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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당선자와 낙선자에게 축하와 위로를

<김종경의 용인이야기>

지역주의보다는 세대별 투표 경향을 보인 6·4 지방선거 결과가 사실상 여야 ‘무승부’로 끝났다. 세월호 정국임을 감안하면 여야 지도부 모두 리더십에 큰 타격을 입은 것이나 다름없어 보인다. 선거 막판엔 정권 심판론까지 제기됐으나 국민들은 한쪽의 쏠림보다는 여야 모두에게 당근과 채찍을 함께 준 것이다.

이번 선거는 특히 지난달 30일과 31일, 이틀 동안 사전투표까지 실시했다. 지방선거 투표일이 3일이었던 된 셈이다. 사전투표율이 11.49%나 되면서 전체 투표율이 60%가 넘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최종 집계는56.8%에 그쳤다. 사전투표를 한 사람들이 기존에도 투표 참여율이 높았던 적극 투표층이어서, 투표율을 높이기보다는 투표를 분산시키는 효과에 그쳤다는 분석이다.

선거결과를 보면, 용인시의 경우 시장은 새누리당 정찬민 후보가 당선됐다. 그러나 시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당선자가 새누리당보다 1명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새정치민주연합 의석수가 1개 더 많은 것으로, 이는 절묘한 견제의 균형미가 아닐 수 없다.

용인시장 선거를 보면 언론인 출신의 새누리당 정찬민 후보가 시민단체와 진보진영에서 적극 추천했던 새정치민주연합의 양해경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또한 낙천한 현직 시장이 세번째 무소속 출마를 강행했지만 모두 턱없는 지지율로 패배하고 말았다. 이로 인해 용인시장은 현직이 재공천 받기도 쉽지 않고, 무소속 출마 역시 어렵다는 것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반면, 여성이 정당 공천을 받아 용인시장후보에 출마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형식과 결과는 미약했으나 시민후보 추대를 시도했다는 것 또한 괄목할 만한 일이다. 이는 여성후보들이 제도권으로 대거 진입하는데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 총 27명중의 시의원 당선자 중 여성이 무려10(비례3명 포함)명으로 37%다. 경기도의회 역시 조양민 의원에 이어 처음 2명의 여성후보가 당선됐다. 이 또한 적지 않은 성과다.

이번 선거를 되돌아보면 새누리당은 막판에 “대통령의 눈물을 닦아 달라”며 ‘박근혜 마케팅’에 기대어 대반격에 나섰고, 새정치민주연합은 가까스로 보수진영의 반격을 방어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그럼에도 유권자들은 특정 정당 후보만을 편식해서 찍지 않고, 보수와 진보를 넘나들며 투표했다. 또한 남녀를 차별하지 않았다. 시·도지사와 기초자치단체장도 서로 다른 당을 골라 찍었다. 대신 교육감만큼은 많은 유권자들이 진보 인사들에게 표를 몰아준 형국이다. 예측불허의 선거전이었음을 반증한 결과다.

안타까운 것은 지방자치에 대한 불신과 무관심으로 일관한 무투표층이다. 다행히 투표율이 절반은 넘었지만, 민의를 대변하는 지방자치를 위해서라도 대선 투표율인 70~80%대 수준은 됐어야 한다. 낮은 투표율의 책임 역시 기존 정치권과 지방자치 책임자들에게 있겠지만 말이다.

이제 새로운 당선자들은 7월부터 자리를 바꿔 활동하게 된다. 지방자치는 풀뿌리 민주주의라는 대의명분하에 실시돼야 한다. 당선자들은 잠시 시민들로부터 해당 지자체의 살림살이를 이끌고, 견제·감시하는 권한을 위임 받는 것이다. 혹시라도 단체장이나 시·도의원 당선자들이 공명심에 사로잡혀 뱃지를 ‘완장’으로 생각해선 안된다는 우려와 당부를 하고 싶다. 그동안 힘든 선거운동을 통해 입성한 당선자들에게는 축하를, 함께 선의의 경쟁을 펼치면서 지방자치를 꽃피운 낙선자들에게는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