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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장애는 편견과 마음의 장벽

수지 성복동.처인 마평동 모두 주민 반발... 특수학교 설립 무산
설 곳 없는 장애아 배움터... 제3의 부지 선정했지만 민심 눈치

 

지난 2011년 4월 용인지역의 장애학생들의 교육을 위한 특수학교인 ‘용인강남학교’가 개교했다.

 

이는 그동안 특수학교의 도움이 절실했던 지역내 장애학생들의 학부모들에게는 큰 힘이 됐지만 설립과정에서 인근 주민들의 민원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용인강남학교’ 개교 이후 지역에는 특수학교 설립에 대한 필요성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지만 추가로 설립된 학교는 없는 상황이다.

 

이는 비슷한 인구규모를 가진 수원시(3곳), 성남시(2곳), 부천시(2곳), 고양시(4곳)에 비해 현저하게 부족한 수준으로, 지역 내 특수교육 대상 학생들의 특수학교 배치율은 13.5%에 그치고 있다.

 

때문에 장애를 가진 학생들의 학부모들은 특수학교 설립에 대한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지만, 교육청 측은 학교설립 부지조차 인근 주민들의 민원에 쉽게 선정하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①특수학교 증설 요구 확산

②님비, 특수학교 부지선정부터 장벽

③총력지원은 커녕 오히려 따로행정

④주민.장애학생.학부모 상생 사례

 

“우리 아이가 왜 손가락질을 받아가며 어려운 세상을 살아야 하는건지...단순히 학교를 다니고 싶은 것인데...”

 

장애를 앓고 있는 아이를 둔 학부모는 눈시울을 붉히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지역 내 특수학교 부족으로 인해 장애학생들의 학습권은 제대로 보장받고 있지 못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과 용인시는 이같은 문제에 대해 공감하는 한편 행정적인 지원을 통해 특수학교 신설에 대해 모색하고 있지만 높은 장벽에 부딪혀 표류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특수학교의 수요와 필요성은 높아지지만 주민들의 인식이 아직은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2014년 ‘경기도장애인 중장기 특수학교 설립계획’을 통해 오는 2020년까지 용인시의 특수학교 배치율을 13%에서 31.7%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아울러 지역 내 신설 특수학교를 중.고등학교 과정 및 전공과 중심의 ‘직업 중점특수학교’로 운영하겠다는 미래상을 제시했다.

 

이에 같은해 7월에는 수지구 성복동에 특수학교 건립을 위한 행정절차를 진행했지만, 대상부지 인근 주민들의 반발은 거세게 일었다.

 

당시 도교육청은 성복동 일원에 2017년 3월 개교를 목표로 30학급, 정원 199명 규모의 특수학교 설립계획을 세웠다.

 

학교가 개교하게 되면 장애학생을 대상으로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수업과정을 진행, 직업교육도 통합운영하게 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주민들은 시와 경기도교육청을 직접 찾아가 반대민원과 집회까지 진행하는 등 거세게 반발, 결국 특수학교 설립은 백지화 됐다.

 

반대입장을 펼쳤던 주민들은 통학과 안전에 대한 우려, 그리고 공원신설을 요구했지만 특수학교의 체육관과 공원 등을 개방하는 계획을 보면 주민들의 요구는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결국 혐오시설로 인식된 특수학교가 들어올 경우 주택가격 하락 등을 우려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도교육청은 이듬해 처인구 마평동을 새로운 특수학교부지로 선정해 사업을 진행했지만, 결국 이마저도 주민들의 반발에 백지화됐다.

 

당시 마평동 주민들도 새로운 상업시설이 들어오는 것으로 기대되는 토지 인근에 특수학교가 들어오면 안된다는 입장을 내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2017년에 개교됐어야할 특수학교가 표류, 2년 이상의 시간이 허비된 것이다.

 

지역 내 유일한 특수학교인 강남학교 관계자들은 이같은 특수학교 신설 표류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고 있다.

 

강남학교 역시 부지선정에서 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강남학교 한 관계자는 “현재는 상하동에 있지만 당초 계획은 지곡동에 강남학교가 건립되는 것으로 알고있었다”며 “과거에는 특수학교가 들어서면 인근 주택가격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었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그런 문제에서는 다소 자유로운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애학생들은 통학환경이 중요한데 도로에서 떨어져 자꾸 외진 곳을 찾을 수 밖에 없는 것은 인구100만을 앞둔 용인시민들의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얼마나 심한지 반증하는 것”이라며 “학령인구는 줄고있지만 장애학생은 증가세에 있어 특수학교의 필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한편, 최근 도교육청 측은 시에서 추천받은 특수학교 설립부지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설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주민민원에 대한 부담감은 여전해 조심스럽게 추진 중이라는 것이 교육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얼마전 용인시로부터 추천받은 특수학교설립부지에 대해 검토한 결과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주민들의 민원이 거세게 일어난 것을 감안해 조심스럽게 추진, 민원만 없다면 올해 말 투융자심사를 거쳐 2019년에는 개교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