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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정찬민 시장과 세계 최초 ‘태교도시’

<김종경의 용인이야기>

<김종경의 용인이야기>

정찬민 시장과 세계 최초 ‘태교도시’

정찬민 시장 취임 후 용인시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를 꼽는다면 ‘태교’일 것이다. 처음엔 뜬금없이 웬 태교냐며 의아해하던 사람들도 많았다. 일부 시의원과 지역언론까지 색안경을 낀 채 합세해 반발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태교가 아직까지는 낯선 콘텐츠라는 뜻이다.

고집스러워 보일 정도로 태교에 집착해온 정시장은 한술 더 떠서 용인시를 ‘태교도시’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오는 8월에는 용인시를 ‘태교도시’로 선포하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용인시는 세계 최초의 태교도시가 된다. 정 시장은 태교 때문에 밤잠까지 설친다고 말했다.

뒤늦게 2세를 볼 것도 아니니 분명 태교에 미쳤다고 밖에 볼 수 없다. 그런 영향 탓일까. 공무원들도 자체적으로 태교 학습연구동아리를 6개 팀이나 만들었다고 한다. 뭔가 사단이 나긴 날 모양이다. 며칠 전엔 태교도시 조성을 위한 직원 워크숍이 열렸다. 내부 워크숍이라는 말에 궁금증이 생겨 현장 취재를 갔을 땐 정 시장이 마이크를 잡고 있었다. 그는 공무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 후 즉답하거나 피드백을 약속하는 등 분위기가 진지해 보였다.

이날 참석자 50여명은 모두 태교도시 조성을 위해 동아리 활동을 해온 공무원들이었다. 놀라울 만큼 다양한 아이디어와 질의가 쏟아졌다. 대부분 중하위직임에도 시장과 격의 없는 토론을 했다. 예산 문제가 첨예하게 거론되긴 했지만, 향후 용인시 재정 완화와 태교에 대한 대내외 관심도를 비춰볼 때 문제없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아울러 전문가들을 초청, 태교도시 도시브랜드화를 비롯해 이사주당과 태교신기에 대한 특강이 있었다. 분위기는 시종일관 진지했다. 기자가 용인시청 출입 22년 만에 이 같은 분위기는 처음 느꼈다. 중차대한 프로젝트가 생길 때 마다 외부 용역에 의존해 비판을 받아 왔던 관성을 벗어난 탓일까. 아니면 외부 용역
과 별개로 공직자들이 자발적으로 학습하고 연구하는 분위기 때문일까. 이제 용인시는 진정한 ‘태교도시’로 재탄생해 ‘사거용인’을 비롯한 ‘난개발’과 ‘재정난’ ‘비리와 부정부패’의 이미지에서 탈출해야 한다. 아울러 ‘태교’가 용인의 대표적인 인문학 문화콘텐츠로 발전, 관광산업으로까지 확대 되어야 한다.

분명한 사실은 저출산 시대인지라 아이들을 한 둘밖에 낳지 않아 태교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미 보험업계에서 ‘태아보험’이 불티나게 팔리는 현실을 감안하면, 용인시가 ‘태교도시’로 거듭나는 것도 시간문제임에 틀림없다.

태교도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찬민 시장이 초심과 합리적 비전을 담은 열정을 임기 말까지 잃지 말아야 한다. 임기 내에 용인시를 ‘태교도시’ 브랜드화에 성공시킬 수만 있다면 용인시의 미래 자산을 담보할 수 있다. 공직자들 역시 용인의 100년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태교도시’ 조성에 앞장서야 함은 물론이다.

태교는 현대 사회에서 인간성을 회복하고 사회 병리를 치유할 수 있는 소중한 문화콘텐츠다. 용인시가 태교도시를 추진할 수 있는 명분은 조선시대 용인 출신 여성실학자 이사주당(李師朱堂 1739∼1821)이 저술한 ‘태교신기(胎敎新記)’가 있기 때문이다.

용인시는 앞으로 태교신기를 ‘세계문화유산’에 등록하는 것은 물론 ‘태아헌장’과 ‘태아의 날’ 제정 등을 통해 태교의 종주국이자 종주도시로서의 자긍심을 갖춰야 한다. 더 이상 죽어서 묻히는 ‘사거용인’ 이미지가 아닌 ‘생명 탄생의 도시’ 이미지로, 요람에서 무덤까지 ‘사람들의 용인’으로 거듭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