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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중앙시장 불청객 '노숙인'… 상인 ‘냉가슴’



‘정해진 주거 없이 주로 공원, 거리, 버려진 건물 등을 거처로 삼아 잠을 자며 생활하는 사람’ 노숙인에 대한 정의다.


서울과 인근 수원시 등 인근 대도시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노숙인으로 인한 사회문제가 골칫거리다. 그동안 노숙인의 개념이 홈리스(homeless)로 국한됐지만, 경제 양극화 등이 대두되면서 포괄적으로는 열악한 주거공간에서 거주하는 사람을 비롯해 잠재적 노숙상태에 있는 사람들까지 포함되며 늘고있기 때문이다.


용인시 역시 이 같은 노숙인 문제에 자유롭지 못한 상태다. 수지구와기흥구 등 도심지역의 경우 ‘노숙인’ 또는 ‘부랑자’가 거의 없지만, 처인구의 경우 엄연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추석 명절 전날인 지난달 23일 용인시 유일의 전통시장인 ‘용인중앙시장’ 광장 인근에 한 무리의 사람들이 모여 있다. 한 낮 부터 술을 마시고 있는 이들은 이 곳에서 생활하는 노숙인들이다.


시와 처인구청 등에 따르면 현재 이곳에서 ‘노숙’을 하는 사람은 A씨(56) 단 한 명이다.


그동안 3명의 노숙인이 이곳에서 생활해 왔지만 지난 5월 기습폭우로 인해 경안천 다리 아래에서 낮잠을 자던 P씨가 급류에 휩쓸려 사망하자, 이곳에 살던 C씨의 가족이 C씨를 집으로 데려가며 실질적 노숙인은 A씨 한 명만 남았다.


그러나 A씨 외에도 이 곳에서 생할하는 포괄적 노숙인은 4명~5명에 이른다.


이들은 처인구 지역 내에 집에서 잠만 잔 뒤, 이 곳으로 나아 술과 낮잠을 자며 하루를 보내고 있다.


문제는 이들로 인해 주변상인들과 주민들의 불편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명절 대목장이 열린 이날 중앙시장에는 많은 시민들이 몰렸다. 하지만 시민들의 편의와 휴식공간으로 조성된 광장 인근에는 오가는 사람들만 있을 뿐 휴식을 즐기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주변 악취와 술에 취한 노숙인들의 위협성 때문이다.


중앙시장 상인 박 아무개(40)씨는 “광장을 만들었지만, 노숙인들이 자리를 잡고 있어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상인들이 직접 나서서 이들을 다른 곳으로 보낼 수 도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공공기관 등과 함께 수 차례 강제이주 시도를 했지만, 오히려 상가 앞에서 배회하는 등 ‘피해’만 더 컸다는 설명이다.


시와 구청 사회복지과, 중앙동 등 행정기관 역시 여관 등 숙박시설과 복지시설 및 요양병원 등을 연계해 봤지만 모두 하루 이틀 후 다시 이곳으로 모여들었다.


무엇보다 구청과 동사무소 사회복지 직원들이 복지시설 입소 등을 권유하러 가면 ‘욕설과 폭언’부터 퍼붓는 탓에 쉽사리 다가가기도 어렵다는 전언이다.


남상미 처인구 사회복지과장은 “올 폭염과 기습 폭우 등 기상이변으로 인해 수 차례 시설 입주 및 숙박시설 입주를 권유했지만,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상인들과 시민들의 민원이 이어지지만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복지 전문가들에 따르면 ‘노숙인’ 문제 해법은 당사자들의 ‘자활의지’다.


노숙인 전문기관인 희망쉼터를 운영하는 수원시 관계자는 “자활의지가 없는 경우 쉼터 등 복지시설에 입소해도 하루 이틀 내에 다시 거리로 나간다”며 “이들에게 희망과 자활 계기를 줄 수 있는 프로그램 마련 절실하다”고 말했다.<용인신문 - 이강우 기자>