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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

전하라 시인의 두번째 시집 '구름모자 가게' 발간


<화제의 시집>


전하라 시인 두 번째 시집 구름모자 가게

 



일상의 삶을 진솔한 언어로 조탁

 

전하라 시인의 두 번째 시집 구름모자 가게가 문학공원에서 나왔다.

 

일상적인 자연과 삶의 풍경을 낮은 목소리로 진솔하게 표현하고 있는 전하라 시인의 구름모자 가게는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미친 듯이 돌아야만 사는 그가/ 제 몸을 돌려 바람을 재우고 있다// 하루 종일 제 몸을 재우는 그가// 하루의 바람을 재우고/ 내 옆에서 고이/ 잠자고 있다 <바람개비> 전문

 

전 시인은 누구나 겪는 일상을 그녀만의 촉촉한 감성의 그물로 잡아 올려 언어의 얼개를 짜고 있다. 조금은 거친 듯 하지만 솔직하고 담백한 소녀적 감성답게 시집의 표지 그림도 표제를 연상 케하는 빨간 모자를 쓴 여인이다. 다음은 표제작인 구름모자 가게.

 

12년 전 모자가게에 들렀다가 우연히 그녀를 알게 되었다/ 그날 나는 이른 시간에 그녀의 모자가게에 들렀다/ 모자를 팔기보다 내게 커피를 먼저 타 주던 그녀/ 사람들과 어울리지도 못하고 일과 가족만 알던 그녀/ 모자를 사지도 않고 하루 종일 그 모자를 다 써 보아도/ 예쁘다 어울린다 칭찬해주던 그녀/ 나는 그녀의 모자가게에 들를 때면 패션쇼를 하였다/ 그런 날이면 내 머리에선 수백 개의 모자꽃이 피어났다/ 내가 좀 울적한 날이면 그녀는 살며시 내게 다가와서/ 우리 동상 뭐든 골라 기분이다 다 줄게, 하며 등을 토닥여 주었다/ 그런 그녀가 유방암으로 세상을 떠난 지 몇 년이 지났는데/ 내 발걸음은 나도 모르게 자꾸 그곳으로 향한다/ 모자를 다 고르라고 하던 그녀의 목소리가 허전하게 내 머리에 감긴다/ 문득 하늘을 보니 흰 모자 같은 구름이 유유히 떠돈다/ 그녀는 그곳에서도 모자가게를 차렸나 보다/ 그녀가 보드라운 양털모자 손을 흔들고 있다/ 나는 오늘도 그녀가 없는 구름 가게에 들러/ 구름 모자를 바꿔 쓰고 5월의 강을 건너고 있다

<구름모자 가게 -조순혜 언니의 영전에 부쳐> 전문이다.

 


전하라 시인은 계간 <스토리문학>에 시로 등단했고 계간 <수필춘추>에 수필로도 등단했다. 고려대 평생교육원 시창작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현대시인협회 회원, 한국스토리문인협회 회원, 안산문인협회 이사, 은평문인협회 회원, 문학공원 동인, 자작나무수필 동인으로 활동중이며, 계간 <스토리문학> 편집장을 맡고 있다.

<김종경 기자iyongin@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