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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탄핵은 ‘People Power’… 빨리 사퇴해야

탄핵은 ‘People Power’… 빨리 사퇴해야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압도적으로 가결됐다. 성난 민심이 반영된 결과다. 막상 탄핵안이 통과되고 나니 국민들의 마음은 착잡하고 무겁다. 대한민국 첫 여성 대통령으로 당선될 때는 50.2%이상의 국민 지지를 받았지만 탄핵안이 상정될 무렵엔 무려 5%이하의 바닥 지지율이었다. 기대가 컸던 만큼 허상을 보았다는 실망도 컸음을 의미한다.

 

안타깝게도 박 대통령은 압도적인 탄핵안 가결에도 불구하고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검찰에 의해 밝혀진 최순실의 국정농단과 각종 의혹을 철저하게 부인하고 무시해왔다. 모든 걸 국가를 위한 통치행위의 일환이라고 치부했고, 1원도 받지 않았다며 청렴결백을 주장했다. 심지어 자신의 인사권 아래 있는 기존 검찰수사까지 외면하고 무시했. 그러면서도 특별검사의 조사는 성실하게 받겠다니 향후 재판을 염두에 둔 고도의 정치 술수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탄핵 가결이후 그는 헌법적 절차를 존중하겠다는 입장이다. 바꿔 말해 자진 사퇴는 절대 없다는 뜻이다. 보수성향의 재판관들이 많은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리를 통한 반전 속셈도 있어 보인다. 아니라면 최대한 시간 끌기로 대선정국 돌입 후 보수 세력 결집을 도모해 퇴로를 모색하겠다는 정치술수도 배제할 수 없다.

 

탄핵안 표결 전에 나타난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 81%(한국갤럽조사)가 탄핵안에 찬성했다. 만약 표결에서 부결됐다면 성난 민심의 파도는 여의도 국회의사당을 휩쓸었을 것이다. 다행히 민심대로 결과가 나왔기에 앞으로 촛불구호는 조건 없는 퇴진 또는 특별검사의 강력한 수사와 사법처리 요구일 것이다.

 

이번 탄핵결과를 보면 이제 정치적 꼼수는 절대 먹히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탄핵안 통과의 가장 큰 의미는 피플파워(People Power)’의 승리다. 6차례에 걸친 촛불집회, 하루 232만 명이라는 건국이후 최대 인파……. 민중들은 무능력한 대통령의 자진 사퇴를 원했지만, 잇단 거짓과 기만으로 탄핵 국면을 자초했다. 게다가 마지막까지 헌법적 절차를 통해 회생을 꿈꿔보겠다며 자멸의 늪을 선택하고 있다. 정말 정치를 몰라서, 아니면 누군가에게 속아서, 그도 아니면 체질적으로 정치가 안맞거나 싫거나 능력이 안돼서……다 좋다 치자. 그래도 일국의 대통령 아닌가. 잘못을 조금이라도 반성한다면 빨리 인정하고 쿨 하게 물러나야 마땅하다.

 

박 대통령은 한국 현대사에 가장 큰 오점을 남긴 인물이 될지도 모른다. 세월호 참사를 자초한 대통령이 뭐가 좋아서 국정농단 공범으로 탄핵을 자초하면서까지, 심지어 여성성을 내세워 거짓 해명으로 치부하다가, 사생활의 밑바닥까지 드러내고 말았으니 정말 안타깝고 불쌍할 따름이다.

 

2004년 고 노무현 대통령이 탄핵후 헌재에서 살아났을 때는 정치적 탄핵이었지, 지금처럼 민심의 탄핵은 아니었다. 따라서 국민들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계기로 박 대통령에 대한 상대적 무능함과 국민적 수치심까지 느끼게 된 것이다.

 

탄핵 전후 관심사는 역시 대선이다. 헌재 판결 여부와 관계없이 정국은 대선 국면이다. 정치권은 당리당략에 따른 큰 소용돌이가 불가피하게 됐다. 이런 형국에서 대통령 권한직무가 정지된 상태에서 그가 할 수 있는 선택은 헌재를 빌미로 더 이상 시간끌기를 고집할 것이 아니다. 하루라도 빨리 중립 내각을 구성하거나 대통령 선거일을 확정할 수 있도록 조속한 사임을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