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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효(孝)-5

"부모님은 효도할 때까지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권위주의시대에서 자유주의 시대로 바뀌고, 농경사회에서 과학문명이 발달한 산업시대로 바뀌고, 대가족에서 핵가족화 되는 등 급격한 사회 변화와 함께 우리는 얻은 것도 있지만 잃은 것도 많다. 그 가운데 언제까지나 변하지 않을 것만 같았던 부모 자식 간의 사랑과 효도 점차 희미해져가고 있다. 이는 단지 가정에 국한하는 문제가 아니라 기본적으로 효와 사랑과 질서를 상실하면서 사회적 폭력과 우울증, 패륜 등으로 이어지는 심각한 인성 상실의 시대, 물질만능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이에 용인신문사는 남녀노소 불문하고 내가 생각하는 효, 내가 실천하는 효, 효에 얽힌 추억, 설화, 장유유서의 미덕 등 우리 사회를 좀 더 정 넘치게 할 수 있는 경험담과 일화 등을 발굴 연재함으로써 각성을 불러일으키고 인성을 회복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판단 신 삼강행실도를 연재한다.<편집자 주>

 

김완규(한국노총용인지역지부 의장)

 



효를 말하려니 문득 돌아가신 부모님 생각에 눈물이 먼저 반응합니다. 나도 어느덧 70년이란 세월을 살았지만 아직도 어버이는 나를 어린아이로 만드는군요. 어른이 되면 눈물이 말라 흐를 눈물이 없을 줄 알았건만... 어버이를 섬긴다는 것이 효요, 결국 효는 자식 된 도리를 다하는 것인데 내 자신의 존재를 빌미로, 내 생활을 핑계로 기다려주지 않은 부모님을 탓할 수는 없는 일, 이제야 절실히 깨달은 것은 부모님은 절대 효도할 때까지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어머니!”


김완규 한국노총 용인지역지부 의장은 일에 치여 살다보니 바쁘다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부모님 살아계실 적 소홀했던 모든 것이 후회 돼 가슴을 울적이게 한다며 눈물을 보인다.


함께 사무실을 사용하는 직원들에게 항상 하는 말은 특별히 잘해드리려고 오늘을 그냥 보내지 마라. 특별한 효도를 바라는 부모님은 없다. 그저 평소 가까이 생활하며 관심과 대화를 바랄 뿐이다. 상에 둘러 앉아 같이 밥 먹는 것, 부모님 앞에서 미소를 보이는 것, 부모님은 이런 사소한 것들을 바랄 뿐이라고 강조한다.


함께 일하는 직원들이 귀띔한다. “우리 의장님 어머니 살아계실 적에는 어머니와 같이 저녁 먹어야 한다며 퇴근시간만 되면 초를 다투던 분이라고.”


노동자의 신분으로 회사에, 회사의 규칙에 묶이고, 이후 노동운동을 하면서 다 같이 행복한 삶을 외쳐보지만 늘 모자란 부분이 많다.


사회적으로 문제가 없지만 가정적으로 문제를 일으켜 여론화 되는 일도 간혹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도대체 가정에서 어떤 가르침을 받았기에? 아주 뜸한 일이지만 인간이 인간이길 포기한 내용을 접할 때도 있었다.


물질만능의 시대가 되면서 우리 조상들이 강조했던 효에 대한 당위성은 점점 빛을 잃어가고 있다. 사회적으로 문제가 있는 보도를 접할 때마다 느끼는 감정이다.


효는 각 가정에서 시작한다는 밥상머리교육이 있다. 그런 교육이 기본이긴 하지만 단지 온전히 맡길 수만도 없다. 효의 부재는 사회적인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가정은 물론 교육계, 정치계, 하물며 문화계까지 각계각층에서 사회적인 보살핌이 연계돼야 그 빛을 발할 수 있다.


잘살기 위한 노력을 탓할 수 없다. 그 노력을 어떻게 실행하는가가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노력을 핑계로 상대를 밟아야 한다면, 그래야 물질만능의 시대에서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런 교육은 효하고는 거리가 멀다. 윤리를 사치라고 일컫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이유는 보고 배움이 잘살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수밖에 없는 우리 사회의 현실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런 문제를 구조적으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정치권에 문의하는 수밖에 없다. 빈곤에 찌들면 그런 빈곤한 이들을 돌아보지 않는다. 사람은 함께 어울려줄만한 사람들이 끼리끼리 어울리기 때문이다. 앞뒤 가리지 않는 범죄는 이런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을 어느 정도 사각지대에서 벗어나게 해 줘야 없어질 수 있다고 믿는다.


부모가 자식을 위하는 만큼 자식도 부모를 생각한다는 믿음은 없다. 하지만 그 자식이 부모가 되면 커가는 자식을 보며 부모를 생각할 수도 있다. 내가 그랬고 내 자식이 그럴 것이다. 잘사는 나라보다는 행복한 나라가 국민들에게 필요한 나라라고 생각한다.


아내를 주위에서 효부라고 불렀다. 아내는 항상 민망하다고 반응했다. 내가 효부면 효부 아닌 사람이 어디 있냐고. 단지 내가 할 일 하면서 부모님 곁에 있어줬을 뿐이라고. 하지만 항상 부모님 얼굴에 미소가 떠나지 않는 것을 본 주위사람들은 특별한 효도를 생각했나보다.


김완규 의장은 부모님은 특별한 효도를 바라지 않는다. 또 당신의 효도를 받고자 하염없이 기다려주지도 않는다고 재차 강조했다.<용인신문 - 박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