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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이 만난사람

“스쿨존에서는 아이들이 주인”

만남 | 용인경찰서녹색어머니회장 김영란
“아이들의 등·하교 안전은 우리의 몫!”
학교 앞 통행로 확보 운동 녹색천사들

   
 
“스쿨존에서는 등·하교 하는 아이들이 주인입니다. 이 구간에서는 속도를 꼭 줄여주세요.”

1960년대 초반부터 초등학교 아이들의 등·하교길 교통봉사를 시작한 용인경찰서녹색어머니연합회. 이 단체를 거쳐 간 어머니 봉사자들도 만여명이 훌쩍 넘는다.

용인 지역 내 85개 초등학교에서 활동하고 있는 녹색어머니회 회원들은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매일 아침 안전을 상징하는 녹색 복장과 녹색 깃발을 들고 집을 나선다.

아이들보다도 먼저 학교에 도착해야 하기 때문에 이른 아침 회원들의 발걸음은 빨라질 수 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가족들 챙기는 것이 조금은 소홀해 질 수 밖에.

김영란 회장은 “어느날 아침 초등학교에 다니는 딸 아이가 ‘엄마가 아침에 머리를 묶어 줬으면 좋겠어’라고 섭섭한 얼굴로 말을 하는데 미안한 생각이 들더군요”라며 “그래도 아이들이 엄마가 하는 일을 잘 알기 때문에 이해하고 아침에 스스로 챙겨 학교에 갑니다. 너무 감사하죠”라고 말했다.

이런 아침을 보내고 나선 교통봉사는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바쁜 아침에는 일부 이기적인 운전자들 때문에 속도 상한다.

김 회장은 “스쿨존에서는 속도를 반드시 줄여야하는 것을 아는 운전자들이 자기 갈길 바쁘다고 횡단보도를 지나는 아이들에게 크게 크락션을 울리는가 하면 봉사하는 어머니에게 욕을 퍼 붓는 운전자도 있습니다”라며 “어떤 운전자들은 어머니들이 들고 있는 녹색 깃발을 치고 달리는 등 아이들 뿐 아니라 어머니들의 안전도 무시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주·종이 바뀌는 거죠. 반드시 운전자들은 노랗게 표시해둔 스쿨존에서는 속도를 줄여야 합니다”라고 털어 놨다.

녹색어머니회 회원들은 등·하교길 교통 봉사 뿐 아니라 스쿨존 만들기 및 안전한 인도 만들기 운동도 전개하고 있다.

김 회장은 “아이들의 통행로가 보장되지 않은 채 학교 먼저 개교하는 곳이 있습니다. 통행로가 보장 된 곳에서도 교통사고가 빈번한데도 말이죠. 학교 개교가 급한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통행로가 먼저 확보 된 뒤 학교에 문을 열어야 맞는 거 아닌가 싶습니다”라고 전했다.

녹색어머니회는 교통 봉사로 시작해 지난 2007년부터는 장애인과 어른신들을 위한 봉사도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제주특별자치도의 한 학교에서 용인으로 수학여행을 온 장애 학생들을 위해 1대1 도우미로 아이들과 함께 용인 곳곳의 관광지를 다녔다. 제주 학교측에서 녹색어머니들에게 도움을 청해 와 이루어진 이날 봉사는 아이들에게 어머니의 정과 동시에 용인의 따듯함과 아름다움을 전할 수 있었다. 또한 성인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흰지팡이의 날 도우미로, 또한 나들이길 길안내 도우미로도 활동하고 있다.

김 회장은 “처음 시작할 때는 남을 위한 봉사는 시간적 여유와 물질적인 여유가 있는 사람이 하는 것으로 쉽사리 봉사 활동을 하겠다는 분들이 적었었지만 하나하나 봉사활동을 전개해 나가다 보니 많은 회원들이 참가하고 있다”며 “어머니들이 다른 사람을 위해 봉사하는 길을 몰라 못했을 뿐, 지금은 누구보다도 열심히 참가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