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나에게 국산이 어떤 건가?

다문화 가정이야기 7 외국인며느리생활 편

다문화 가정 문제는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사회의 가장 큰 아젠다 중 하나로 떠오른 다문화 가정에 대해 중국인이면서 한국인과 결혼, 용인시에 살고 있는 손 곤(본지 시민기자)씨가 자신의 삶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에게 다문화 가정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한다.         <편집자 주>

“이게 국산이 맞아요?” 주부들이 장을 볼 때 흔히 물어보는 말이다. 나도 장을 보러 나가면 어느 새부턴가 국산을 찾게 됐다. 국산이 맞는지 물어볼 때마다 옆에 있던 남편이 “당신한테 국산이 중국산이잖아”라고 농담을 하기도 한다.

한국에 유통되고 있는 중국산 식품, 물건들을 보면 중국인인 나도 신뢰가 가지 않는다. 내가 나의 모국인 중국을 사랑하지 않아서 그런 게 아니라 국제무역업을 하시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나는 한국에 유학 오고 나서 아버지를 도와드리는 차원에서 몇 차례 무역에 관한 통역을 했었다. 그때부터 물건의 수입, 수출, 통관절차에 대해 차차 알게 됐다. 한국 사람들이 흔히 ‘중국산’ 이라고 하면 싸고 질이 떨어지는 것쯤으로 인식을 한다. 하지만 난 절대 그렇지만 않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 한국 수입자들이 중국에 가서 한국에 들여올 물건을 고를 때, 품질을 먼저 보는 게 아니라 자신이 투자할 수 있는 금액에 수량을 최대한 맞추는 것이 첫째 요소다. 무조건 싼 가격에 많이 사들여오려고 하기 때문에 좋은 품질을 얻을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사람이 직접 먹는 식품류는 안 그래도 유통절차에 따라서 통관할 때 소독하고, 방부제를 넣고 수입이 되는데 이미 부패된 고춧가루를 보기 좋게 둔갑시켜서 들여온 것이 국산하고 비교가 안 되는 것은 당연하다. 일본 상인들은 이와 달리 자국 국민들이 먹는 음식이기 때문에 가격보다는 품질을 중요시하는 면에서 정말 본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부가 아니겠지만 내가 겪어본 사례를 보면 다 그랬다.)

그래서 나는 한국에서 팔리고 있는 중국산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중국에 가면 나는 한국제품보다 중국산을 더 선호한다. 중국에선 중국산 식품, 제품들을 신뢰하고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중국인인걸 알고 있던, 모르고 있던 내 앞에서 중국산이 안 좋다고 얘기를 하면 일일이 중국에서도 한국산 못지않게 좋은 것이 얼마든지 있다는 것을 설명했었다.

중국산이 안 좋은 게 아니라 수입상들이 중국 사람도 안 먹는 쓰레기를 가져왔기 때문에 중국산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을 갖게 된 것이라고…. 중국에도 한국산 못지않게 좋은 것이 얼마든지 있다는 것을 이제는 기사를 통해 더 많은 한국 국민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수입자들에겐 물론 자신의 이익이 제일 중요하겠지만, 그래도 국민의 건강을 생각해서 적어도 양심을 속이는 일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