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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이 만난사람

세계인이 함께 즐기고 공감하는 음악으로

정체성을 지키면서 퓨전음악 등 다양한 발전 이끌어야박숙현의 더굿피플 경기도립국악단 예술감독 김재영

   
 
음악의 세계화 추세 속에서 우리 음악인 국악의 위상은 어떠할까.
유럽 등 중국이나 일본의 음악은 이해가 높고 상품화 된 반면, 우리 음악에 대해서는 희귀하다는 느낌, 혹은 독특성이 인정될 뿐 즐겨 찾는 메뉴는 되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는 지적.
우리나라 사람들조차 국악을 외면하는 실정에서 세계화는 너무 동떨어진 얘기라는 자조가 퍽 어울린다. 국악이 헤쳐 나가야 할 숙제가 너무 많다.
경기도립국악단 김재영 예술감독은 국악의 현실 진단과 국악의 앞날에 대한 비전제시 등 열정이 뜨겁다.
국악은 지독한 사랑과 전염이 필요한 장르다.

# 어렵다 지루하다 왜 그럴까
“많이 접하지 못해 지루하고 어려운 것입니다. 특히 청소년의 경우, 전통음악 어법을 안배운 세대라서 더욱 어렵게 느낍니다. 음악도 음악 언어를 알아야 이해가 되는 법이라 기본이 안돼 있으면 감상이 안 되요. 교육이 중요한데 우리 나라 학교 음악시간에는 국악에 대한 배려가 너무 적습니다.” “그동안 궁중음악과 민간음악으로 나뉘어 면면이 이어져오다 일제시대를 거치면서 단절된 후 회복이 어려운 실정이죠. 전통음악을 국민이 많이 접하고 사랑하게 해주고 싶습니다. 이리 좋구나 하고 느끼게 해주고 싶습니다.”

# 퓨전 국악 등 다양한 시도에 대한 생각
“젊은이들의 음악 성향의 관점에서 볼 때 그들과 공유되는 퓨전 국악을 긍정적으로 봅니다. 국악으로 이런 음악을 만들 수 있구나 하는 가능성을 열어주고, 과거의 것은 이런 멋이 있구나 하는 국악에 대한 총체적인 이해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계기를 준다고 생각합니다.” “자주 접하면 국악에 대한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고, 알려고 노력하게 되고, 그런 후 정말 하고자 하는 음악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봐요. 옛것을 고수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것이죠. 음악이 음악 자체를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닌 만큼 변해야 한다고 봐요. 좋다는 기준이 시대 변화에 따라 틀리기 때문에 음악도 시대 흐름에 따른 변화가 당연하다고 봅니다. 그러다보면 죽을 건 죽고 살건 살죠. 망친다고 보면 안되요. 음악은 우리의 삶과 함께 하는 것이죠. 흘러가는 것이고.”

# 퓨전과 정체성
“퓨전은 진행되게 놔두고 전공자는 방향을 잡아가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전공자들이 전통을 이어가는 자세를 잊지 않고 끊임없이 섞으며 가면 되요. 이가 곧 우리 정체성을 이어나가는 길입니다.”
# 도립국악단의 대중화 전략
그는 국악을 더 많은 사람들이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더 많이 찾도록 하기 위해 보다 친근해질 수 있도록 1년에 수차례 있는 정기연주회를 각 연주회마다 독특하고 흥미롭게 구성할 계획이다. 관객은 1년 모두를 봐야 그의 의도를 알게 되고, 그가 의도한 효과를 만끽할 수 있게 된다.

# 세계화와도 통하는 첫 번째 전략
중국 일본 등 아시아권 음악을 선보여 세계 음악의 흐름을 이해하게 해주고 싶어한다. “경기도립국악단이 연주를 하되 중국 일본 악기 협연이 이뤄지거나 편곡한 음악을 우리 악기로 선보이는 것이죠. 우리 또한 그들로부터 초청을 받는 게 숙제이지만요. 신년음악회도 서양 지휘자를 객원지휘자로 세워 단원들에게 다양한 음악적 경험 기회를 제공 해 줄 계획이에요. 단원이 달라지죠. 레벨이 올라가게 됩니다.”

