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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이 된 가수, 성당에서 캐롤송 '이색포교'

인터뷰/대한불교 조계종 ‘대덕사’ 포교국장 탄명스님

   
▲ 탄명스님

음악에 국경 없듯 종교 갈등도 없어질 것

“어느 날 법고 소리가 좋다고 느꼈습니다. 무조건 마음이 그 소리를 향했습니다. 주위의 지인과 스님 권유도 있었기에 간절히 꿈 꿨던 가수의 길을 접고 부처님께 귀의할 것을 결심했습니다. 절에서 부처님께 예불하고 많은 신도들과 불법을 설교하다 보니 신도가 돌아간 뒤에는 마음의 공허함을 주체할 수 없었습니다. 다시 기타를 잡았습니다.”

기흥구 하갈동 156-11에 위치한 용주사신갈포교당 대한불교조계종 대덕사에서 포교국장직을 수행하고 있는 탄명스님은 승려가수로 유명하다.

신도들이 ‘탄명스님이 있어 신명나는 대덕사’라고 거침없이 말할 정도로 그의 음악사랑은 남다르다. 구입한 기타를 들고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인 자승스님을 찾아가서 사인을 받아 지금도 자랑스레 간직하고 있다.

처음엔 기타로 목탁을 대신하는 탄명스님이었기에 목탁 소리만이 귀에 익었던 일반인에게는 기이한 스님으로 보였고 그가 포교를 위해 포털 카페에 올린 UCC동영상에는 악성 댓글이 과반수를 넘겼다.

   

그는 “북이나 요령, 정, 목탁 등 멜로디가 없는 매개를 이용한 염불은 그 단조로움 때문에 듣는 이가 하품만을 일삼았다”며 “나름 집중도를 증가시킨다는 목적으로 기타를 이용, 팝송이나 듣는 이가 즐거울만한 음악을 접목했다”고 말했다.

처음 악성 댓글이 과반수를 넘긴 UCC동영상도 당시 파격적 일만했던 가수 소찬휘의 Tears였다.

그는 “지금은 스님이 부르는 대중가요나 팝송이 그리 낯설지 않지만 당시에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며 “그만큼 설법을 위해 대중의 눈길을 끌겠다는 그때의 생각은 적중했다”고 말했다.

결국 탄명스님은 국내 불교 역사상 최초로 그 만의 '음성포교’의 장을 열었다.

   
탄명스님은 동국대학교와 법주사 승가대학을 수학한 스님으로 지난해 2월 한국불교사상 최초로 깨달음의 내용을 표현한 ‘선가요’라는 새로운 음악장르로 타이틀곡 ‘선방문고리만잡는구나’를 싱글앨범 1집으로 취입하며 가수협회에 정식 등록됐다.

독경음반도 3집까지 취입했으며 연주암, 대덕사, 용인시 등 각종 산사음악회에 초대돼 독경은 물론 가요, 팝송 등 공연을 펼친다. 특히 조계종 총무원이 주최하는 붓다콘서트에 초대되는 독보적인 승려가수다.
탄명스님의 가장 큰 염원인 종교화합!

   

몇 년 전부터는 성당에서 주최하는 음악회나 크리스마스때에도 초대 받아 노래를 불렀으며 지난해 12월 크리스마스이브 때는 용인의 상하 성 모세성당에 초대를 받아 캐롤을 불러 신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앵콜 곡인 다이아나를 부를 때는 종교화합이 한 걸음 앞으로 다가온 느낌일 정도였다.

탄명스님의 성당에서의 팝송 공연은 한국불교 1700년 역사상 처음 시도된 일이었다.

현재 기흥구 하갈동 대덕사에 적을 두고 있는 그는 대덕사 법당에서 49재나 천도재를 봉행할 때도 생전에 망자가 좋아한 노래를 불러 가족들의 심금을 울리는 음성공양을 하고 있으며 법당에서 망자가 좋아했던 노래를 신청 받아 불러주는 일 또한 한국불교사상 최초의 일이다.

천도재 노래할 때 있었던 에피소드로는 어떤 망자가 평소 일본 노래를 좋아했다며 음성공양을 원했을 때 악보 구하기가 힘들어 음악을 들으며 코드를 만들어 노래를 불러줬다는 일화는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매월 셋째 주 수요일 수원구치소에서 펼치는 재소자를 위한 법문 때도 법문 사이사이에 기타를 매고 노래한다.

때로는 신나는 노래에 박수를 치며 다 같이 노래하지만 슬픈 노래에는 제각기 있는 사연으로 눈물을 찍어내곤 한다.

재소자들에게 불법의 향기를 심어주고 기존의 법문과 다른 음악으로 색다른 감성에 젖게 하며 재소자들을 교화하는 그는 매년 분기별로 용인 명지대 근처 한 라이브카페에서 기타연주와 함께 노래를 들을 수 있는 탄사모 펜클럽 미팅을 하고 있다.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의 곁으로 다가가 음악으로 포교하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몸으로 실천, 수행하는 것이다.

스타킹, SBS스페셜 등 이미 방송 3사에서 유명인이 된 탄명스님은 지난 5일 굿모닝 대한민국(탄명스님편)에도 방송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