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8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김종경의 용인이야기>

용인의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다양한 문화유산들을 연계해 만든 ‘용인너울길’이 조성된 지 불과 1년도 안되어 사장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그것도 시 관광과에서 주관하고 민관합동추진위원회에서 선정한 ‘용인너울길’을 시 스스로 폐기처분시켰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시는 지난 해 자체적인 조직개편을 하면서 용인너울길 업무를 관광과에서 산림과로 이관시켰다고 한다.

어떤 의도로 관광과에서 맡았던 업무를 산림과로 이관시켰는지 내막은 잘 모르겠지만 용인너울길을 처음 기획, 추진했던 사람으로서 도저히 납득이 가질 않는다. 필자는 용인신문 발행인으로 당초 김학규 용인시장을 만나 ‘용인너울길’ 조성을 제안한 바 있다. 그 결과, 시 관광과에서 업무를 맡았고, 관계 공무원들과 각계 전문가들이 포함된 민관추진위원회까지 구성되기에 이르렀다. 위원회는 수차례에 걸친 회의와 현장 답사 등을 통해 총 6개 코스를 선정해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위원회는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용인너울길을 용인의 대표적인 문화콘텐츠로 홍보하고, 발전시켜나가야 한다는데 뜻을 모았다,

시와 위원회는 용인너울길 코스를 신중하고 어렵게 선정한 후 많은 예산을 들여 안내판 및 이정표를 설치했다. 계단을 비롯한 휴게시설 등 등산로 정비까지 끝내놓은 상태다. 그런데 당초 취지와는 다르게 갑작스럽게 담당부서를 산림과로 바꿔놓고, 단순 등산로 정비 외에는 부대사업이 한 개도 없다니 한심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용인너울길은 처음 만들 때부터 관계 공무원들에게 사업취지와 방향을 설명했다. 이 명품 도보길의 이름은 시민공모까지 했다. 어쨌든 총 6개 코스를 개발했고, 언론을 통해 시민들에게 대대적으로 홍보가 됐다. 물론 지금은 시가 의도적으로 홍보를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용인너울길은 당초 용인신문사가 창간20주년 기념사업으로 사단법인을 목표로 추진했던 사업이다. 그런데 당시 용인시가 정부예산으로 명품 도보길을 수지구에 조성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 사업을 확대 추진하기 위해 민관추진위원회를 만들게 된 것이다.

민관위원회를 만든 배경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사유지를 경유할 수밖에 없는 너울길의 특성상 관이 주도할 경우 토지보상 문제 등이 대두될 것을 우려해 당시 추진위원이었던 필자가 민관위원회를 제안했던 것이다.

제주올레처럼 사단법인을 만들어 운영할 경우 지자체 예산이 들어갈 이유도 없고, 자연환경 역시 크게 훼손될 염려가 없다. 그런데 시는 함께했던 추진위원들에게는 어떤 의견도 구한바 없고, 물론 통보도 하지 않았다. 단지 담당과가 다른 과로 통폐합되었기 때문에 사업까지 없애려 했던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자고로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했다. 아름다운 자연환경이나 문화유산이 아무리 많다고 한들 적극 활용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웰빙 열풍에 발맞춰 일반 등산로처럼 힘들이지 않고, 문화유산과 함께 할 수 있는 명품도보길의 취지가 무색해져서는 안된다. 이제라도 당초의 목적대로 다시 관리, 운영하길 바란다.

용인너울길은 예산 없이도 활성화시킬 방법이 많다. 생각없는 공무원들이 예산타령하는 법이다. 아이디어가 없다면 구하라. 자랑스런 자원을 통해 용인의 브랜드 가치 상승은 물론 경제활성화도 가져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