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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모님 감사합니다

다문화 가정이야기 10 외국인며느리생활 편

제가 외국인이다 보니 쑥스러워 지금까지 시부모님에 대한 고마움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남편과 연애시절 시부모님께 처음 인사드리러 해남까지 찾아갔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중국 사람인데다 나이가 아들보다 3살이나 많은데 교제를 허락 해 주실까?”라는 걱정에 집으로 들어가는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저를 보시고 바로 허락하셨다는 남편의 문자를 보는 순간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이제는 어느새 제가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고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신 시부모님께서 “필요한 게 없냐?”고 전화하실 때마다 저는 시부모님께 미안한 마음 뿐 입니다. 되려 저희가 잘 챙겨드려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항상 죄송할 뿐 입니다.

시아버님과 시어머님은 본인이 건강하지 않으면 자식들에게 제일 무거운 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자식들에게 부담 주지 않으시려고 항상 건강에 신경 쓰시는 것을 보면 참으로 존경스럽습니다. 시아버님은 비가 오든 눈이 오든 시간만 되면 운동하러 나가시고 체중이 많이 나가면 건강에 안 좋다며 음식조절도 잘 하시고, 젊은 사람들이 하기도 힘든 다이어트를 3개월 만에 목표체중으로 감량에 성공하신 것을 보면서 시아버님의 그 의지력이 참 존경스럽습니다. 그것뿐만 아니라 시어머님과 어떻게 그렇게 금슬이 좋고 다정하신지…. 그 비결을 배우고 싶을 정도로 부럽습니다. 부모님이 건강하신 것이 돈보다 더 큰 재산 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버님이 가끔 농담으로 “며느리한테 잘 해야 늙으면 따뜻한 밥을 얻어먹을 수 있다”는 말씀은 저의 마음을 든든하게 만들었습니다. 오죽하면 저는 남편보다 시부모님을 더 잘 만났다고 자랑하곤 합니다. 결혼하기 전에 남편이 성실하고 반듯한 사람인 것을 알았지만, 결혼하고 나서 그 비결이 아버님의 강력한 설득력 있는 교육법이란 것을 알고 아버님에 대한 존경이 한 층 더 높아졌습니다. 어머님이 남편의 첫 월급 통장을 저의 손에 쥐어 주셨을 때 당연하다고 생각하던 제가 한국에서 경제권을 외국며느리한테 주는 것이 참 드문 일이라는 것을 이제야 알았어요.

제가 외국사람 임에도 불구하고 이해해 주시고 사랑해 주시고 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무뚝뚝한 성격 탓에 시부모님 앞에서 감사드린다는 표현을 잘 못하지만,  아버님, 어머님~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아버님의 말씀처럼 “건강이 최고다”를 우리 집 가훈으로 삼기로 했습니다. 6월13일 생신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

외국인며느리를 둔 부모님께 이런 말을 드리고 싶습니다. ‘가는 정이 있어야 오는 정이 있다.’

이왕 선택했으면 의심치 않고 믿어보세요. 그리고 무조건 며느리를 변화 시키려고 하지 말고 상대방의 문화와 생활습관을 이해하도록 노력을 한 번 해보세요. 그럼 고부갈등이라는 말이 무색해질 날이 올 것이라 생각됩니다. <손곤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