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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뚫린 대형마트 규제 지역상권 여전히 벼랑끝

시설 현대화 밀어주고 지역특산물 팔아주고 함께하는 시장의 부활

위기의 중소상인, 상생과 해법은?

과거 가정에서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가까운 슈퍼마켓이나 전통시장을 찾았다.
그리고 시장에서 구할 수 없는 재화는 백화점을 찾아 구입할 수 있었던 시절이 있었다.
시간이 지난 지금 대형마트의 등장과 인터넷의 발전은 이같은 소비형태를 크게 변화시켰다.
그리고 소비자들은 가격과 품질경쟁력이 우수한 매장을 찾기 시작, 결국 쇠퇴하는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을 위해 정부는 법을 통한 보호에 나섰다.
하지만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을 통한 골목상권 및 전통시장의 활성화 효과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보호하는 동시에 소비자가 좋은 재화를 낮은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어려움을 겪고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모바일의 발전으로 인해 유통구조가 다각화 되고 있는 가운데 각 공급주체들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이 그 어느때 보다 부각되고 있다. <편집자 주>

1.또 다른 저승사자 ‘온라인 시장’
2.영업규제 실효성 논란
3.경쟁을 넘어 상생으로 향하는 사례


   
-위기의 전통시장… 갈수록 사라지는 시장, 사라지는 추억
정부에서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시설현대화 및 경영혁신 지원사업에 투입한 자금은 지난 2002년부터 2013년까지 약 3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전통시장의 위기’라는 단어는 여전히 대한민국 경제에서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화두로 자리잡고 있다.
정부의 지원 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와 유관기관 및 협의체, 심지어 그동안 전통시장의 침체의 원인으로 지적됐던 대형마트들도 전통시장 살리기에 동참하고 있다. 하지만 둔화된 매출과 활성화는 아직도 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전통시장의 위기에 대한 분석은 다양하다.
모바일쇼핑과 대형마트 등의 활성화에 따른 경쟁력 부재와 1인가구 증가에 대한 소비형태의 변화 등이 이유로 꼽히고 있다.

또 결제수단의 변화와 재화의 다양성에서 새롭게 등장하는 대형마트와 경쟁하기 힘든 구조는 전통시장 상인 내부에서도 변화와 혁신의 필요성이 지적되고 있다.

지난 2013년 기준으로 전통시장 내 점포의 거래수단별 매출비중을 보면 신용카드 취급율은 60.4%다. 이는 지난 2010년 50.2%에 비해 신용카드 결제 비율이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도 전통시장 내 결제수단은 현금의 비중이 높은 수준이다.

시장경영진흥원이 조사한 전통시장의 숫자는 지난 2005년 1660곳에서 2013년 1502곳으로 점차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고객주차장 보유시장은 68%에 불과해 시설의 현대화는 전통시장의 이용에서 가장 큰 불편함으로 작용하고 있다.

   
-자본과의 상생… 대형마트, 전통시장 살리기 앞장서야
지난 4월 용인시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인 용인중앙시장은 문화관광형 육성사업에 선정됐다. 오산 오색시장과 파주 금촌시장연합과 함께 3년간 최대 18억원이 지원돼 지역의 문화 및 관광 특산품과 연계한 시장으로 육성된다.

아울러 용인죽전로데오상점가는 골목형 육성사업에 선정돼 1년간 6억원이 지원, 특화상품을 추진하는 전
통시장으로 변모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전통시장 활성화의 활로를 열고있지만 상생이라는 단어에 걸맞는 대형마트들의 지원도 절실한 상황이다.

용인시는 지난 2013년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중앙시장과 용인시, 신세계 경기점과 함께 활성화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협약체결을 통해 백화점의 손님맞이 기법과 판촉활동, 광고마케팅 기법 등 경영노하우가 개발되고 제공됐다고 홍보됐지만 효과는 아직 미지수다.

최근 구리시는 전통시장과 대형마트간의 상생협약을 이끌어냈다.
지역의 대형유통점인 롯데아울렛 구리점과 롯데마트 구리점은 구리전통시장과의 동반성장을 위해 전통시장 현대화 발전기금으로 10억원을 기탁했다.
이는 시설의 노후화로 발길이 줄어드는 전통시장에 대기업의 자본이 지원하는 상생의 모습을 연출한 것이다.

반면에 수원시의 경우 롯데몰 수원점과 AK플라자 수원점이 전통시장을 위해 내놓은 상생협력기금으로 상인회가 분열되는 부작용도 발생하는 사례는 주의해야 할 사안이기도 하다.
직접적인 자금지원이 아닌 유통통로를 제공하는 방법도 상생의 활용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광주광역시의 롯데백화점은 전통시장과 상생확대를 위해 지역 특산물 유통을 돕는 상생의 방법을 택했다.

‘여수 특산물 대전’을 진행하며 여수 서정시장에서 유명한 음식들을 백화점에서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가 하면, 나주지역의 농가와 연계한 특산물전을 진행하는 상생의 방안을 택했다.
용인시 역시 신세계 경기점과 함께 지역 특산물 판매행사를 하는가 하면 모현면 등에서 생산되는 엽채류를 매장에 진열하는 등 상생의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활로를 열어라… 정이 넘치는 시장은 최고의 관광명소
최근에는 전통시장의 퇴보에 대해 감정적 호소가 아닌 자구책을 마련해 활성화를 시키는 사례들이 나오고 있다.

이는 떠났던 장꾼들이 시장으로 돌아오는 것 뿐만 아니라 손님과 관광객까지 유입시키며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는 강원도는 지역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를 시장에 반영했다.

강원도 평창군에 위치한 봉평재래시장은 지역특산물을 적극 활용, 메밀로 만든 먹거리를 개발하고 옛 장터의 기능을 복원했다.

양양전통시장 역시도 자연산 특화는 물론 명물 상인 등의 특색을 적극 살려 전통시장을 활성화 하고 있다.

전라북도 전주시의 남부시장은 전통시장 활성화에 가장 성공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100년의 역사를 이어오던 남부시장은 호남지역의 최대시장으로 자리잡았지만 소비형태의 변화와 인구변화로 인해 활력을 잃어갔다.
하지만 지난 2011년 작은 움직임은 불과 4년만에 큰 변화를 이끌어냈다.

   
낙후된 2층 상가공간에 청년들이 매장을 열면서 지금은 33개의 매장이 수 많은 소비자를 이끌고 있는 것.
청년몰의 성공은 쇠퇴하던 남부시장의 활성화를 이끌었고 나아가 관광명소로 발돋움 하면서 부가적인 수익창출도 이끌어내고 있다.

이같이 전통시장 활성화를 이끌어낸 사례들의 공통점은 기존에 가지고 있던 단점인 현대화와 접근성 보다 특색있는 장터를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는 분석이다.

지역의 색과 특산품을 살리는 방법을 통해 전통시장 활성화는 대형마트와 출혈경쟁이 아닌 지역경제를 전반적으로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것.

이는 자연스럽게 관광과 연계된다는 공통점을 보이고 있어 체류형 관광에 대한 정책적 고민을 해온 용인시에도 시사하는 점이 많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지난 달 7일부터 9일까지 전주와 완주, 진도군의 공동체를 견학한 용인시의회 의원연구단체 ‘두레’의 간사를 맡고있는 소치영 의원은 “전주시 남부시장의 청년몰의 성공사례를 보면 다양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특색있는 상권을 만드는 것이 지역경제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며 “대형자본과 전통시장이 공동체적 사고를 바탕으로 상생하는 방안을 마련한다면 용인 지역의 전통시장도 과거의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