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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경제불황과 국가위기의 돌파구는?

경제불황과 국가위기의 돌파구는?

 

최근 경제 불황을 단적으로 엿볼 수 있는 몇 가지 유의미한 통계가 나왔다. 첫째, 경제 불황으로 인해 사기나 횡령죄 등 경제사범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03897명이던 사기 및 횡령죄 등 경제사범 수형자가 2015년엔 6834명으로 2937명이나 늘었다. 반면 절도와 강도, 살인죄 수형자는 오히려 감소했다. 201031981명이던 전체 수형자는 201535098명으로 3117명이 증가했다. 이중 경제사범은 전체 수형자의 12%에서 19%로 급증했다. 박 의원은 이 같은 원인을 출구 없는 경제난 때문으로 보고, 정부에 경제난 해소라는 근본적인 대책을 촉구했다.

 

두 번째는 사행산업에 대한 통계다. 같은 당 박광온 의원이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와 국세청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6년부터 2015년까지 사행산업 매출 규모는 총 1744080억 원이다. 지난해에만 연매출 20조원을 돌파하는 등 나홀로 호황이다.

 

사행산업 중 경마는 최근 10년간 728441억 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41.7%를 차지했다. 그다음은 복권으로 16.4%287033억원, 경륜은 12.7%221790억원, 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토토)와 카지노가 각각 12.6%22조원으로 확인됐다.

 

이같이 사행산업이 호황을 누린다는 것은 분명 비정상이다. 박광온 의원은 정부는 투기와 도박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는 사행산업을 조세수입의 쌈짓돈으로만 여기지 말고 사행산업으로 인한 부작용을 충분히 감안해 체계적이고 총체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경제 불황 파장은 다양한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 추석명절이후엔 대리운전 업계도 울상이다. 취재결과, 여느 때 같으면 한참 손님이 몰리는 시간임에도 손님이 없었다. 추석명절에 가정소비가 증가하면서 추석 전후로 대리운전 손님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것이다. 바꿔 말해 음주자들이 줄었다는 것은 일반 음식점이나 술집도 장사가 안 되는 등 바닥경제가 불황이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928일부터는 일명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논란 끝에 시행된다. 법의 취지에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일부 시행령의 경우 일반 서민들에게는 오히려 상대적 빈곤감을 안겨주게 될 수도 있다. 김영란법은 일부 공직자나 권력층, 그리고 중산층 이상의 삶을 향유하는 사람들에게는 해당되겠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실상 먼 나라 이야기일수도 있기 때문이다.

 

위 사례들에서 보듯 경제 불황으로 인해 경제사범이 증가하거나 사행산업이 호황을 누리는 것은 우리사회의 병폐임에 틀림없다. 올해 2분기 말 기준 가계대출 규모는 약1191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다. 60세 이상 1인 노인 가구의 67%가 빈곤 상태고, 28%는 생계를 위해 일한다. 게다가 농촌 노인의 84%가 경제상황에 불만족하며, 100명 중 9명은 자살을 생각한다고 했다.

 

더욱이 국민들은 각종 대형게이트로 인해 임기 말 정권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다. 게다가 경주 지역의 잇단 지진사태는 국민들의 불안감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만약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국가는 총체적인 위기를 맞이하게 된다. 따라서 정치지도자들은 이제라도 초당적인 모습으로 위기관리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국민들 역시 더 이상 무관심으로 일관하지 말고, 국가와 정치에 대해 적극적인, 아니 뜨거운 관심을 가져야 한다. 썩은 정치인들과 권력자들, 그리고 기업이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기에 이런 파국을 초래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