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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림을 주는 시 한편


모서리의 빛

조 은

 

높고 맑은 목소리로

부르는 노래

곧 헐릴 집들의 뼈대가

삐걱이는 순간의

생일 축하

 

구근 같은 기억을 되살리는

마른 나뭇잎들

귀에 익은 발소리로

골목을 구른다

 

노래는 빗물이 새는 지붕을 넘어

허물어지는 담을 넘어

가난한 이웃들을 몰아낸

곰팡이 군락을 넘어

탄생과 소멸을 한곳에서 이룰

오래된 집들은 넘어

 

한 번은 아쉬워

다시

또다시

 

소멸의 모서리에

탄생의 순간 같은

힘이 쏠린다

 

조은은 재개발지구의 곧 헐릴 것 같은 남루한 집에서 들려오는 높고 맑은 생일 축하 노래가 마치소멸의 모서리에 탄생의 순간 같은생성의 기운이 퍼져나가는 풍경을 서럽도록 아름답게 묘사하고 있다.

마른 잎들은 익숙한 소리로 골목을 굴러다니며 줄줄이 숨겨진 기억들을 되살리는 것으로 쓸쓸한 풍경을 보여준다. 생일 축하 노래는 한 번으로는 아쉬워 부르고 또 부르는데 재개발지구의 황량한 모든 것들을 넘는다. 빗물이 새는 지붕과 허물어지는 담과 곰팡이의 군락과 탄생하고 죽어나가기도 한 오래된 집들을 떠나 낯선 곳에서 새로운 둥지를 틀게 될 이주민들은 생일 축하 노래로 새로운 힘을 얻는 것이다. 김윤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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