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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신갈야간학교

공부를 갈망하는 이들에게 32년간'배움의 등불'

   
▲ 교장 윤명호
“지난 1982년 신갈초등학교에서 3학급을 빌려 중·고교 검정고시반 2학급을 편성, 초대 최명호 교장과 10여명의 신갈·구성·어정지역 대학생이 단합해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1987년 신갈리 70-10을 거쳐 2008년 신갈동 1번지 현재의 위치로 교사를 이전하며 학생들과 보람을 키운 것이 어느새 32년이란 세월이 흘렀습니다. 이제 학생들에게 내 건물, 내 학교에서 배운다는 희망을 주고 싶습니다.”

초창기 대학생 교사였던 윤명호 교장이 지난날을 회상하며 아직 이루지 못한 희망이 무척 아쉽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수학했던 학생들을 떠올리고는 큰 보람이었다고 말했다.

   
▲ 2014년 졸업
아직 농촌이었고 풍족하지 못했던 사회적 배경으로, 취업전선에 나와야만 했던 배움이 고픈 청소년들에게 무료로 배움을 전했고 가르치는 또래의 학생들에게 선생님이란 호칭으로 존경을 표시했던 초창기였다.

지금은 부모님 나이의 학생들이 한글을 깨우치고 초등학력을 인정받는가 하면 결혼이주여성들이 한국어를 배우며 이주한 대한민국에 적응한다는 목적으로 교육받고 있다.

32주년을 맞는 동안 수학한 학생이 3000여명이 됐다.

지난 2012년 경기도용인교육지원청 지정 초등학력인정 문자해독교육기관으로 선정됐고 같은 해 성인문해교육지원사업 지역거점기관으로 선정됨에 따라 2013년 16명, 2014년 14명의 학생이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성과를 거뒀다.

   
▲ 학생글-1
현재 초등학교 초·중·고급반과 중학 반, 한국어 반을 비롯해 고입·고졸 검시반 등 총 10학급을 운영하고 있으며 결혼이주여성을 포함해 49세~86세까지 130여명이 수학하고 있다.

교사는 30여 명으로 뜻있는 대학생을 비롯해 전직 교사들과 초등학교 방과 후 수업을 교육하는 주부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윤명호 교장은 “초창기 교육했던 10여명이 ‘사우회’라는 이름으로 계속 관계를 유지하며 만나고 있다”며 “가끔씩 신갈야간학교 현역 교사들에게 경험을 말해주며 조언으로 돕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작은 정성들이 모여서 학교를 지탱하고 있다”며 “봉사하던 대학생이 취직 등 이유로 떠날 때면 아쉬움이 크지만 항상 대기업 취직 등 기쁜 소식을 전하고 떠난다”고 말했다.

   
▲ 학생글-2
한글을 몰라서 은행, 버스 등 사회생활에 제약을 받았던 학생들이 얼마 후에는 세상이 열린 것 같다며 시까지 지을 정도로 발전하는 모습은 신갈야간학교 교사들이 느끼는 전율이다.

그들의 시에는 지난 세월과 배움으로써의 경이가 그대로 녹아 있으며 그들의 가슴 속에 신갈야간학교는 영원히 남아있는 고마움이다.

   
▲ 학생글-3
윤 교장은 “어떤 상황에서도 시대가 필요로 하는 사회교육은 이루어져야할 것”이라며 “학교 소유의 안정된 터가 있다면 교육에 봉사하는 교사들이 더욱 자부심과 보람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