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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에게도 선거권을...

다문화 가정이야기-10 외국인며느리생활 편 / 손곤 시민기자

2009년 5월 29일, 서민들 편에서 그들의 눈높이를 맞춰주신 노무현 대통령의 발인식이 있었습니다. 그날 이렇게 묵묵히 보낼 수 밖에 없다는 생각에 눈물을 참을 수 없어 TV를 보며 하루 종일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분이 서거한지 벌써 1년이 되었고 각종 매체에서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라 부르지만 노 전 대통령은 내 마음속에는 영원히 살아계신 대통령입니다.

요즘 세상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4월의 폭설로 당신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천안함 사건으로 현재 정치의 이면을 폭로하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도 듭니다.

사람이 때론 실수를 할 수 있고, 잘못을 했다면 죄값을 치루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러나 과연 한 나라의 대통령을 자살이라는 극단의 방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도록 한 현재의 정부가 잘 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저는 중국인이지만 한국에서 오래 살다보니 중국보다는 한국 정치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2003년 대통령 선거 때 노무현 후보에 대한 얘기를 많이 들어서 그런지 좋은 인상을 가지게 되었고 그분이 대통령에 당선이 되고 국정을 운영하는 5년 동안 지켜보면서 국민들의 선택이 맞았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불의를 참지 못하고 잘못된 것에 대해서는 직설적으로 비판하는 노무현 대통령의 모습이 저와 비슷하다는 생각에 점점 더 좋아하게 됐습니다.

그렇게 임기를 마치고 여생을 편히 사시기를 기도했는데 느닷없이 노 전 대통령이 자살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순간 내 귀를 믿을 수 없었습니다. 나 스스로를 원망하며 힘없는 서민으로 살고 있는 내 자신이 하찮은 존재가 된 느낌이었습니다.

요즘 들어 여기저기 널린 현수막과 한 표를 부탁하는 후보들의 확성기 소리에 부쩍 우리 이민자들에게도 투표권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비록 귀화를 하지 않더라도, 또 영주권을 받지 않더라도 일정기간 이상 거주한 이민자에게도 선거권을 주는 법을 만들었으면 합니다. 충청도에 한 몽골 이민자가 이번 지방의원선거에 출마 했다는 뉴스를 보고 5년 후에 저도 그 자리에 서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습니다. 그런데 인터넷을 찾아보니 귀화를 한 분이었습니다.

외국인으로서 타국에서 선거권을 주장하는 것이 저의 욕심일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주민들도 지역 사회에서 함께 살아가는 같은 시민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추모하며 만약 저에게 투표권이 있어 지난 대선 때 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면 아마 한 나라의 대통령이 자살했다는 이런 비참한 사건은 없었을 거라는 생각에 이렇게 글을 적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