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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성매매 10대 여학생 '에이즈 김염' 충격

성매수 남성 파악 안 돼 … 파장 확산

 

용인지역 내 고등학교에 재학중이던 여학생이 성매매 알선 앱을 통해 만난 남성으로부터 에이즈에 감염된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그러나 경찰과 보건당국은 이 여학생과 성관계를 갖은 남성들의 행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파장이 커지고 있다. 보건당국의 에이즈 보균자 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스마트폰 채팅 앱을 이용해 성매매를 한 10대 소녀가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에 걸려 경찰이 성매수남들의 행방을 쫒고 있다.


용인동부경찰서는 올해 5월 에이즈 양성 판정을 받고 학교를 자퇴한 A(15)양의 부모가 “딸에게 성매매를 시킨 남성을 수사해달라”며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A양은 중학생이던 지난해 8월 스마트폰 채팅앱을 이용해 10여 차례 성매매를 했다. A양의 성매매를 주도한 주모씨(20) 등은 A양이 10대라는 점을 내세우고 피임도구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해 건당 15만원에서 20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고등학교에 진학한 A양은 지난 5월 수업 중 골반과 아랫배의 통증을 호소했고 산부인과 진료를 받았다.

병원 검사 결과 A양은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를 일으키는 병원체인 ‘HIV(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 감염이 의심됐다.


병원은 즉시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 정밀검사를 의뢰했다. A양은 HIV 양성 판정을 받았다. HIV가 앞으로 면역체계를 파괴하면 A양은 에이즈 환자가 될 수 있다. 이 사실을 통보받은 용인보건소는 A양이 어떻게 바이러스에 걸렸는지 역학조사에 나섰다. 하지만 누구에게 감염됐는지 확인하지 못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A양은 지난해 8월부터 3개월간 30~40대 남성 10여 명과 돈을 받고 성관계를 갖는 ‘조건만남’을 가졌다.


A양이 에이즈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에 걸린 사실을 안 보호자는 A양에게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로 A양의 선배 B씨(20)를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감염 경로가 밝혀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현재까지 오리무중인 상황이다.


A양이 조건만남에 나선 시점이 1년 전이라 신체에 남아 있는 성매수자의 DNA를 확보하기 어려운 데다 스마트폰 채팅앱을 이용해 익명으로 만나 추적이 어렵기 때문이다. 해당 앱은 해외에 서버를 둬 접속기록 확보도 쉽지 않은데다. 통화 기록도 없다.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성매매 처벌과는 별도로 전파 경로를 파악할 역학조사가 실패한 셈이다.


성매수 남성들을 파악하지 못하면서 HIV 감염 여부를 검사하면 A양에게 누가 HIV를 옮겼는지, 옮긴 남성이 HIV 보균자인지 또는 에이즈 환자인지, A양이 또 다른 남성에게 HIV를 전염시키지는 않았는지 등을 확인할 방법이 없어진 것.


현행 에이즈 예방법은 에이즈 감염자가 혈액 또는 체액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파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벌금형은 없다.


다만 경찰은 B씨를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붙잡아 지난달 11일 검찰에 송치했다.


A양 사건을 통해 에이즈 예방 관리에 구멍이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누군가 A양에게 HIV를 감염시킨 게 분명한데 정부가 등록·관리 중인 HIV 보균자인지, 아니면 미등록 보균자인지, 또는 에이즈 환자였는지 등을 전혀 확인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채팅앱을 통한 성매매를 파악하기 어렵고, 보건 당국은 인권 등을 이유로 누구에게 전파됐는지에 대한 감염 경로를 조사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보건 당국 관계자는 보균자 및 환자 등에 대해 “본인 동의가 없으면 배우자에게도 알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교육청은 A양이 다녔던 고등학교에 대한 감사를 진행 중이다. 학교 측이 A양 자퇴 과정에서 조건만남 및 에이즈 감염 사실 등을 알고도 수사기관에 즉시 신고하지 않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