다.

#자돈생산기지 농장 장만해 연구할 계획
그는 자돈 생산 기지를 갖추게 되면 일괄 생산 시스템으로 품질 향상과 농가소득은 물론 축산 농가들이 개인적인 여가 시간도 가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자돈 생산 기지란 통일된 새끼 돼지를 만들어 내는 곳을 따로 둬 이를 농장에서는 가져다 키우기만 해서 판매 하는 시스템이다.
이런 시스템을 도입하게 되면 생산 공장에서는 생산 공장대로 어미 돼지를 잘 관리해서 더욱 건강하고 품질이 우수한 고기를 생산하게 된다. 이는 이 대표가 개인적으로 농장을 장만해서 연구할 계획이다. 비용과 시간이 들어가기 때문에 사활을 걸고 일을 하는 농가들에게 시도 할 것을 권유하기 힘든 부분이기 때문이다.

#생산자와 판매자가 공동 출자한 가은MPC(주)
애초 성산한방포크는 판매자 브랜드였다. 그러다 생산자의 소외감을 덜어주고 영구 발전하는 브랜드를 위해 생산자와 판매자가 공동 출자한 농업회사법인 가은MPC(주)를 2년여 전에 설립하게 됐다.
“공동으로 회사를 만들게 되면 내 회사라는 소속감과 자부심이 생겨 더 열심히 생산 판매 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지요. 또한 생산자와 판매자 모두 안전한 생산 기반을 갖게 되고 둘 사이에 있는 불신의 악순환도 끊을 수 있게 되는 것이죠.”
회사는 가격 조절 기능을 갖는 등 중립적인 역할을 통해 서로 힘이 될 수 있도록 가교가 돼준다. 판매자와 생산자가 같이 살아갈 수 있는 공동체의 유통 구조라고 할 수 있다.

#거북이 전법 구사
그는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메이저급 브랜드와 경쟁하려면 소비자한테 직접 맛을 보여주면서 인식을 바꿔나가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 효과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봄꽃 축제, 용인마라톤대회 등 용인의 행사마다 참여해 계속적인 시식회를 통한 소비자와의 직접적인 만남의 결과다. “구전에 의한 입소문은 더디지만 성장 속도에 조바심을 내면 힘들기 때문에 이처럼 거북이 걸음으로 확고히 다지는 전략을 씁니다.”
이는 로컬 브랜드로서 내 고장에서 시장 개척 후에야 주변 시장을 늘려나가자는 전략과도 상통한다. 결코 서두르지 않는 전략. 현재 생산량의 60%정도를 용인에서 자체 소비 하고 나머지는 강릉 수원 등지에서 판매하는데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쓴다. 왜냐면 브랜드란 올라가기는 힘들어도 추락은 순식간이기 때문이다. 판매량을 마구 늘리지 않는 것도 브랜드 관리 차원에서의 거북이 전략이다.

#브랜드의 홍수, 오히려 희열
브랜드의 홍수 속에서 소비자는 혼란스럽다. 정육코너마다 브랜드가 많아 뭐든 다 좋은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브랜드 육성은 소비자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공급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에요. 그러나 양심적인 브랜드여야해요.” 그는 브랜드가 많아지면 위축된다는 생각보다는 뭔가 색다른 것을 만들어내야겠다는 의욕이 생긴다고 한다. “계속 다른 것을 만들어내야 경쟁에서 살아날 수 있다는 생각, 오히려 분발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 즐겁습니다. 우리 것이 수입육과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모태가 된다는 생각 때문인데 희열이 느껴지고 오히려 즐기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가 개발한 것을 남들이 따라오면 국내 수준이 함께 향상되잖아요. 같이 살아가는 것이죠.” 성산한방포크는 브랜드계를 리드해 나갈 수 있도록 계속 새로운 것을 추가하고 있다. 아직은 가만히 있어도 맛에서는 상위이지만 안주할 수만은 없기 때문인데, 요새는 봉독교육을 통해 항생제 위험을 줄이고 농가 소득도 높이는 브랜드 업그레이드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좋은 것을 만들려면 비싸지는 게 최대 고민이다.

#농축산물 직판장 5월 중 양지면에 착공
이달 중에 농축산물 직판장을 양지면에 착공하게 된다. 내년부터 소비자들이 위생적이고 쾌적한 공간에서 저렴한 가격에 성산한방포크를 만나게 된다. 이곳에서는 시식 공간 외에도 학교급식 가공 공장도 운영하게 된다. 대지 600평에 건평 240평의 2층 건물로 지어진다.
그는 건국대 축산경영인과정, 브랜드 CEO과정 등을 공부하면서 선진 축산을 받아들이고 농가에 소개한다. 남들을 이끌어 나가기 위해 몇갑절 부지런하게 자기 연마를 하고 있는 그를 통해 우리나라 축산물의 품질은 어떤 수입육과의 경쟁에서도 이길 수 있는 힘을 갖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