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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안철수 유승민 그리고 올드보이들의 향연

6.13지방선거 특집-서울시장 편



서울시장 선거 패배땐 '안철수 대통령병' 치유될까?


안철수가 서울시장에 출마했다. 7년전인 2011년 정치권에 혜성처럼 등장한 안철수는 파죽지세였다. 오세훈의 사퇴로 공석이 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그가 출마한다면 당선이 확실시 되었다. 어떤 여론조사에서 그가 출마하면 50%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나왔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할 결심을 굳히고 백두대간 종주에 나선 박원순은 지지도 5%, 안철수의 십분의 일이었다. 안철수가 보궐선거에 출마할지도 모른다는 소식에 박원순은 백두대간 종주를 중단하고 허겁지겁 상경했다.


안철수와 박원순이 만났다. 안철수는 통 크게(?) 양보의 미덕을 보여줬다. 안철수를 지지하던 표심이 박원순에 더해졌고 그는 민주당 후보와 경선에서 승리했다. 박원순은 야권단일 무소속 후보로 여권후보인 나경원과 대결, 7% 차이로 낙승을 거두었다.

당시 한나라당 당대표는 홍준표였다.


안철수의 목표는 대권이었다. 다음해 201299일 안철수는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그 이후 과정은 생략한다. 이후 안철수의 정치인생은 도전과 철수의 연속이었다.


줄기차게 새정치를 외쳤지만 내용이 없었다. 그의 새정치는 자신이 대통령이 되는 것이었다. 처음부터 새정치는 나 안철수가 대통령이 되는 것이다라고 솔직하게 밝혔더라면 지금의 처지보다는 나았을 것이다. 인생사 새옹지마(塞翁之馬)라고 박원순에게 적선(積善)하듯이 양보했던 서울시장 선거에 안철수가 출마했다.

이변이 없는 한 민주당 후보는 박원순이 될 것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철수는 박원순에게 상대가 되지 않는 것으로 나온다. 드라마틱한 반전(反轉)이다.


자유한국당은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후보로 추대했다. 민주당 경선에서 박원순이 승리한다고 가정하면?... 박원순-김문수-안철수의 대결의 승자는 독자의 상식에 맡기겠다. 좌우지간 안철수 입장이 고단하게 생겼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형편없이 패하면 당장 정계은퇴를 강요받게 될 것이 뻔하다. 지더라도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면 그에게 다시한번 도전의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안철수의 분발과 선전을 기대해 본다. 다만 선전하여 정치인생이 연장된다면 대통령이 되겠다는 욕심은 포기 했으면 한다. 대통령이 안 되면 어떤가? 훌륭한 정치인으로 의미 있는 족적(足跡/발자취)을 남기는 것이 더 보람된 정치인생이라는 덕담(德談)을 전하고 싶다.

 

유승민 새로운 보수 여정. . . 죽음의 계곡 건널까?


대한민국 헌법 11-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헌법 12-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유승민은 당당했다. 박근혜 눈 밖에 나서 원내대표직에서 끌려 내려오면서 그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임을 일깨웠다. 그의 퇴임사는 노병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이다.”라는 더글러스 맥아더 원수의 고별사를 연상케 했다.


그는 이 퇴임사로 단번에 대권 후보의 반열에 올랐고 실제 대선에 출마하여 참 똑똑하다는 인상을 남겼다. 박근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터지자 그는 대통령 탄핵의 대열에 섰다. 서울중앙지검이 박근혜-최순실의 범죄사실을 밝히자 탄핵에 신중했던 유승민은 단호하게 탄핵대열의 선두로 나섰다. 유승민의 탄핵대열 합류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찬성 234표의 결정타였다. 이 때만해도 유승민은 한국 보수정치의 희망이었다. 그는 새누리당을 탈당할 때도 신중했으나 결행은 단호했다. 30여명이 탈당하여 바른정당을 창당할 때만해도 그의 전도(前途)는 양양할 것으로 전망되었다. 김무성과 그를 추종하는 복당파들이 탈당하는 와중에서도 유승민은 굳건하게 당을 사수했다. 동병상련(同病相憐)의 처지에 있던 안철수와 협력하여 바른미래당을 창당한 유승민은 원내 제3당의 당수(黨首)로 보수정치의 적통(嫡統)을 이어가기 위해 애쓰고 있다. 안타깝게도 그의 정치적 뿌리인 TK 민심은 유승민에게 선뜻 곁을 내주지 않고 있다. 여전히 대구-경북은 홍준표 자유한국당의 안방이다. 그의 처지가 고단하게 생겼다. 유승민은 안보는 정통보수고 경제는 진보적 노선을 걷겠다고 말한다. 실제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중 부담-중 복지노선은 한국적 상황에서는 탁견이다. 그런데도 시쳇말로 국민의 반응이 영 시원치 않다. 참된 보수를 바라는 유권자라면 극단적 보수인 홍준표의 자유한국당보다 유승민의 바른미래당을 지지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런데 그게 안된다. 유승민이 간과하고 있는 게 있다. 그가 말하는 정통보수는 표면적으로는 안보우선, 한미동맹 강화지만 내면적으로는 냉전 이데올로기에 기반하고 있다. 유승민은 명민한 정치인이다. 머리 좋은 유승민의 한계는 바로 그 자신이다. 자신의 판단을 과신하는 것 그것이 그를 냉전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족쇄로 작용하고 있다.


유승민이 정말 보수정치의 희망이 되려면 박정희-전두환-이명박-박근혜로 이어져온 수구보수 정치와 단절해야 한다. 유승민이 가장 존경한다는 보수주의 철학자 에드먼드 버크의 경구를 전한다. “보수주의는 소나무와 같다. 소나무가 늘 푸른 것은 끊임없이 솔잎을 갈기 때문이다.” 유승민이 보다 유연한 안목으로 새로운 보수정치에 진력하기를 기대해 본다.

 

어제의 용사들 또 다시 전면에. . . 표심의 선택은?


김문수 서울시장 출마, 이인제 충남지사 출마, 김태호 경남지사 출마, 어제의 용사들이 다시 뭉쳤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자신의 권한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올드보이들의 화려한 귀환(歸還)...죽은 줄 알았던 그들이 돌아왔다. 홍 대표는 기세등등하다. 아무튼 이들의 귀환으로 이번 지방선거는 흥미진진하게 생겼다. 썩어도 준치가 될지...준치도 썩으면 버려야 하는지는 유권자들이 판단할 몫이다.


김문수는 경기지사에 재선할 때만해도 전도가 창창한 정치인중 한사람이었다. 난데없이 대구로 내려가 고등학교-대학교 후배에 민주화 운동까지 함께한 김부겸에게 도전할 때 그들의 스토리를 아는 사람들은 혀를 찼다. 그는 압도적으로 패했다. 그가 갑자기 태극기 집회에 나타나 박근혜 지지연설을 하자 김문수의 전력을 아는 사람들은 어안이 벙벙했다. 수구초심(首丘初心)다시 초심으로 돌아가라는 경구를 간곡하게 전한다.


이인제의 끈질긴 생명력에 경의(?)를 표한다. 놀랍고 경탄스럽다. 바람직하지 못한 경우지만 정치인의 진수를보여주는 것 같다. 선전하기를 바란다.


김태호는 논평을 생략한다. 형 동생만 만 명이 넘는다니 기본은 할거라는 생각도 든다. 아무튼 올드보이들의 활약을 보는 것도 이번 지방선거의 관전 포인트다.<용인신문 - 김종경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