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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의 벽' 허무니 '상생의 길' 보인다

반대론자들 '특수학교=혐오시설' 치부... 집값하락.범죄 괴담 악순환
1997년 서울 강남 한 복판에 '밀알학교' 개교... 지역 내 명소로 정착

 

지난 2011년 4월 용인지역의 장애학생들의 교육을 위한 특수학교인 ‘용인강남학교’가 개교했다.

 

이는 그동안 특수학교의 도움이 절실했던 지역내 장애학생들의 학부모들에게는 큰 힘이 됐지만 설립과정에서 인근 주민들의 민원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용인강남학교’ 개교 이후 지역에는 특수학교 설립에 대한 필요성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지만 추가로 설립된 학교는 없는 상황이다.

 

이는 비슷한 인구규모를 가진 수원시(3곳), 성남시(2곳), 부천시(2곳), 고양시(4곳)에 비해 현저하게 부족한 수준으로, 지역 내 특수교육 대상 학생들의 특수학교 배치율은 13.5%에 그치고 있다.

 

때문에 장애를 가진 학생들의 학부모들은 특수학교 설립에 대한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지만, 교육청 측은 학교설립 부지조차 인근 주민들의 민원에 쉽게 선정하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①특수학교 증설 요구 확산

②님비, 특수학교 부지선정부터 장벽

③총력지원은 커녕 오히려 따로행정

④주민.장애학생.학부모 상생 사례

 

지난 4월 20일 제 36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서울시교육청은 ‘특수교육 중기 발전 방안’을 발표했다.

 

발표 내용에 따르면 서울시교육청은 서울시 동부권과 서부권에 각각 22개 학급 규모의 특수학교 설립을 추진한다.

 

서울시의 마지막 특수학교는 지난 2002년 서울시 종로구 운니동에 들어선 경운학교가 마지막이었다.

 

특수학교의 설립에 대해 가장 큰 장애물은 인근 주민들의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소유주택의 가치하락이 대표적이다.

 

특수학교 설립에 대해 반대하는 이들이 항상 되풀이하는 문제이며, 장애학생의 학부모들에게 가장 큰 상처로 다가오는 말이다.

 

특수학교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교육청이나 장애학생학부모, 특수교육 관련 전문가들은 이같은 반대의견은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판단력에 문제가 있는 장애학생들이 인근 주민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나 사례가 아직까지는 없으며, 지가 하락도 계량적인 근거자료가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심지어 교육부가 특수학교 설립에 의한 지가하락 여부에 대해 객관적 검증까지 계획하는 웃지못할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전문가들과 특수학교 관계자들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고 주민들과 함께 상생하는 사례로 서울시 강남구 일원동에 위치한 ‘밀알학교’를 이야기한다.

 

학교과 지역사회가 함께 공존하는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는 ‘밀알학교’지만 시작은 쉽지 않았다.

 

지난 1997년 개교한 밀알학교는 기독교 기반의 특수학교로 설립당시 인근 주민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혔으며, 심지어 혐오시설이라는 이유로 ‘학교설립계획 승인처분 취소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랜 시간 동안 편견해소를 위한 활동과 시설개방을 통해 지역주민과 함께 소통한 결과 지금은 밀알학교의 자원봉사자 절반 이상이 지역 주민일 정도로 지역사회와 함께 맞물려 나가고 있다.

 

지가하락 모습도 없었으며, 오히려 밀알학교 내 미술관과 음악 홀 등을 이용하며 인근 주민들은 수준 높은 문화를 공유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강원도교육청은 원주시와 동해시에 2019년 개교를 목표로 특수학교 설립계획이 확정됐다.

 

이곳 역시 주민들의 반발로 인해 1년의 기간이 늦춰졌지만 계속된 설득과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며 주민들도 특수학교 설립에 대한 반발심을 내려놓았다.

 

이곳 역시 주민들의 반대이유는 ‘재산가치 하락’ 등이었다. 하지만 강원도교육청은 지속적인 설명과 설득을 통해 특수학교에 대한 계획을 이어갔다.

 

주민들의 장애인식에 대한 변화와 혐오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와 함께 할 수 있는 시설로 나아가는 것이 특수학교에 대한 편견을 깰 수 있다는 것이 강원도교육청의 설명이다.

 

강원도교육청 관계자는 “원주시와 동해시에 특수학교를 설립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벽에 부딪혔던 것은 장애학생에 대한 편견이었다”며 “1년여의 기간 동안 꾸준히 주민들을 만나고 특수학교의 필요성과 지역사회와의 공생관계를 이야기한 결과 주민들도 수긍하며 특수학교를 설립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특수학교가 설립되면 지역주민 교육공무직 우선채용과 학교 체육관 개방 등을 통해 지역주민들이 만족할 수 있는 행정지원을 약속한 것도 주민들을 설득하게된 이유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