# 아시아 민족악단, 혹은 오케스트라 아시아 지휘
한중일 연주자가 25명씩 모여 하나의 악단을 만든 것이 아시아 민족악단, 혹은 오케스트라 아시아다. 지난 1993년에 창단해 94년에 창단 연주회를 갖고 순회연주 등을 한다. 김 감독은 처음에 연주자로 활동하다가 지금은 지휘를 한다. “우리는 아시아인이 공유할 수 있는 아시아 음악을 만들어 내서 연주 합니다. 한국음악의 어법으로 작곡한 작품은 한국음악 어법으로 하기 때문에 한국음악으로 들리게 되죠.”

# 우리 음악의 세계화를 위해
“아시아 음악을 접하다보니 국악은 세계화가 뒤떨어져 있다는 생각이에요. 계속 연구해서 세계 속의 최고가 돼야 합니다. 세계인이 함께 즐기고 공감하는 음악을 만들어야 해요. 그게 조류입니다. 독특성 희귀성만 가지고는 안 되는 것이죠.”
전통어법으로 연주하는 것은 나라마다 다 최고지만 세계음악의 추세로 변화하고 있음도 간과해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음악은 삶 속에 들어가야 해요. 아무리 연주가 훌륭했어도 감동을 얼마나 받았는가가 중요합니다. 감동이 있어야 또 듣기 때문이죠.” 우리나라의 사물놀이는 세계에 어필을 하지만 창작계통이나 관현악 시스템은 그들이 많이 접할 수 없는 실정이다. 동양음악, 아시아 음악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는 이때 국악의 세계화는 우리의 과제다.

# 민요팀의 소리극 공연도 전략
그는 국악단 안에 민요팀과 사물팀이 별도로 있는 것을 활용할 계획이다. 단순한 민요 공연보다는 소리극을 만들어 선보일 게획이다. 대본을 가지고 연극처럼 연기도 하면서 스토리를 민요로 하게 된다. 기존 곡에 가사만 바꾸기도 하고 새로운 창작곡을 선보이기도 한다.
이미 아리랑 사랑은 선보였는데 내년에도 이어나갈 계획이다. 소리극은 뮤지컬과 같은 형식으로 대규모 공연이 된다.

# 타악 공연도 시도
타악의 경우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짜서 시도할 계획이다. 원형을 보여주거나 관현악과의 협연, 창작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된다. 이는 4년 주기로 돌아가게 된다. 성악1번, 관현악 1번, 현악 1번, 타악 1번의 순서로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6월 부임이후 첫 정기연주회에서 성악과의 만남을 시도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협주곡 시리즈로 가는 것 가운데 하나인데 화(和)를 제목으로 한다.

# 청소년 협연의 밤
미래의 국악 인재를 키워내는 것은 중요한 과제다. 오디션을 통해 협연자를 선발할 계획인데, 고등학생이나 대학생, 대학원생 등 청소년에게 기회를 줄 계획이다. 서양음악과 학생도 환영이다.

# 중학교때부터 시작
음악학교가 가고 싶어서 들어간 학교가 국립전통예술중고교다. 한국국악예술학교가 전신이다. 인간문화재한테 배운 마지막 세대로 행운아라 할 수 있다.
고등학교, 서울대학교 때 피리를 전공했다. 전주대사습대회에서 대금으로 장원을 했다. 가야금 거문고도 부전공을 해서 대부분의 국악기를 다 다루다 보니 악기의 특성을 다 알기 때문에 지휘하는데 큰 힘이 된다. 그는 평생을 해온 우리 음악에 대해 우리 국민 모두가 이렇게 좋구나!를 외치게 하고 싶어한다. “우리 음악에는 나라국자를 써서 국악이라고 칭하고, 서양음악은 자연스레 음악이라 칭하는 모순된 현실이 바로잡힐 때 우리 음악이 이 나라에서 대접받고 자리 잡는 순간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