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13 (월)

  • -동두천 26.7℃
  • -강릉 22.9℃
  • 서울 26.1℃
  • 대전 24.3℃
  • 대구 25.4℃
  • 울산 26.2℃
  • 박무광주 29.2℃
  • 구름많음부산 29.5℃
  • -고창 26.8℃
  • 흐림제주 33.6℃
  • -강화 25.4℃
  • -보은 21.9℃
  • -금산 25.8℃
  • -강진군 30.1℃
  • -경주시 24.9℃
  • -거제 29.9℃

숨은천사 홍은숙

"어려운 이웃 보듬는 봉사달인
진정한 행복. . . 어렵지 않아요"



“40년 전 결혼하면서 용인에 첫 발을 들이게 됐습니다. 그때만 해도 용인은 아직 시골이란 소리를 듣던 시절이었습니다. 어려웠던 가계를 위해 무슨 일이든 닥치는 대로 해야 했던 시절이기도 했습니다. 10여년이 흐른 어느 날, 당시 홍성갈비란 상호로 식당을 운영할 때였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백암의 연꽃마을을 방문하게 됐고 시골에 혼자 계셨던 친정어머니를 생각하며 맺은 그곳 어르신들과의 인연을 지금까지 잇고 있습니다.”


봉사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며 인터뷰를 극구 사양하는 홍은숙 천사에게 마음으로 하는 봉사와 실천하는 봉사는 다르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알려 달라며 어렵게 허락을 얻었다.


어려움을 겪어본 사람이 어려운 사정을 이해한다고 했던가? 홍은숙 천사는 인생이란 그저 정자나무 그늘아래 잠시 쉬었다 가는 것일 뿐이라고 표현하며 욕심에 눈이 어두운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직 삶이 어려웠던 시절, 우연히 연꽃마을에 방문했다가 이제는 입적한 각현 스님을 만났다. 보통 인연이 아니었는지 입적하기 직전까지 각별했고 그 인연으로 연꽃마을에는 지금까지 짬을 내서 봉사하러 다니는 것이 당연하게 느껴진다. 지금은 후원하는 사람도 많고 봉사자들도 끊이지 않지만 당시만 해도 그곳에 거주하는 어르신들은 극도로 어려움을 겪으며 후원이 절실했던 때였다. 금전적으로는 아직 나 자신도 적지 않은 빚이 남아 있는 상태였지만 외식업에 종사하던 때라 주로 음식을 전달했다. 그 대신 정성을 가득 담았다. 전달한 주 메뉴는 불고기였고 어르신들의 함박웃음을 보며 행복했다.


당시 어렸던 아들이 엄마, 우리 빚 다 갚으면 그때 봉사하자는 말을 건넸지만 홍 천사는 단지 없고 힘들 때 하는 봉사가 진정한 봉사란다라고 대답하며 묵묵히 정기적으로 다녔다. 고마운 것은 그때 만약에 아들이 엄마 말에 수긍하지 않고 조금 더 적극적으로 말렸거나 떼를 썼더라면 가뜩이나 나 자신도 힘들었던 때였기에 생각이 무너졌을 수도 있었을 텐데 당시 아들은 그러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때 몸소 실천하며 보여줬던 무언의 가르침이 작용했는지 지금은 그 아들이 성인이 됐지만 그다지 물욕을 내지 않고 성실한 삶을 살고 있다. 어느 날, 갈비탕을 단체로 예약 받았다. 100인분을 준비해서 행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는데 아들이 세어보니 99그릇이란다. 엄마가 한 그릇을 거짓으로 올린 셈인데 너무 자존심이 상했다. 행사 치른 손님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그릇을 셌다. 결과는 100그릇. 아들은 그날 자존심 상한 엄마가 풀릴 때까지 꿀밤은 물론 잔소리를 들어야 했다. 모른 채 지나칠 수 있었지만 아들이 그런 지적을 했다는 것은 정직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홍은숙 천사는 만약 자식에게 금전을 물려주더라도 정직하게 마련한 금전이면 물려받은 사람이 안전하게 지탱할 수 있다하지만 정직하지 못한 금전이라면 지탱하지 못하고 틀림없이 금전으로 인한 괴로움을 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들에게 언젠가는 이런 이야기도 들었다. “엄마, 열심히 버시고 그 버신 돈은 엄마가 다 쓰세요.” 이젠 엄마 품속의 아들이 아니다. 의젓하게 잘 컸다.


연꽃마을에의 전달품목도 지금은 많이 발전했다. 어르신들이 혹시 병균에 노출될까 그 인원이 충분히 사용할 수 있도록 세탁기도 여러 대 전했고 무료하지 않도록 망가진 텔레비전도 교체해드렸다. 정기적으로 전달하는 불고기 외에 닭이 추가된 것은 물론 일정금액 정기적으로 후원도 하고 있다.


처음 연꽃마을을 다니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봉사단체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용인사랑라이온스클럽에 가입했고 활동을 시작했다. 성실한 홍은숙 천사에게 회장이란 직책의 차례도 왔지만 극구 사양했다. 그저 회원으로서 봉사에 참여하겠노라고 했다. 회원이기 때문에 골프도 배웠고 가끔 골프장에도 나가게 됐다. 하지만 과연 즐거움을 느끼며 다니는 것인지 생각하게 됐다. 정말 어려운 이웃들이 도움을 받았을 때 고마워하는 눈빛을 보며 느껴지는 즐거움과는 약간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다. 지금은 골프를 잊은 지 오래다. 참 즐거움을 찾았기 때문이다. 회비 외에 오롯이 봉사기금으로 사용되는 1000불은 매년 빠지지 않고 전달했다.


그는 내가 고생해서 벌었으니 내 가족의 행복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지만 내 가족이 귀하면 다른 가족도 귀한 것을 알아야 한다내 가족과 남을 구별하지 않고 모두가 내 가족이란 생각으로 베풀다보면 참 행복이 무엇인지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생활이 홍 천사의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 줬고 어느 날 생각날 때 하는 후원이 아닌 정기적인 후원을 하게 됐다.


이미 14년째 이어온 경로잔치는 내년 15주년에도 변함없다. 불고기와 갈비탕에 잔치음식으로 꾸며진 메뉴와 생음악은 대접을 하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 모두 즐겁다. 바로 지극한 정성이 가미됐기 때문이다. 매월 80Kg씩 세 곳에 전해지는 쌀도 7가마다. 남는 쌀이 있으면 떡이라도 해서 간식으로 즐기라는 마음의 배려가 깃들었다.


가족들은 홍 천사의 일거수일투족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런 가족들에게 딱 한 마디 전한다. “다투기 싫으면 조건 없이 줘라라고.



포토리뷰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