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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이 만난사람

권병주(권병주농장 대표)

최고의 한우 개량… 최상의 쇠고기 탄생

   
▲ 대상의 영예를 안은 권병주 대표

10여년간 진짜 좋은 소 만들기 실패와 도전
용인한우 영농조합법인 생산 TMF사료 고집
경기도 한우 평가대회서 '최고 고급육' 선정

지난해 12월 9일, 안양 축산물도매시장 ㈜협신식품 도축장에서 열린 ‘제1회 경기도 한우고급육 평가대회’에서 권병주농장의 권병주 대표가 출품한 한우가 올해 최고의 고급육으로 선정됐다.

대회에는 도내 35개 농가에서 한우거세우 48두가 출품됐으며 권 대표는 출하체중 780kg, 도체중 495kg, 근내지방도 93급, 등심단면적 125㎠, 등급 1++A로 대상을 수상했다.

처인구 남사면 방아리 42번지, 출하를 마친 요즘은 60여두 정도지만 보통 100여두를 키우며 농장을 운영하는 권 대표는 한우 10여두를 시작으로 한우와 인연을 맺었다.

축산을 시작한지 약 40년이 지나는 동안 구제역 등 어려움으로 여러 차례 갈등도 겪었지만 굳은 마음으로 한우와의 정을 끊지 못하고 일편단심을 고집했다.

   
▲ 근내지방도 93급 받은 권 대표 출품한우
“주위에서는 암소가 좋아야 좋은 소가 나온다고 말했습니다. 처음엔 귀를 기울이며 좋은 암소를 찾았지만 어느 정도 내공이 생기고 나름 공부를 하다 보니 소를 개량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후부터는 주위 말에 아랑곳 하지 않고 제 생각대로 경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 개량해온 10여년 기간이 우수한 한우를 만나게 했고 그간의 노력이 한우와의 정을 돈독하게 했습니다.”

농업기술센터를 방문해 인공수정에 대한 교육을 받고 직접 수정할 수 있게 됐을 때 종축개량협회에서 좋은 정액을 공급받아 부푼 꿈을 안고 직접 수정했다. 하지만 꿈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접하자 실망도 했다. 한 번에 그칠 수 없다고 생각한 권 대표는 인공수정으로 탄생한 한우 중 우수한 소를 선택, 다시 수정하고 태어난 소중에서 또 선택하는 식으로 계속 반복한지 6년쯤 지나자 눈으로 만족을 확인할 수 있는 소를 만났다.

이젠 말할 수 있다. “등급 높은 우수한 소는 좋은 암소를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좋은 정액으로 계속 개량하면서 좋은 소가 좋은 소를 만나 진짜 좋은 소를 탄생시키도록 하는 것”이라고.

3년쯤 전에는 안성 도두락 도축장에서 열린 고급육 평가에서 최고 단가를 기록하는 등 경기도에서 권병주농장의 한우가 인정을 받고 있다.

그는 “고급육 평가 대회는 축산 농가의 의식을 바꾸고 있다”며 “정기적으로 열리는 제도적인 등급품평회 개최는 축산농가가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 개량이 중요한 만큼 소가 먹는 사료도 그에 못지않다. 권 대표는 용인한우 영농조합법인에서 생산하는 TMF사료를 고집한다.

그는 “축산농가에서 자체적으로 사료를 먹이다보면 영양성분이 치우칠 수 있고 무엇보다 힘든 것은 볏짚을 따로 줘야하는 등 손이 많이 간다는 것”이라며 “TMF사료는 전문가가 정기적으로 영양을 체크하니 영양의 불균형이 없는 한편 소가 먹어야 할 모든 것을 포함하고 있으니 다른 부수적인 것이 필요치 않아 사료부대를 열어서 먹이통에 부어주기만 하면 소가 알아서 먹기 때문에 먹이주기가 편하다”고 말했다.

이어 “양질의 조사료를 사용했고 영양소 배분이 탁월하며 비영리법인으로 회원제 출자를 받았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며 “섬유질이 많이 함유돼 등급높이는 효과가 있고 발효사료로써 가스가 차거나 급체가 없어 따로 약이 필요 없이 소 건강을 유지시켜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어렵던 시절 어깨너머로 배운 미장, 목수, 설비, 건축 등 막일할 때 주로 사용했던 기술과 조수 노릇에 충실했던 부인의 도움을 받아 현재 살고 있는 집을 직접 건축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9남매의 장남인 권 대표 집에 형제들이 한 번씩 모이는 날에는 동네가 들썩인다. 9남매 모두 다산으로 3~6남매를 키웠다. 이들이 모여 마당에서 우수한 한우를 굽다보니 동네가 들썩이는 것은 당연하다. 이젠 입이 먼저 알고 식구들 모두 음식점에서 고기를 평가할 수 있을 정도다.

약 2만㎡의 논농사도 걱정 없다. 평소 주말이면 항상 찾아오면서도 특히 못자리, 타작 등 때만 되면 부친이 힘들까봐 걱정하고 모두 모여 함께하는 자식들 때문에 오히려 권 대표가 미안할 정도다.

올해 65세의 나이에도 개량 한우를 생각하며 노트에 숫자를 적는다. 한경대학교 최고경영자과정도 수료했다. 그는 말한다. 끝없이 공부하고 연구하면 영광이 따라온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