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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우농의 세설

<우농의 세설>

 

너는 우리 임금이 아니다

 

하루는 우()임금이 백성들의 삶을 보고자하여 민복 차림으로 암행순찰을 하던 중 행색이 초라한 촌로가 관원에게 끌려가는 것을 보고 처음에는 무심코 지나쳤다. 그러다가 무슨 생각이 들어 관원에게 달려가 잡혀가는 촌로의 죄를 물으니 이 무지한 백성이 사흘을 굶어 이웃집 닭을 훔쳐 먹었다는 것이다. 범죄가 생계수단이 된 촌로를 바라보는 우임금의 마음은 짠했다. 백성의 잘못은 임금인 자신에게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임금은 70년 동안 나라를 다스렸고, ()임금은 33년 동안 나라를 다스렸는데 하늘을 찌르는 태평성대인지라 길거리에 보화가 떨어져도 주워가는 이 없고(보사불습寶舍不拾), 백성들은 격양가를 부르며 놀았다한다(격양지유擊壤之遊). 이는 곧 임금이 착하니 백성들도 그 마음을 닮아서 착했다는 말이다(상선하효上善下效).

이에 우임금은 이는 모두 과인의 부덕의 소치인 탓이라며 선처를 바랬다. 일찍이 요임금은 순에게 왕위를 선양하면서 윤집궐중(允執厥中진실로 그 중심을 잡으라: 오직 백성만을 위하라) 만을 당부했고, 순임금은 우에게 왕위를 선양하면서 윤집궐중에다가 부 안설을 더하는데 인심은 위태롭고, 도심은 미약하니 오직 한 마음으로 백성만 위하라가 그것이다.

서경에 하늘은 덕이 있는 자에게 백성을 다스릴 명을 내리고(천명유덕天命有德), 하늘은 죄 있는 사람을 벌한다(천토유죄天討有罪)고 했다. 사람이 아무리 밀어올린다고 해서 하늘까지 올리지는 못할 것이고(부인미필상청扶人未必上靑), 사람이 아무리 밀어 내린다 해도 깊은 구렁 끝까지 떨어지지는 않는다(추인미필전구학推人未必塡溝壑). 바꿔 말하면 높은 자리에 올랐다고 해서 오만 떨지 말라는 말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여러 가지 면으로 천길 낭떠러지에서 외줄 타는 처지에 놓여있다. 문재인대통령이 저질러놓은 수차례에 준하는 남북정상회담이 종전선언 성사의 막전직하에서 미국의 트럼프는 조석변이고, 중국의 시진핑은 속내를 감추고, 일본과 러시아는 관망하는 가운데 당사국인 북한은 속내가 의뭉스럽다. 더군다나 국내의 경제사정은 바닥을 치닫고 있다. 국민의 지지를 받고 태어난 정권이 국민의 지지를 잃는다면. 월궤가 임금의 말을 때리면서 말하기를(월궤격기마이반지왈刖跪擊其馬而反之曰)너는 우리 임금이 아니다(이비오군야爾非吾君也. 說苑卷9正諫18君上好善 民無諱言).

   <용인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