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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서예작가 '한결 이경화'

묵향 매력에 빠져. . . 주부의 일필휘지

인터뷰/한결 이경화 한글서예작가

 

 

할아버지의 추억. . . 취미생활로 입문

한글서예 정진결과 전국대회 휩쓸어

지역 주민위해 아낌없는 '재능 기부'

 

평범한 주부였습니다. 하지만 자식들이 커가면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아이들이 우리엄마를 자랑할 수 있는 무언가를 이루고 싶었습니다. 처음엔 내 자식들을 위한다는 생각이었지만 더 나아가 앞으로 10, 20년 후의 를 생각하며 계획이 필요함을 느꼈습니다. ‘를 찾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서예를 시작했습니다. 어릴 적 붓으로 글을 쓰는 할아버지 곁에서 먹을 갈아드리며 먹 향에 매료됐던 기억도 결심을 부추기는 역할을 했습니다.”

 

차분하고 가냘프다는 표현이 무척 어울리는, 그래서 현모양처의 본보기처럼 보이는 이경화 작가는 다른 사람을 방해하지도,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받지도 않고 혼자 할 수 있는 취미생활을 찾았다.

 

처음엔 등나무공예, 지점토 등을 배웠고 배운 것으로 주위사람들을 지도하면서 봉사라는 이름으로 내 모습을 찾고자했다.

 

하지만 내 적성과 훗날 그 시대의 가치를 생각하게 됐고 30여 년 전부터는 서예에 몰두하게 됐다. 그림을 그리다보니 화제를 직접 넣고 싶었고 한문과 한글 서예를 병행한 공부가 됐다.

 

6년쯤 지나 어느 정도 손에 익으니 내가 필요한 것은 바로 이것이란 생각이 들어 모든 것을 정리하게 됐고 오직 한글서예에 정진하면서 진정한 를 찾기에 이른다.

 

이경화 작가는 같은 서예를 공부하더라도 그림이나 한문은, 보는 이들이 작가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과 실제 작가가 알리고자 하는 내용이 다를 수 있다하지만 한글은 보이는 그대로 작가와 관객 누구나 같은 생각으로 이해할 수 있기에 쉬운 길로 한글서예를 택했다고 말했다.

 

마음을 굳히자 본격적으로 한글서예에 매진할 수 있었고 대한민국미술대전 서예부문 초대작가는 물론 심사위원과 서예 분과위원을 역임했다.

 

이후 전국휘호대회 초대작가와 운영 및 심사위원으로 활동할 때는 경기도미술대전 서예부문 대상을 수상하며 역시 초대작가와 운영위원 및 심사위원을 역임했고 현재 경기미전 서예부문 부분과위원장이 그의 직함이다.

 

군포에 거주할 때 곡란초등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초등학교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한글서예 강사로 약 8년 동안 근무한 적이 있다.

 

그는 엄마들에게 아이들에게 무엇을 하라고 강요하기 전에 내가 그 모습을 보이면서 따라할 수 있도록 유도하라고 주문했다. 서예는 좋은 매개였다. 엄마가 글 쓰는 모습을 보이면서부터는 공부하라고 강요하지 않아도 알아서 엄마를 따라했다. 그 엄마들은 지금도 연락하며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군포장애인복지관에서는 장애청소년들에게 서예를 지도하며 4년여를 봉사한 적도 있다. ·고등학교 특수반 학생들을 상대로 서예지도란 쉽지 않았다. 11로의 지도가 필요했기에 비장애인 제자들까지 동원해서 열의를 보이며 이끌었다. 이들이 조금씩 반응을 보이며 서예의 맛을 알아갈 때쯤 장애인서예대전에 이들 작품을 출품했다. 입상에 힘을 얻은 아이들은 더욱 열심히 몰입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군포여성회관에서의 한글서예 강의는 지난 2004년 시작해서 지금까지 잇고 있다. 오히려 수강생 증가로 반을 늘려 매주 목, 금요일에 강의를 나간다. 이곳엔 남자 여자를 불문한 대학생부터 80대 어르신까지가 대상이다.

 

이 작가는 여러 분야의 여러 사람을 모두 이해하면서 내 생각을 알린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하지만 나도 공부한다는 마음으로 그들의 장점만 볼 수 있도록 노력하다보니 어느새 지금의 자리에 있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2014년 부군의 고향인 처인구 포곡읍으로 거주지를 옮기게 됐다. 이사 온 아파트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글서예를 알리며 재능기부에 나섰다. 어느 날 주민들이 전하는 감사패를 받게 됐고 아파트 동 대표라는 직함도 받게 됐다.

 

 

이왕이면 힘닿는데 까지 재능기부를 하겠다는 마음으로 주민센터와 농협을 찾았고 농협에서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한글서예를 강의하게 됐다.

 

그는 그 옛날 효부 상까지 받았던 시어머니를 앞설 순 없겠지만 나 나름대로의 활동으로 뒤를 잇고 싶었다고 말했다.

 

언제나 변함없는 마음가짐이고자 직접 한결이란 호를 지었고 초대작가는 공부의 시작이라며 원광대학교 동양대학원 서예 최고위 과정을 수료한 이 작가는 현재 서울 인사동 한국서예연구회에서 민체에 대한 이론교육을 받고 있다.

 

56년의 전통으로 까다로운 입회절차를 거친 700여 회원을 자랑하는 갈물한글서회 회원인 그는 우리글이기에 읽는 것만으로도 그 내용을 알 수 있고 좋은 내용의 글을 골라 쓰면서 내용처럼 살기위해 노력할 수밖에 없는 한글서예가 좋다내 마음을 정화하다보면 삶의 질도 점점 변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