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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김상곤 교육감님! 과연 누굴 위한 고교평준화입니까?

김종경의용인이야기

용인시 고교평준화가 2015년부터 도입 예정이지만 과연 누굴 위한 고교평준화인지 다시 묻지 않을 수 없다. 도농복합시인 용인지역 교육환경은 양극화 현상이 심각하다. 일례로 용인외고에 30%지역 할당 제도가 있지만 처인구 지역 학교에서는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기 만큼 어렵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고교평준화는 달콤한 유혹이 될 수도 있다.

그런데 냉정하게 들여다보면 처인구 지역 학생들을 두 번 죽일 수도 있는 제도다. 이미 경제력과 정보가 있는 학부모들은 도시지역으로 이사를 갔거나 준비 중이다. 처인구는 지금도 도시지역에 비해 교육 여건이 극도로 열악하다. 통학 여건은 말할 것도 없고, 학교시설 문제와 학업 분위기 등 상대적 박탈감이 크며 도시지역과의 학력격차 또한 크다. 고교평준화는 근본적으로 이런 문제점들을 해결한 후 실시돼야 한다. 그렇지만 현재 고교평준화는 처인구 지역의 현실적 괴리감을 그대로 둔 채 추진되고 있다.

학부모들은 교육 혁신을 부르짖는 김상곤 교육감이 왜 이토록 무리하게 용인시 고교평준화 도입을 서두르는지 그 저의를 의심하고 있다. 학부모들도 고교평준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도입 시기와 교육 환경에는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특히 2015년부터 현재 처인구의 중학교 2학년생들부터 고교평준화를 실시할 경우 일반계고 기준으로 1000여명의 학생들이 갈 곳이 없다. 고등학교가 3개 이상 부족한 상황에서 평준화 도입을 강행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 아닐 수 없다.

고교평준화는 지난 2009년부터 수지구와 기흥구 학부모들이 먼저 강력하게 요구했던 사항이다. 하지만 면적이 가장 넓은 농촌지역의 처인구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고교평준화를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당시 경기도교육청조차 아파트 밀집형 도시지역에서 만들어진 ‘용인시 고교평준화를 위한 학부모 모임’의 요구에 대해 공식 답변(2009년7월23일)으로 “고교평준화는 지리적 특성, 통학 여건, 고교별 다양한 여건 등을 고려하여 판단합니다. 용인시(수지구, 기흥구, 처인구)는 도시와 농촌이 혼재된 도농복합도시로서 지역이 광대하여 지역 간 대중교통노선이 원활하지 못하고 학교별 여건의 격차가 심하여 현재 용인시 지역 고교평준화 계획이 없습니다”라고 분명하게 부정적인 견해를 밝힌바 있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현재까지 도교육청이 지적했던 문제점들은 전혀 개선 된 게 없다. 그럼에도 언제 그랬냐는 듯 2015년 고교평준화 시행을 위한 관련 조례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상태다. 이들이 명분으로 삼고 있는 것은 설문조사 결과 과반인 71%가 찬성했다는 것. 그런데 여론조사 질문지를 보면 소가 웃을 일이다. 근본적인 문제점은 아예 감춰놓고, 좋은 이야기만 써놓고 민주주의 형식을 흉내낸 책임회피성 조사를 했기 때문이다. 지역을 잘 모르는 학부모라면 누구라도 현혹되어 찬성했을 게 뻔하다. 또한 지역별 설명회 역시 눈 가리고 아웅 식이었음이 벌써 숱하게 확인되고 있다. 당장 시급한 고교 신설문제만 보더라도 원칙도 없이 이랬다저랬다 갈팡질팡하고 있다.

현 상황에서 정답은 하나다. 도교육청은 처인구 지역에 최소 2개 고교 이상 먼저 신축하고, 도시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교육환경부터 개선 한후 고교평준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김상곤 교육감 역시 진정한 교육혁신을 바란다면 정치적 치적을 위해 당장 배고프고 병들어 죽을 사람에게 화려한 옷부터 입히는 우를 범하지 말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