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주택단지 건설사로부터 공사대금을 제대로 못 받은 하청업체 대표가 공사 현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
6남매의 아빠이기도 한 이 하청업체 대표는 집에 돈은 못 갖다 줘도 직원 급여는 꼬박꼬박 챙겨왔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용인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4일 오전 8시께 처인구 모현면에 위치한 A전원주택단지 공사현장에서 김 아무개(51)씨가 그동안 받지 못한 공사대금 1억3000만 원을 요구하다가 분신해 숨졌다.
이날 아침 일찍 공사현장에 도착한 김 씨는 현장소장 B씨와 받지 못 한 공사대금에 대해 협의했다.
이후 공사대금을 받지 못할 것으로 판단한 김 씨는 쌓여 있는 목재 팔레트 위에 올라선 뒤 자신의 몸을 스스로 결박한 후 몸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붙였다.
현장에서는 김 씨가 각각 아내, 가족들, 원청 건설시행사 대표에게 쓴 A4용지 3장의 유서가 발견됐다.
A씨는 건설용 외장재 공사업체 대표로, 딸 셋과 아들 셋 등 6자녀를 둔 가장이었다. 김 씨가 시행사 대표에게 쓴 유서에는 “아무리 어려워도 직원들 월급은 꼭 챙겼습니다. 사장님도 그렇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라는 내용이 적혀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A전원주택 단지 공사에 총 5억 여원의 물품을 납품했고, 이중 1억 3000여 만원을 받지 못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김 씨가 시행사 및 시공사 측과 어떤 갈등을 겪었는지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은 분신 사망 사건의 원인이 된 공사대금 갈등 등 배경에 대해서도 면밀히 조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용인신문 - 이강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