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8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용인향토사 30주년 기념학술 행사를 보고

특별기고 | 최인태 | 향토문화지킴이 시민모임 대표

지난 17일 강남대학교에서 열린 “용인향토문화연구 30년의 회고와 전망”이라는 주제하에 실시된 학술행사에 참관한 바 있다.

평소 용인의 향토문화와 향토사 연구 상황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던 터였기에, 최종수 한국문화원 연합회장과 상의하여 연합회장과 필자의 명의로 성의껏 축하화환까지 보내주었다.

이것은 “용인향토사 연구 30주년”이라는 의미가 예사로운 것이 아니고 너무나도 소중하다고 여겼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나는 적잖이 실망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이와같이 의미있는 행사장에서 시장이나 시장당선자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몇 사람에게 초청장을 보냈는지 모르겠지만 방청인원은 빈자리가 많이 보였다. ‘향토사연구 30주년’이라는 행사가 그들만을 위한 성찬으로 끝나지 않았는가하는 생각이 뇌리에 맴돌아 영 뒷맛이 개운치 않았다.

더구나 용인에서 간행된 향토문화연구 관계자료가 논문만도 80여 편에 이르고 그간 간행된 도서목록만도 200여 종이 넘는데도 토론에 참여했던 시청 공무원은 다만 시에서 지원간행된 50여 편의 향토자료 편찬과 관련된 현황만 파악하고 있었음도 안쓰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사실 NGO단체인 우리 ‘용인향토문화지킴이시민모임’과 같은 경우에는 금석문 자료를 탁본하여 두고서도 예산이 없어 전시회를 벼르고만 있다.

어느 향토사학가는 10여 년 간 200자 원고지 1만5000장 분량의 용인 판 민족문화대백과사전격인 ‘용인대관’ 자료를 집대성하고도 이를 간행할 방법이 없어 고민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이들이 보기엔 거창스러울 정도로 기획된 학술대회는 다만 그림의 떡이요 그들이 기득권을 누리고 있을 때 오직 ‘아웃사이더’로서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할 것 같은 분위기였다.

이날의 행사 내용을 들여다본다면 이제까지의 향토문화연구의 핵심포커스는 오직 ‘향토문화연구회’에서만이 향토문화계를 이끌어 온 것으로 모아져 있었다.

그러나 엄밀히 따지자면 ‘용인향토문화연구회’도 용인에 소재한 연구단체의 하나일 뿐이고 그들이 말하는 90년대 초의 공백기였다는 시기에도 여타 연구단체에서는 활발한 움직임이 있었다는 것을 계산에 넣지 않았다면 그것은 오직 자신들의 주관적인 하나의 편견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언필칭 그 30년의 세월 속에는 ‘용인향토사학회’도 있었고, ‘향토문화지킴이 시민모임’의 활동도 있었고 ‘전승문화연구소‘도 있었다. 그들이 지나 온 자취와 원류 역시 향토 사랑이며 향토문화 연구였다.

‘향토문화 30년의 회고와 전망’이라는 주제하에서 실시된 학술대회에서는 지난 30년의 회고에 그쳤을 뿐 향후 30년의 비전과 희망에 대한 대안은 제시되지 않았다. 과거 30년 동안 지나온 여정이 있었다면 앞으로 나아갈 30년의 이정표도 제시되었어야 “회고와 전망”이란 타이틀에 있어서 앞뒤가 맞지않는가 하는 얘기다.

진정 향토문화를 발전시키고 시민의 문화충족을 위한 애향사업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부언하자면 필자는 용인향토사학계의 맥을 이를 젊은 세대의 대안도 모색되어야 한다는 것도 당장, 용인향토사학계가 직면한 문제인 것 같다. 이들을 길러내고 뒤를 잇게 하는 책무도 지금 우리 세대에게 있음을 공감하고 후세 양성방안도 아울어랴 했다는 생각이다. 그랬어야 ‘회고 30년’과 ‘미래의 전망’이 선명해지리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