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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진의 BOOK소리 109

최은진의 BOOK소리 109

동물의 지적 세계를 향한 흥미로운 발견여행

동물의 생각에 관한 생각

저자 : 프란스 드 발 / 출판사 : 세종서적 / 정가 : 19,500

 

  

동물행동학자이자 영장류학자인 프란스 드 발은 우리에게 재밌는 질문을 던진다. ‘우린 동물이 얼마나 똑똑하지 알만큼 충분히 똑똑한가?’라는. 동물의 똑똑함에 대해선 고사하고, 동물이 생각할 수 있다고 생각해본 적조차 없지 않을까?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처럼 오직 인간만이 생각하는 동물이라고 믿어왔으니까. 그런 인간에게 저자는 경종을 울린다. 동물뿐만 아니라, 나 아닌 다른 존재에 대해 우월감과 오만감은 금물이라고, 다른 존재들도 충분히 나보다 더 똑똑할 수 있다고. 이 책은 동물의 마음과 감정에 관한 개념들과 생각들을 소개하며, 우리가 그들을 그동안 얼마나 과소평가했는지를 알려준다. , 인간이 스스로를 얼마나 과대평가해 왔는지도.

 

많은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드 발은 생생한 사례를 들어 동물의 놀라운 능력을 알려준다. 동물의 협력, 공감, 감정에 주목하면서 인간도덕성 진화에 관한 문제로까지 확장시켜서 인간중심적인 사고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흥미진진한 연구와 감동적인 이야기를 통해 인간만이 느낄 수 있다고 믿었던 것들을 동물에게서 발견하는 즐거움이 있다. 자기 결정을 후회하는 쥐로부터, 삼각관계를 만들어 질투를 하는 원숭이, 어린이가 열 수 없는 약병을 열고,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을 정확히 구분하는 문어. 독서의 시작은 동물의 생각에 대한 궁금증이지만, 인간의 생각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요즘 반려견, 반려묘를 비롯해 동물과 인간이 함께 삶을 꾸려가는 일이 많아졌다. 예전엔 <동물의 왕국>이 동물에 관한 유일한 프로그램이었지만, 최근엔 <동물농장>,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같은 프로그램도 인기다. 그런데, 가만 보면 문제의 시작은 인간중심적인 사고방식에서 오는 오해와 이기심으로부터다. 이 책을 읽기 전 제목을 잠시 생각해보시라. ‘동물의 생각에 관한 생각에 대해서.....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우린 동물은커녕 타인의 생각에 관한 생각도 제대로 하지 않는다. 동물을 관찰하고 이해하려는 생각대신, 지시내리고 지배하려고만 한다. 우주의 중심이 지구가 아니듯, 인간이 만물의 척도는 아니다. 우리가 지구상에서 제일 우월한 존재라고 해도 우주에선 그저 하나의 티끌에 불과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