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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칼럼/경기민속예술제가 남긴 것

김장환 용인문화원 사무국장

   
청명한 하늘과 맑은 햇살이 아름다운 가을의 문턱에서 경기도 최대의 민속문화 축제인 경기민속예술제가 지난 4일과 5일, 이틀 동안 용인종합운동장에서 열렸다.

경기도내 31개 시·군이 참여하는 이 행사는 격년으로 개최되는 경기도의 유일한 민속예술 경연대회로, 풍물놀이와 민요, 민속놀이, 무용 등 각 지역에 전승되어 오거나 새롭게 발굴된 전통문화를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오늘날 사회가 다양화되고 산업구조가 크게 변화되면서 선조들의 삶과 늘 함께 해왔던 수많은 문화 요소들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에서 이번 행사는 우리 전통문화 창달과 민속예술에 대한 새로운 조명이라는 측면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용인시 대표로 출전해 최우수상을 수상한 ‘죽전 줄보맥이’는 자연마을이 사라지고 아파트 숲으로 변한 삭막한 도시환경에서 오랫동안 잊혀졌던 우리문화를 되찾자는 억척같은 고집과 전통문화에 대한 애정으로 한데 뭉친 주민들의 노력이 빚어낸 큰 성과라는 점에서 우리가 느끼는 감동도 그만큼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미 오래전에 맥이 끊긴 죽전지역의 줄다리기를 발굴하고 복원하겠다는 일념으로 당시 행사에 참여했던 노인들을 찾아다니며 고증을 하고 사비를 들여 심포지움까지 여는 등 주위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도 아랑곳하지 않고 뛰어다닌 두 사람이 있다.

죽전에서 태어나 평생을 고향에서 살아온 김응호 씨와 비록 태어난 곳은 아니지만 우리 문화에 대한 남다른 애정으로 일관되게 손발을 맞춰온 손동명씨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여기에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마음으로 밤낮으로 고민하며 다듬고 가꾸는 작업을 수도 없이 반복해 온 정양화 용인향토문화연구소장의 뚝심 연출도 큰 몫을 했다고 본다.
바로 이것이 경기도민속예술제가 가지고 있는 특징이기도 하고 지향점이라 할 수 있다.

즉 기존에 연희되어 오던 각 지역의 민속예술을 보존하고 전승하는 노력도 필요하지만 그 못지않게 이미 사라졌거나 점차 사라지고 있는 우리의 소리나 놀이를 찾아 복원하고 그 가치와 의미를 규명하는 작업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다.

이번에 대상을 수상한 동두천의 <물까부리> 놀이도 새롭게 발굴된 민속놀이라는 점에서 민속예술 소재의 발굴의 중요성을 읽을 수 있다고 본다.

금년행사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대회였다면 내년에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열리게 된다.

청소년들에게 잊혀져가는 우리 전통을 만나고 몸과 마음으로 그 속에 담긴 예술혼을 느낄 기회를 준다면 이보다 더 유익한 체험은 없을 것이므로 기대가 크다.

전통문화는 단순히 ‘옛것’이 아니라, 전승 과정을 거쳐 새롭게 거듭날 수 있는 문화적 자산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새로운 것이 좋아도 전통적인 것을 버릴 수 없고, 버려서도 안 되는 것이다.

우리 것에 대한 관심과 시각을 좀 더 넓히면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고, 더 많은 소중한 것들이 우리 곁에 있음을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