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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첨단 설비 · 농심 결정체 '명품포도' 주렁주렁

푸른농원

눈과 입이 동시에 만족하는 포도
GAP인증으로 소비자에 신뢰까지

   
“7년 전, 포도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흙을 사랑하는 막연한 믿음으로 포도농장을 시작했습니다. 흙은 거짓말을 안 한다는 주위 어른들의 이야기를 믿고 막상 농장을 시작했지만 포도에 대해 알아야 할 의무가 생겼습니다. 명품 포도산지라 일컬어지는 송산, 대부도, 서신을 비롯해 안성까지 다니며 노하우를 보고 배우기 위해 발품을 팔기 시작했습니다. 최선을 다한 결과 지금은 저희 ‘푸른농원’ 포도를 명품이라 자부할 수 있게 됐습니다.”

   
▲ 원두막
처인구 백암면 용천리 196번지, 백암에서 안성 쪽으로 325번 지방도를 따라 가다보면 장평 못미처 선영주유소(곡율)란 정류소 표지판이 눈에 보이고 ‘푸른농장, GAP인증포도, 포도즙, 농장직판’ 등 입간판이 눈에 띈다.

외지에서 생활하던 정기헌 대표는 고향 백암을 찾은 뒤 건설업 분야에서 20년여를 종사하다 명품 포도농장을 꿈꾸며 이곳 약 5000여㎡를 일궈 ‘푸른농원’이라 이름 붙였다.

   
▲ 농장-1
명성이 자자한 명품 포도는 아무렇게나 이름 붙여지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농장주의 노하우와 피나는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일반 포도농가와는 눈에 띄게 다른 농장을 찾아서 농장 관리하는 법을 배우고 연구하기 시작했다.
지형적 요인인지 지역적 특성인지 거센 바람으로 인해 웬만한 비닐하우스는 견디질 못한다는 것을 느끼고 우선 환경에 버틸 수 있는 하우스 짓기에 나섰다.

   
▲ 농장-2
포도넝쿨 높이는 1m 30㎝였지만 하우스 높이는 2m 50㎝ 규모로 준비하고 레미콘과 손수레를 이용, 50㎝ 정도 깊이의 구덩이마다 시멘트를 붓고 하우스파이프를 고정시켰다.

농장 주변에는 차광막을 설치하니 바람과 볕을 조절할 수 있을 정도의 준비가 끝났다.
이제 포도나무에 원활한 물 공급이 필요했다. 겉보기와는 다르게 무지막지하게 뻗은 뿌리까지 충분히 공급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장치가 필요했다.

백방으로 찾아다닌 발품 덕에 가장 적절한 방법을 발견했고 가지를 고정하는 클립 등 부속품과 5톤 용량 물탱크 3대, 100m 깊이의 지하 암반수를 끌어 올릴 수 있는 모터, 각 하우스마다 적절한양의 물을 공급할 수 있는 장치 등 무척 과학적인 포도농장으로 탄생했다.
하우스 내 포도 뿌리에는 정 대표만의 방법으로 물을 점적, 그의 기발한 발상에 포도농장을 찾는 이들은 하나같이 혀를 내두를 정도다.

정 대표는 “처음엔 포도농장이 너무 거창하다고 주위에 입소문도 돌았지만 오히려 첫 투자로 장기간 재투자를 줄이니 농장 운영에는 훨씬 이득”이라며 “투자를 아끼면 결국 중간에 보수비용이 더 많이 발생하므로 실제로는 아끼는 것이 아닌 결과를 초래해 10년 후를 생각하며 투자했다”고 말했다.식구들의 도움을 받긴 했지만 거의 두 부부가 농장을 운영함에도 손이 딸리지 않을 정도로 가능한 이유는 적재적소에 과학의 힘이 있었기 때문이다.

   
▲ 눈비센서
하우스 내 적절한 온도 유지를 위해 자동 개폐시설을 갖췄다.
하우스 지붕에 온도센서를 장착, 섭씨30도를 기준으로 높으면 열리고 낮으면 닫히는 등 내부 온도에 따라 지붕이 열리고 닫히니 일일이 사람 손을 빌리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눈, 비가 내리면 달려와서 직접 지붕을 관리해야하는 번거로움도 이를 감지하는 센서를 부착함으로써 인력낭비를 줄일 수 있었다.

