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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만 해도 몽환적 풍경이 되어버리는

코로의 모르트퐁텐의 추억


코로 모르트퐁텐의 추억

 

보기만 해도 몽환적 풍경이 되어버리는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어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윤동주, 자화상부분) 이에요. 우물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보는 심상을 통해 아픈 내면적 자아를 발견합니다. 자아에 대한 우물처럼 깊숙한 갈등과 고뇌, 그리고 인간에 대한 통증이 느껴집니다. 내 앞의 풍경과 만날 때 문득 발밑에 떨어진 낙엽을 보며 고개를 숙이고 걸어갑니다. 이때 내면의 풍경은 낙엽에 무심코 투영되기도 하지요. 가늘게 떨리는 가지 끝에서 부끄러운 마음으로 의 길을 걸어갑니다. 무심한 여름밤은 길고 덥지요. 그러나 분명한 것은 세계 안에 어떤 형태로든 우리들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 위로가 되네요.

 

코로의 풍경은 자연이 가지는 고요한 리듬에 몽환적 온화함이 가득합니다. 나무의 그림자는 조용하고도 짙으며 빛이 물속으로 들어갑니다. 코로는 각지를 여행하며 풍경화를 남겼는데요. 착실한 관찰자로서 자연을 감싸주는 대기와 광선의 효과에 민감했다고 합니다. 자연과의 친밀한 교감을 통하여 자연을 향한 애정이 잘 드러나는 작품을 그려 냅니다. 모르트퐁텐은 프랑스 북부에 위치한 작은 마을이지요. 빛이 허공을 돌면서 자욱한 안개가 걷히기 시작하자 아침의 풍경이 드러납니다. 나무들과 물 사이의 시각적 어울림을 관찰하기에 매우 적합한 모르트퐁텐. 마을의 풍경과 잘 어울렸던 어느 여인을 생각하면서 그렸기에 더욱 특별한 작품일 듯합니다. 사회적 억압으로부터 벗어나 행복을 담고자 했던 마음이 물감처럼 번집니다. 시적이고도 부드러운 묘사는 이야기가 있는 서정의 풍경화를 탄생시킵니다. 삶이 지속되는 한 인간이 인간을 사랑한다는 것. 사랑하는 일이란 한 결 높고 고독한 풍경을 만든다는 것을 깨닫게 되지요. 뾰족한 가시 끝에 서 있을지라도 자신과 타인을 사랑하는 일을 멈추지 마세요. 저 부드럽고 몽환적인 그림 속에 들어 있는 것은 바로 당신 자신이니까요. 저 그림 속 여인이 당신에게 걸어 나올 때까지 오래 바라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