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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배려서당(훈장 이석수)

지리산 청학동서 양지 은이계곡으로…

   
▲ 훈장 이석수
한국의 예와 효 배움터… 자연속에서 호연지기

지리산 청학동에서 ‘선비서당’을 운영하며 한국의 청소년들에게 종교와는 별개로 한국의 예를 중심으로 생활을 지도했던 이석수 훈장이 약 8년 전 이곳 양지면 남곡리 은이골 계곡에서 ‘배려서당’이란 이름으로 10명의 학동을 이끌고 있다.

청학동을 떠난 것은 이유가 있다. 서울 노원구에서 자식을 청학동으로 유학 보냈던 학부모가 지리적으로 청학동이 너무 멀다며 수도권으로 와 줄 것을 간곡히 부탁했기 때문이다.

이석수 훈장은 “부탁도 있고, 내 자식도 도심으로 보낼 때가 됐다는 생각에 용인의 지인에게 장소를 의뢰하니 이곳을 권유했다”며 “몇 군데 다녀봤지만 탐탁지 않아 결정을 미루고 있던 차에 청학동과 거의 비슷한 이곳을 권유받고는 바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계곡 길을 걸어 약 2km 남짓이면 와우정사를 볼 수 있고 약 8km 남짓이면 안성 미리내성지가 보인다. 은이성지와 미리내성지는 김대건 신부의 발자취에 직결되는 곳들이다.
외지인이 왔지만 관심 밖이었던 마을 어르신들이 어느 순간부터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배려서당은 대로에서 약 3km쯤 산속으로 들어와야 한다. 배려서당을 지나면 더 깊은 산속에는 가구가 없다. 큰 길에서 배려서당까지 오려면 약 120가구 정도가 있다.

이 훈장은 “유교사상에 입각한 효, 경로, 선비사상 등 우리나라 전통 덕목을 강조하다보니 마을을 통해 서당까지 오가는 이곳 학동들의 예의바름이 마을 어르신들의 궁금증을 유발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찾아오신 마을 어른들이 서당을 궁금해 하며 ‘이장을 맡아달라고 반 강제적으로 떠맡겨 이장 직을 맡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남곡3리 이장을 맡고 마을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한편 학동 10명에게 가르침을 사사하고 있기에 개인적으로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다. 더구나 학동 10명은 서울, 부산, 대구, 광주, 인천 등 전국각지에서 왔다. 용인에는 아직 학동이 없지만 전국에서 온 10명의 학동이 이곳에 주소를 갖고 근처 초, 중, 고등학교에 다니며 숙식하고 있다.

   
서당 곳곳의 200여 가지 화초와 장독대, 맷돌 등이 어울려 한국의 미를 연출했고 채소는 텃밭에서 자족하며 기르는 닭은 계란을 공급해준다.

지금까지 200여명의 학동이 배출됐으며 용인에서만도 40여명이 배출됐다. 서예와 사군자, 판소리와 함께 선비의 으뜸덕목인 남을 배려하는 삶을 가르치고 있다. 가끔 은이계곡 산길을 걸어 미리내성지까지 산책도 한다. 머리정화 차원이다. 이곳이 배려서당이다.

이석수 훈장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예절바르고, 예절을 지킴으로써 행복을 느끼는 아이들이 많은 나라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