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6 (화)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용인칼럼/상호 신뢰가 중요하다

오수생 푸른꿈청소년상담원 용인청소년쉼터 원장

요즈음 우리나라는 모든 것이 네 탓 타령이다. 나라는 불신으로 가득차고 진실과 신뢰가 무너진 사회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부덕한 탓입니다. 감사합니다.”

이러한 말에는 우리민족은 더 이상 책임을 묻지 않는 마음이 넓고 이해심이 많은 민족이라는 점을 나타내고 있다. 즉, 용서와 사랑을 할 줄 아는 정 많은 민족이다.

그러니까 북한 국민도 한 동포요 형제라고 밀가루를 보내고 쌀을 보내고 옷을 들고 돈을 들고 달려가지 않는가?
6월은 현충일과 6.25전쟁이라는 동족상잔의 뼈저린 아픔이 있는 달이다.

함석헌 선생님은 역사적사건을 통해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6.25전쟁을 ‘아직 우리 목에 씌워져 있는 올가미요, 목구멍에 걸려 있는 불덩이’라고 하며 이 6.25란 올가미와 불덩이를 벗기고 삼켜야 한다고 했다.

선생은 “올가미가 그냥은 아니 벗겨진다. 죽을힘을 다해 벗겨야지, 코가 좀 벗어지고 귀가 좀 찢어지고 이마가 좀 벗어지고 턱이 부스러지는 한이 있더라고 벗겨야 한다. 불덩이가 그 대로는 아니 넘어간다. 눈을 딱 감고 죽자 하고 혀를 깨물고 목구멍을 좀 데면서라도 꿀꺽 삼켜야한다.”고 했다.

6.25전쟁의 아픔을 벗어 던져야 한다는 것이다. 누구를 나무라는 것도 책망하는 것도 아니라는 큰 의미를 깨닫아 신뢰를 쌓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논어 안연(顔淵)편에 나오는 이야기가 있다. 제자 자공이 스승되는 공자에게 정치에 대해서 여쭈어 보았다.

“나라가 바로 설려면 식량이 넉넉하고 군비가 충실하고 그리고 신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足食足兵 民信之矣)”
제자는 다시 물었다. “그 세 가지 중에 부득이 하나가 빠져야 한다면 무엇을 뺄 수 있겠습니까?”

“그럼 군비를 빼야지”
여기서 군비란 국방문제를 말하고, 식량이란 경제문제를 말하는 것이다. 이제 제자는 또 물었다.

“그러면 나머지 둘 중에 또 뺄 수밖에 없다면 무엇을 뺄 수 있겠습니까?”
“그럼 식량을 빼야지”

국방문제 아무리 중요하지만 경제문제가 우선이요, 국방보다 경제요. 경제보다 더 중요한 게 신의(信義)라는 말이다.
백성의 믿음을 잃어버리면 국가와 정치는 무너진다. 우리는 지금 신의를 말할 수 있는 처지일까? 모두가 생각해 봐야 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