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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칼럼/희생하는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이다

오수생 | 푸른꿈청소년상담원 용인청소년쉼터 원장

온나라가 평화와 화해를 원하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하고 있다. 이희호 여사는 남편 김대중 대통령을 자연스레 인동초(忍冬草)라 부른다. 그의 삶이 아픔과 고난의 연속된 삶이였기 때문일 것이다.

“매일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해요. 우리를 위해 기도해주시는 분들을 위해 또 기도하구요. 특히 남북한의 평화적 통일을 위해 간절히 기도합니다.” 2000 년 6월13일. 이희호 여사가 김대중 대통령과 함께 평양을 처음 방문을 하고 나서 한 말이다. 남북화해와 평화적 통일은 온 국민이 자나 깨나 바라는 간절한 소망이다. 그래서 이 일을 이루고자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한 대통령이 되었다.

민주화 이후 직선제로 당선된 대통령들―1987년 노태우, 92년 김영삼, 97년 김대중, 2002년 노무현 모두 ‘실패한 대통령’으로 가는 길을 걸었다.

이승만의 건국혁명, 박정희의 산업화혁명이라는 역사적 성취에도 불구하고 최후는 모두 비극으로 끝나 대한민국은 존경받는 인격, 국민통합의 상징으로 남는 대통령을 한 분도 가져 보지 못한 불행한 헌정사의 길을 걸어왔다.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의 정권교체는 정권의 선진성에 있었다기 보다는 사회의식의 성장에 초점을 맞춤으로 서민의 아픔과 고통을 함께 한다는 사회복지의 정책으로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었다. 이제는 누가 이 바톤을 받아서 갈 것인지 잠시나마 시름에 잠겨 본다.

국민통합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것은 의욕만으로 되지 않는다. 마음가짐이 달라져야 한다.

이 나라 대통령이 되기까지 역대 대통령 모두 승리의 과정을 거쳐 왔다. 그러나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 위하여는 희생하는 대통령이어야 한다.

주고 나누어야 남는 이치와 같다. 승리자가 되려 하고, 심지어 임기가 끝난 뒤에도 계속 승리자로 남으려는 탐욕은 없어져야 한다.

김구 선생님께서 ‘나의소원’이란 글 중에 이런 글귀가 있다.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하지 아니한다. 우리의 부력(富力)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强力)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사랑의 문화, 평화의 문화로 우리스스로 잘살고 인류전체가 의좋게 살자는 백범의 소원이 김대중 전대통령의 서거와 함께 귓전을 맴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