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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학습권 침탈한 ‘고교평준화’ 대책 없나?

<김종경의 용인이야기>

<김종경의 용인이야기>

학습권 침탈한 ‘고교평준화’ 대책 없나?

학교를 코앞에 두고도, 원거리의 다른 학교로 가야만 하는 용인지역 예비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 그 수가 무려 170여명에 이른다.

그나마 성적이 안돼서 일찌감치 타 지역으로 떠나간 학생들의 숫자까지 합친다면 더 많다.
그럼에도 교육청 측은 구체적인 통계자료를 내놓지 않고 있어 확인조차 쉽지 않다.
올해부터 실시된 용인고교평준화는 사실상 실패했다. 신입생 배정 결과에 대한 학부모들이 불만이 이만저만 아니다. 주요 민원은 원거리 통학문제다. 교육청 측은 1지망 배정 비율이 82.28%이니까 10명중 8명이 원하는 학교에 진학했다고 자랑한다. 반면 끝지망 배정 비율은 0.90%(667명)로 지난해 0.98%(640명)와 비슷하다고…. 문제는 끝지망 비율만 놓고 볼 때 학군별 편차가 너무 크다는데 있다.

용인 학군의 경우 끝지망 배정비율 (2.00%)과 배정인원(168명)이 가장 많다. 전체 면적이 서울시 면적의 98%, 인근 수원시 면적보다는 무려 5배 이상 넓은 지역이 용인시이다 보니 통학거리는 멀어질 수밖에 없
는 상황이다.

고교평준화 시작부터 처인구의 경우 학교수가 부족해서 원거리 통학사태를 예상했었지만 기흥구는 예상 밖의 결과가 나타나면서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더 큰 충격을 받았다.
이들은 교육청에 재배정 등 근본적인 요구를 했지만 교육청 측의 입장은 요지부동이다. 전체를 위해서 일부 학생들이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는 등 복걸복의 논리를 들이대거나 정 힘들면 이사가는 수밖에 없다는 식의 무대책 논리다.

경기도교육청은 당초 ‘용인지역 고교평준화 실시 여부에 관한 여론조사’ 설문지에 △학교 간 교육격차 해소 계획 △비선호학교 해소계획 등을 밝히면서 고교평준화 6개월 전까지는 경전철과 대중교통노선 등을 이용해 통학여건 개선을 용인시와 공동 노력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물론 이젠 용인시의 몫으로만
돌리고 있지만…. 게다가 비선호학교 해소 계획은 현실성이 전혀 없는 뜬 구름 잡는 계획뿐이었다. 결국 고교평준화 도입을 위해 학부모들을 속인 것이나 마찬가지다. 아울러 5지망 안에서 배정이 끝날 것이라고 장담했지만 12지망을 넘었다. 그럼에도 교육청 측은 나몰라라 식의 뒷짐만 지고 있다.

용인학군의 사례를 보면 기흥구 서천고와 처인구 삼계고 배정에 불만이 가장 많다.
처인구 원삼면과 김량장동에서 기흥구 서천고로 배정 받은 학생들의 경우 통학 시간이 짧게는 1시간30분에서 3시간까지 걸린다. 결국 하루에 3~5시간을 길거리에서 낭비해야 한다. 같은 기흥구에서도 서천고로
배정받은 구성중 학부모들은 날벼락을 맞은 것이나 다름없다. 집 앞 학교를 두고 1시간 넘게 다른 학교까지 가야하니, 무대책으로 일관하는 교육청 입장에 분통을 터뜨릴 수밖에 없다. 처인구 백암·원삼면 등에서도 포곡 삼계고 배정을 받은 학생들이 있다. 수지구 역시 현암고로 배정받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배정 소식을 듣고 울음을 터뜨린 학생들이 많았던 이유다. 교육청은 당초 선지망 내에서 배정이가능할 것이라고 학부모들을 설득했지만 끝지망까지 배정됐다. 고교평준화 도입을위한 찬반 여론조사에서도 온갖 사탕발림으로 찬성을 이끌어냈던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피해 학생들이 아무리 소수라 해도, 어린학생들이 학습권을 차단하는 교육당국의 안일함을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물리적 거리를 근본적으로는 해결하긴 힘들 것이다. 그렇다면 재배정을 하던지, 아니면 통학거리가 먼학생들부터 임시 기숙사라도 마련해서 학습권을 지켜주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