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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 아! 이 비극은 영원히 잊을 수 없다

김일제 | 수필가 (모범택시개인사업자)

춥고도 짠 바다속 침몰함정에 갖혀 20일만에 시신으로 귀환한 해군병사들을 생각하면, 국민이면 누구나 잠을 이룰 수 없었던 것은 6.25이래 가장 큰 비극이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6개월 아니 그 이상 시간과의 싸움을 거쳐 침몰원인이 밝혀지고 해결되려면 또 얼마나 국민들이 마음 졸여 할까?

아직도 시신조차 찾지 못한 병사들이며 이들의 장례와 보상이후의 그들에 대한 보훈은 어이할까? 통곡하는 유가족이며, 여전히 열악한 환경속에서 나라를 지키는 군인들의 멍든 마음은 누가 어떻게 치유할까?

백령도 앞바다를 오가는 갈매기도 끼룩 끼룩 말 못하며 우는가 싶다.

누가 4월을 잔인한 달이라 했는지 뒤늦은 꽃샘 추위 때문에 꽃을 피워내지 못 하듯이, 내 조국의 아들로 태어나 제대로 인생을 꽃피워보지 못한 채 바다속에 갇혀 죽음을 맞았으니 이 큰 조국사랑을 무엇으로 어떻게 표현할까? 어린 나이로 꽃을 피웠다면 그건 검은 죽음의 꽃이었다니 할 말이 없다.

이게 어찌 아들을 잃고 동생을 잃고 남편을 잃고 아버지를 잃은 가정사란 말인가!

삼국시대와 고려를 거쳐 조선에 이르기까지 수 많은 외침을 당하면서도 조국을 지켜오는 동안은 물론이요, 6.25전쟁으로 조국을 위해 희생된 군인과 국민의 숫자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이들의 혼으로 지켜낸 조국은 값지다.

나라가 이렇게 눈물바다가 되고 있는데도 내 일 아니라고 해서 선거운동에 열을 올리는 것도 좋고, 먹고 사는 일이라고 무작위적으로 돈 빌려준다는 사채업자의 광고도 좋다. 저마다 손해볼 수 없다고 법원이 난장판처럼 붐비는 가운데 서서 재판받는 원·피고가 여전히 목에 힘주는 법조인들도 먹고 살기 위해 한 짓이라면 할말이 없다. 하지만 이제부터라도 위정자나 고위층 그리고 지식인들부터 상식과 염치를 지키고 무엇이 나라를 위한 일인가를 되짚어 봐야 한다.

목숨바쳐 지킨 조국이 있고 나이드신 어른들이 땀흘려 가꾼 조국안에서 호의호식하며 기본도 없이 등치고 훌치면서 신세만 지고 살아오지 않았나를 깊이 성찰해야 한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 했으니 사는게 어려운줄 모르고 사는 가진자들은 더욱 그러해야 하리라. 조국은 우리 모두가 지켜내야 한다.

군대를 기피하려고 병을 핑계삼거나 전쟁소문에 들떠 강남을 선호하거나 국민의 의무를 다하지 못하는 것은 조국을 지키는게 아니다.

성숙한 국민의식으로 경제적 요동이나 사회혼란은 야기되지 않았으나 이번 사건으로 인하여 공항을 통해 한국을 찾는 외국여행객들이 크게 줄어 공항이 한산한건 사실이다.

필자는 해군 수병(154기)으로 오랫동안 군에 몸담은 바 있어 TV를 통해 수습과 인양과정을 유심히 지켜보면서, 바다의 사나이답게 어쩌면 그렇게 죽는 순간까지도 임무를 다했을까 싶다.

건물로 치면 5층이상의 높이로 함상 근무자(60명)들이 구출되고 침실이나 당직실, 기관조정실, 식당 등에서 대기중이던 44명의 병사가 근무장소를 긴장하며 지키거나 24시간 쉬지않고 대기하고 있었으니 이게 바로 죽어서도 나라지키는 모습아닌가 더욱 숙연해 진다.

우리 모두가 다짐할 것은 한국인답게 조국을 사랑하는 것이고, 부탁하는 것도 역시 나라사랑에 앞장서 달라는 것이다. 그들이 마음편히 영면하고, 지금 이순간에도 나라지키기에 여념이 없는 병사들을 사랑하는 길이다. 전사자의 명복을 빈다. 이 비극은 영원히 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