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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법정사 용인청소년의집

스님 엄마 고마워요~ 아들·딸들 '행복 대합창'

   
▲ 무봉스님이 리모델링을 마치고 입주하면 즐거울 것이라며 미소 짓고 있다.
장애 아이 등 가슴으로 낳은 자식
주변 도움으로 보금자리 리모델링
후원자들의 아낌 없는 사랑 감사

처인구 양지면 제일리에 위치한 아동양육시설 ‘무법정사 용인청소년의집’이 장애인시설을 추가하기 위한 리모델링 공사로 어수선하다.

시설 식구들은 형제, 자매 혹은 남매 등 부모가 없거나 가정 붕괴 등 이유로 무봉스님과 인연을 맺어 현재 장애·비장애 아이들을 합해 24명이 이곳에 모여 생활하고 있다.

장애가 있는 아이들은 장애인 시설에 보내져야 정상이지만 어려서부터 같이 자랐고 이들을 갈라놓는 것이 부모를 잃은데 이은 두 번째 트라우마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함께 지냈다. 이곳 식구들은 함께 지내면서 모두 밝은 얼굴과 예의바른 생활 등 일반 가정에서 지내는 것과 같이 잘 적응해 지내고 있다. 이제 인가 받은 아동양육시설 마저도 취소될 위기라 금전적으로 어려운 처지임에도 불구하고 리모델링을 결정했다.

무봉스님은 “용인청소년의집 원생들은 시설에 대한 지자체의 지원 보다는 독지가의 후원이나 기부 등으로 생활하고 있다”며 “천사의 마음을 가진 고마운 분들에게 기부금영수증이라도 제공하려면 시설인가증이 꼭 필요한 상태”라고 말했다.

어릴 적 출가한 무봉스님은 사찰인 무법정사에서는 무봉스님이지만 같은 건물인 용인청소년의집에서는 인연을 맺어 같이 지내는 아이들의 엄마로서 각자 나이에 맞게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진학시키며 함께 생활하고 있다.

지난 1999년 아이들과 처음 인연을 맺었고 2003년부터는 이곳 제일리에서 함께했다. 규정상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퇴소가 원칙이지만 같은 건물에서 대학생도 함께 지낸다.

무봉스님은 “이곳에서 퇴소하면 대학등록금이나 거처할 집 마련 등 자금이 필요하지만 아이들에게는 대부분 그럴 능력이 없다”며 “함께 지낸 정을 잊지 못하는 이유도 있지만 우리 집은 혹시 모를 비행청소년을 기르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대학생들도 함께 지냈다”고 말했다.

지난 2012년 이미 1차 리모델링을 치렀다. 낡은 단독주택을 구입해 생활하다보니 냉·난방 관계로 인한 에너지 소모가 심했다. 당시에도 후원을 백방으로 수소문했고 결국 호주와 뉴질랜드영사 부인들의 모임인 ‘앤자’의 도움을 받아 감당할 수 있었다.

이번 리모델링도 ‘앤자’의 후원과 초안건설(대표 임종현)의 도움으로 진행하고 있다.

지자체에서 보낸 공문에 따라 시설의 인가취소 일자는 임박했고 자금이 부족한 시설입장에서는 고통스런 압박이었다. 우선 국내 굴지의 건설사에 장문의 호소문을 제출했지만 답이 없었다. 결국 ‘앤자’에 부탁해 후원을 약속 받았지만 장애시설 기준에 맞춰 리모델링을 진행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었다.
용인청소년의집 지상규 사무국장은 “소식을 접한 ‘앤자’에서는 “빅마마가 포기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선뜻 후원을 약속했지만 장애시설 규격에 맞춘 공사비용을 감당하기에는 어려웠다”며 “지인이 대표로 있는 ‘초안건설’ 임종현 대표에게 반강제 부탁으로 허락을 받아 내 공사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앤자’ 회원들이 처음 용인청소년의집을 방문했을 당시 “무봉스님은 몸집이 작지만 사랑을 실천하는 큰 인물”이라며 ‘빅마마’라고 호칭하기로 했단다.

지 사무국장은 “현재 이곳에서 지내는 장애아 14명은 지적장애인이라 농아인에게 흰지팡이를 선물한다거나 시각장애인에게 수화통역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같이 지체장애인에게 필요한 시설규격이 꼭 필요할 것 같지는 않다”며 “하지만 현재의 법 규정에 따르자니 가뜩이나 어려운 살림살이에 엎친 데 덮친 경우가 됐다”고 말했다.

리모델링 전 1층은 식당과 주방, 상담실, 숙소로 사용했고 2층은 방을 나눠 미취학 아이들과 장애아들이 사용했다. 3층에는 무법정사 법당이 자리하고 한쪽에 방을 만들어 대학생들이 숙소로 사용했다. 사무실은 건물 옆에 따로 컨테이너를 두고 이용했다.

이제 리모델링을 마치면 식당과 주방은 1층에 그대로 두고 따로 방을 3개 만들어 사무실, 상담실과 함께 자원봉사자실을 신설해 운영할 계획이다.

장애인시설 규격에 맞춰 리모델링할 2층 전체에는 장애인 숙소를 마련하고 그들 생활에 편의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3층에는 비장애아이들 침실과 휴게실을 계획해 추진 중이다.

   
▲ 어수선한 공사현장-뒷 쪽에 컨테이너로 옮긴 무법정사 법당이 보인다
결국 무법정사 법당은 이전에 사무실로 이용했던 컨테이너로 옮겨졌다.

무봉스님은 “법당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있기에 행복을 찾을 수 있다”며 “리모델링이 끝나고 입주까지 마치면 원생들도 엄마도 마음껏 크게 웃는 일만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상을 살면서 쉬운 삶은 없는 까닭에 여러 가지 이유로 얼굴 붉힐 일이 많다”며 “하지만 이겨내고 항상 정도를 걸으며 자기희생의 정신으로 베푸는 삶을 사는 사람은 나이를 더해감에 따라 얼굴에서 온화함과 함께 예쁜 미소가 감돌 것”이라고 말했다.

무법정사 용인청소년의집 후원계좌는 ‘농협 235017-55-001029 무법정사 용인청소년의집’이며 문의는 031-321-3950로 하면 된다.

특히 네이버 검색창에 ‘무법정사’를 입력하면 시설 홈페이지는 물론 다녀간 후원자, 자원봉사자 등 각자의 블로그나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가감 없는 칭찬과 질타의 후기를 볼 수 있어 오히려 편견 없이 판단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