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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19주년 기획취재

용인시 고교평준화 방향은?

최근 안산·광명·의정부 등 경기도 내 지자체들이 연이어 고교평준화를 선언했다. 교육격차 해소와 공교육 강화를 위한 일환인 셈이다. 용인지역 역시 그동안 고교 평준화 논의가 지속돼 왔다. 하지만 지형적 환경 문제와 학부모들 간의 이견, 교육당국의 입장차 등으로 매번 공염불에 그쳐왔다.
그럼에도 용인지역 고교 평준화 추진이 다시 동력을 얻고 있다. 학원과 학교 등 교육현장은 물론, 학부모들까지 평준화 추진을 지지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평준화 부작용에 대한 우려 여론역시 여전히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용인신문은 창간 19주년을 맞아 용인지역 중등교육 환경 현실과 고교 평준화의 장·단점을 분석해 봤다.
<편집자주>

용인시 고교평준화 방향은?
빈익빈 부익부 현상 ‘가속’

* 글 싣는 순서
1. 용인지역 교육 환경 실태.
2. 고교평준화 도입시 발생 될 문제점.
3. 고교평준화를 위한 대안.

고교 평준화는 암기식·주입식 입시 위주 교육의 폐단을 개선하고, 고등학교 간 학력차를 줄이는 이른바 명문대 진학률로 평가되는 고교 서열화 폐단을 없앨 목적으로 도입됐다.

비평준화로 인한 중학생들의 과중한 학습 부담, 명문 고등학교로 집중되는 입시경쟁의 과열과 그로 인한 학생들의 부담감, 인구의 도시집중 억제 등도 평준화 도입의 한 명분이다.

비 평준화 지역인 용인시의 경우 지난 10여년 간 고교 평준화제도 도입 논란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 같은 논란은 아파트 중심의 대단위 택지 개발로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면서부터 시작됐다.

농촌지역이 다수인 동부권과 달리 신도시로 개발된 서부권의 교육수준이 높아지며 지역 내 고등학교 간의 서열화가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이는 동부권을 비롯한 몇몇 신흥고교들의 신입생 정원 미달사태가 지속되는 원인이다.

상대적으로 ‘지역 내 신흥 명문고’로 알려진 일부 고교들은 넘치는 학생 수를 감당하지 못했다. 입학 커트라인이 높아졌고, 이른바 ‘지역 명문고’입시에 낙방한 학생들은 인근 지역 고교를 선택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상항이 이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용인지역 고교 평준화 도입이 이슈가 됐다. 소수의 명문고 입학 자녀 학부모을 제외한 다수의 학부모들이 평준화 도입을 요구하고 나선 것.

하지만 학부모들 간의 입장차와 용인지역 특성을 감안하지 않은 교육행정 등이 걸림돌이 돼 현재까지 미뤄져 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도 교육청이 고교 평준화지역 확대 방침을 천명했다. 교육격차 해소와 사교육비 절감을 위해서다. 그동안 평준화를 원했던 용인지역 학부모들 역시 도 교육청의 이 같은 방침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 용인지역 고교 현실

입시철을 앞두고 성적 우수학생을 유치하기 위한 지역 내 고교 간 경쟁은 치열하다. 중학교를 돌며 입시설명회를 하고 신입생 유치를 하고 있지만 서열화로 인해 기피학교로 인식된 일부 학교들은 새 학기가 시작된 후까지 신입생을 받고 있다.

그나마 간신히 정원을 채운 학교들은 안도의 숨을 쉬고 있지만 농촌지역에 위치했거나 신설학교들은 기피학교라는 낙인과 함께 입학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대학진학률이 높은 소위 명문학교들의 학생 쏠림현상과 정원 미달인 신설학교들, 서열화 된 고교 입시에 울고 웃는 지역교육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해마다 되풀이되고 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대학 진학률이 높은 A고는 한반에 많게는 40여명의 학생들이 한 교실에서 수업을 받고 있다. 교실 끝까지 책상이 빽빽이 있고 성적은 최고일지 몰라도 교육환경은 열악하다.

입시철만 되면 성적우수 학생들은 여전히 분당 수원 안산 등 인근 지역을 기웃거리며 학부모들은 ‘보낼만한 학교’를 물색하는 웃지 못 할 상황도 빈번히 벌어지고 있다.

지역 내 명문학교 입시에 떨어질 것이 우려돼 아예 다른 지역으로 보내겠다는 속셈이다.

도·농 복합도시인 용인지역은 고교비평준화 지역으로 고교간 양극화현상이 점점 심화 되고 있다. 비평준화로 인해 고교간 서열이 뚜렷해지고 입시과열 현상, 사교육이 날로 성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고교간 양극화는 지역 교육환경 편차도 키우고 있다. 처인구의 한 학부모는 “실력 있는 강사가 있다는 학원도 대부분 수지나 죽전에 몰려있어 방과 후에 아이를 직접 데려다 주고 데려오고 있다”고 했다.

학부모들은 “고교 서열에 따른 차이로 인해 신설학교는 곧 기피학교라는 인식이 생기며 이는 원거리 통학으로 연결돼 많은 아이들이 힘들어 하고 있다”며 “입시과열 현상은 아이들에게 스트레스를 주며 이를 지켜보는 부모들의 마음 또한 아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