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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글로벌 리더의 조건

<김종경의 용인이야기>

최근 영화 ‘변호인’이 개봉 33일 만에 역대 10번째, 한국 영화로는 9번째로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화제였다. 이 영화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1981년 발생한 부림사건을 소재로 했다는 점에서 더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영화 ‘변호인’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역을 맡은 배우 송강호와 고문 경감역의 곽도원 등의 탁월한 연기력이 없었다면, 이 만큼 흥행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할 만큼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에도 큰 찬사가 쏟아졌다.

영화사가 제공한 줄거리를 보면 ‘1980년대 초 부산. 빽 없고, 돈 없고, 가방끈도 짧은 세무 변호사 송우석(송강호). 부동산 등기부터 세금 자문까지 남들이 뭐라든 탁월한 사업수완으로 승승장구하며 부산에서 제일 잘나가고 돈 잘 버는 변호사로 이름을 날린다……(이하 생략)’ 는 식으로 시작된다. 한마디로 속물 내지, 이류 변호사가 인권변호사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그런데, 훗날 실제 대통령 자리까지 올라갔으니 영화 소재로도 충분한 입지전적인 인물임에 틀림없다.

헌데 유치한 것은 정치권에서 영화 속 내용을 트집 잡아 정치 선동 영화로 폄훼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예상 못한바 아니지만, 쓸데없는 말장난은 그만했으면 좋겠다. 정치 성향이나 노선이 다르다고 해서 모처럼 국민들의 가슴을 시원하고 따듯하게 덥혀준 영화를 폄훼하는 것은 1000만이 넘는 관객들을, 아니 국민을 무시하고 모독하는 작태이기 때문이다.

기자는 이 영화를 보면서 공교롭게도 미국 대통령을 다룬 영화 ‘링컨’을 떠올렸다. 이류 변호사 출신이면서 훗날 미국 국민들에게 가장 존경받는 대통령이 바로 아브라함 링컨 아닌가. 스티븐 스필버그가 감독을 맡았던 영화 ‘링컨’ 은 국내에서 변호인보다 몇 달 앞선 지난 해 3월 개봉했지만, 크게 흥행하진 못했다. 물론 공감대가 떨어져서 그렇지, 작품성만을 놓고 볼 때는 링컨도 좋은 영화임에 틀림없다.

중요한 것은 영화 속 두 대통령이 현실에서는 모두 이류 변호사에 불과했지만, 훗날 역사가 기억하는 대통령으로 남았다는 점이다. 링컨 대통령에 대해서는 당시 국회의원 당선자였던 제임스 가필드가 “일리노이의 이류 변호사가 미래의 모든 세대가 기억할 만한 말을 하는 신의 도구로 쓰이다니, 이는 세계 역사상 가장 뜻밖의 사건”이라고 말했다. 당시 링컨은 지방에서 하찮은 사건만 맡아 수임료도 변변치 않은 별 볼일 없는 변호사였다. 그런데 훗날 미합중국의 대통령이 되어 ‘노예해방선언’을 공표했고, 그로부터 140여 년이 지난 후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탄생했다.

시대와 국가는 다르지만 이 두 대통령에겐 남들과 다른 ‘글로벌 리더의 덕목’이 있었던 것 같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창이 말한 ‘글로벌 리더’의 조건을 보자. 비교하면 할수록 비슷한 점이 많아 보인다.

글로벌 리더의 상징인 반 총장은 무엇보다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지혜를 얻는 사람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는 사람 △공공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 △환경에 관심을 갖는 사람 △ ‘모두가 하나’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을 글로벌 리더’로 본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리더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부터 명심해야 할 덕목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