정 대표가 이렇듯 포도농장에 대해 노력과 투자를 아끼지 않고 일일이 손을 거치지 않아도 되는 과학적 시설로 아낀 인력만큼 틈틈이 포도의 고품질화를 위해 공부하는 모습을 보이자 주위에서 도움의 시선을 주기 시작했다.
용인시농업기술센터의 도움으로 꽃매미의 침입을 막아주는 방충망을 설치했다. 설치된 방충망은 단지 꽃매미 차단에만 그치지 않았고 파리나 모기 등 해충의 침입까지 철저히 차단했다. 꼼꼼한 정 대표의 성격 덕분에 1석으로 여러 가지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 온도센서
백암농협에서는 획기적인 아이디어 상품으로 정성과 맛이 최고인 정대표의 포도에 포장 아이디어를 제공해 획기적인 아이디어 상품으로 시중에 선보여 포도판매 매출성장을 도왔다. 기존에는 재배 당시 포도에 씌운 횐 봉지 그대로 사용하며 판매까지 이어졌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봉지를 벗겼을 때 운이 좋으면 싱싱한 포도를 만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운을 탓하기도 했다.
이번에 백암농협에서 아이디어 상품으로 내놓은 비닐포장은 소비자가 포장지 안의 포도를 직접 보고 고를 수 있도록 배려했다. 물론 상품에 자신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요즘은 눈으로 먼저 먹고 다음에 입으로 먹는 세상이 됐다는 백암농협 윤기현 조합장은 “포도의 경우 최선을 다했기에 가장 좋은 상품을 생산하고도 판로개척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를 생각했다”며 “흰 봉지를 비닐봉지로 바꿔 씌우는 작업이 필요해 약간은 번거롭지만 포도품질에 자신이 있는 만큼 소비자가 직접 포도를 보고 고를 수 있기 때문에 매출 신장에 기여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농가들의 다른 생산품에도 이런 아이디어를 접목해 100의 가치를 스스로 50으로 깎는 폐해를 줄여 판로 개척에 일한만큼의 도움을 줄 것”이라며 “대형 공판장에서나 소비자들로부터도 좋은 생산품이란 인식이 각인될 때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포도나무의 밑거름은 우분에 다른 물질을 섞어 적당히 발효시킨 뒤 사용한다. 주위 한우농가들에서 우분을 대주는 등 도움을 주기 때문에 가능하다.

정 대표는 “혼자서는 엄두를 내기 어려웠으나 주위의 도움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이젠 포도품질을 인정받아 직접 농장을 찾는 손님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입소문을 듣고 지나던 차량이 속속 푸른농원 주차장으로 들어온다. 대로 옆이기 때문에 방문이 쉬운 점도 매출증대에 한몫했다. 수지구청, 기흥구청, 청소년수련원 등 직거래장터에서도 인기다.

물건이 좋다는 소문이 빠르게 전파되면서 주문 물량을 준비하기가 버거울 정도다. 신갈동, 시청, 유림동 등 각 부녀회에서도 주문이 쇄도하지만 포도 물량이 딸릴 때는 배달을 포기하는 일도 생겼다.
당도는 최대 18브릭스까지 나온다. 보통 16브릭스 이상을 유지하기 때문에 한 번 맛을 본 소비자는 푸른농원을 잊을 수 없다.

   
▲ 입간판
소비자의 요청이 있어 포도즙도 판매한다. 높은 당도와 GAP인증까지 받은 푸른농장 포도로 만들어진 포도즙 역시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
반영구적인 시설과 주위 도움, 맛을 본 손님들의 밝은 표정… 삶이 즐거운 올해 67세의 정기헌 대표는 앞으로도 욕심 부리지 않고 일한 만큼의 혜택을 누리며 힘이 다할 때까지 푸른농원을 이끌어 세계 최고의 포도농장이란 명예를 누려볼 푸른꿈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