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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남사 한 숲시티, 마이너스P ‘현실화’

“-500만원 도 ‘다행’” … 교통·학교 문제 ‘원인’



# 용인시 수지구의 한 임대아파트에 거주하는 직장인 A씨(37)는 최근 생애 첫 주택청약을 통해 마련했던 아파트를 입주를 포기하고 매각했다. 그것도 분양가보다 낮은 마이너스 프리미엄을 적용해서다. 지난해 결혼한 A씨는 아내와 연애 시절 해당 아파트를 청약했고, 올해 준공되는 시점에 맞춰 제대로 된 신혼집을 꿈꿔왔다.


하지만 A씨의 꿈은 입주시기가 다가오면서 점차 좌절로 바뀌어갔다. 단일분양단지 국내 최대규모로 분양한 아파트는 입주가 코앞에 다가왔음에도 도로와 대중교통, 학교 등 기반시설이 없는 상태였다. 수도권 출·퇴근 문제 해결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더욱이 해당 아파트의 가격은 이미 분양가보다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었고, 결국 A씨와 아내는 고민 끝에 생애 첫 내 집을 팔기로 결정했다.


A씨는 “입주 직전에 약 500만원 가량 손해를 보고 매각했는데, 최근 알아보니 마이너스 3000만원까지도 떨어졌다”며 “주변에서 첫 청약 기회를 잃었지만, 잘 한 결정이라는 말을 많이 듣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 입주를 시작한 ‘남사 한숲시티’의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현실화 되고 있다. 6700세대 규모로 국내최대 단일 아파트 단지로 유명세를 떨쳤지만, 도로와 교통, 학교 등 기반시설이 줄줄이 늦어지거나 취소되면서다.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는 지하 2층~지상 29층, 67개동으로 6725가구(전용 44㎡~103㎡)가 입주하는 매머드급 단지다. 지금까지 입주한 단일 분양단지 중 최대 규모다.


한숲시티는 분양 당시 전용 84㎡, 90㎡ 등을 수도권에서 보기 힘든 2억7000만~2억9000만원대의 파격적인 가격을 선보였다. 3.3㎡당 평균 분양가는 790만원이다. 전용면적 84㎡A타입은 최고 126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6월말 입주가 시작됐지만 계약자들의 입주율을 매우 낮은 상황이다. 기반시설이 너무 부족하기 때문이다.


당초 한숲시티는 단지 내에 유치원 1곳, 초등학교 2곳, 중학교 1곳, 고등학교 1곳이 계획돼 있었다.


하지만 교육부 심사결과 유치원과 초·중학교 1곳씩만 설립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또 국지도 82호선과 84호선, 지방도 31호선 등 단지를 둘러싼 도로개통이 모두 착공조차 안 된 상황이다. 게다가 광역급행버스 노선 신설은 입주가 시작된 현재까지도 불투명한 상태다.


입주율이 떨어지자 시공사인 대림산업은 오는 9월 30일까지 입주기간을 90일로 연장했다. 상황이 악화되며 역전세난에 대한 우려도 현실로 나타나는 모습이다. 다수의 계약자들이 최근 강화된 대출 규제 때문에 잔금을 제 때 치르지 못해 급매물을 내놓고 있고, 전세 물량도 대거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남사지역 공인중개사에 따르면 전용 84㎡의 경우 전세가격이 분양가의 30% 수준인 1억원까지 떨어졌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광역버스와 도로 및 학교 설립 문제 등이 해결되기 전 까지는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용인신문 - 이강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